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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 공용 컴에 IE8 깔기

며칠 전 집에 오면서 부모님을 기다린다고 부산역 라운지에 잠시 들렀다. 공용 컴퓨터가 총 3대 있었고, 시간을 죽일 목적으로 잠깐 거기 앉았다 갔다. 공용 컴퓨터는 당연히 내 예상대로 IE6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투명 PNG 버그나 InPrivate 모드 등 고급 기능을 이용할 수도 없었다. 투명 PNG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사이트는 깨짐을 각오하고 들어가며, InPrivate 모드 따위가 없기 때문에 인터넷 옵션에 들어가서 웹 브라우징 기록 및 쿠키, 캐시 등을 수동으로 지워 주고 나와야 한다. 게다가 IE6이 깔린 공용 컴퓨터는 인터넷 임시 파일 크기도 더럽게 크게 잡아놔서(7인가 8부터 기본 100MB) 이거 지우는 데 한 나절이 걸리기 마련이다. 지울 수 있으면 양반이지만, 인터넷 옵션도 막아 둔 컴퓨터에서는 참 찝찝하다.

IE6과 IE8

IE6과 IE8. 탭 표시줄만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8은 캐시와 히스토리를 저장하지 않는 모드를 기본적으로 지원한 최초의 브라우저라고 알고 있다. 파폭 3.5가 그 다음, 크롬이 그 다음 다음이라고도 알고 있다. 노트북을 태워버린 기억 때문에 M$ 윈도와 거기 딸린 구성요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InPrivate 모드는 정말 칭찬해 주고 싶다. 특히 공공장소에서는 InPrivate 모드가 여러분의 친구이다. 일일이 지워 주지 않아도 브라우징 기록을 지워 줘서 프라이버시 보호에 살짝 도움이 된다. 공용 컴을 관리하는 관리자들을 위하여, 레지스트리만 살짝 편집해 주면 IE를 기본적으로 InPrivate 모드로 시작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시간이 나면 IE6이 깔린 공개 컴퓨터들을 IE8로 업그레이드시켜 주고 있다. 예전에는 XP SP2가 깔린 컴퓨터를 XP SP3으로도 업그레이드시켰지만, 지금은 많은 공용컴들이 SP3을 깔고 있다는 게 다행이다. 내 경험 상 파폭이나 크롬 등의 다른 브라우저를 깔아 두면 효과가 전혀 없기 때문에 IE8 업그레이드가 가장 효과가 좋다. 공용 계정에 제한된 권한만 주어져 있다면 IE6 이상으로 업데이트할 수가 없지만, 다행히도 대부분의 대한민국 컴퓨터들은 공용 계정에도 그놈의 ActiveX 때문에 관리자 권한이 주어져 있어서 필요하다면 IE8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ActiveX를 개인적으로 엄청 싫어하지만, 이런 환경을 만들어 준 건 감사하다.

간단한 인터넷 익스플로러 업그레이드 하나만으로 방치되고 있는 공용 컴퓨터들의 보안을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며, InPrivate 모드가 있기 때문에 그 컴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어 준다. 내가 본 충격적인 광경은 내 옆자리를 사용하던 사람이 다음에 로그인해 두고 로그아웃도 하지 않고, 창도 닫지 않은 채 자리를 뜨는 광경이었다. 로그인도 되어 있어서 누군가가 흑심을 품으면 개인정보를 조작해 두고 튈 수도 있었겠지만, 실제 그럴 사람이 있을까봐 로그아웃을 누르고 튀었다. 다음이어서 어느 정도 다행이었지, 회사 인트라넷이나 증권사 등에 로그인되어 있었다면 참 끔찍했을 것이다.

참 위험하게 사용하는 공용컴

참 위험하게 사용하는 공용컴. 로그아웃도 안 눌러두고 가셨다.


공용 컴퓨터 관리자들은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겠지만, 근처에 있는 공용 컴퓨터들을 IE8로 업그레이드하는 캠페인을 시작하고 싶다. 근처에 IE6을 아직도 쓰고 있는 공용 컴퓨터가 있으면 시간날 때 차근차근 업그레이드했으면 좋겠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전국적인 보안 상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본다.

Posted by peremen

2010/03/28 18:56 2010/03/2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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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근황

11월 15일 있었던 학교 정전 이후 서버가 '탔다'. 정전이 끝나고 스위치를 넣는데 부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정전이 되기 전에 shutdown을 사용해서 시스템을 제대로 꺼 놨기 때문에 뭔가 큰 문제일 것 같아서 케이스를 뜯어 보았다. 기존에 사용하던 ASUS P4PE 메인보드는 LED가 달려 있는데, 전원을 넣으니까 LED가 깜빡깜빡였다. 뭔가 메인보드가 맛간 것 같은데, 파워가 원인인 것 같기도 했다. 때마침 SPARCS 작업용 데스크톱을 업그레이드하면서 메인보드가 한 장 비게 되었다. 같은 케이스에다가 꼽아 봤더니 역시 칙칙 하는 소리만 나면서 부팅이 되지 않았다.

파워 이상인 걸 직감하고 새 케이스와 새 파워를 가져와서 부팅을 시도해 보았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한 번 파워를 잘못 꼽아 맛간 메인보드는 더 이상 다시 살아나지 않았다. 그 순간만큼 하늘이 노래진 적도 없었다. 결국 내 돈 주고 샀던 메인보드 두 장을 그 길로 버리고(어차피 CPU는 팔아봤자 돈도 안 나오는 물건이니) 램과 하드만 챙겨서 기숙사로 돌아와 서버 계획을 다시 짰다.

예정에 없던 업그레이드를 하는 거라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이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부품을 그냥 질러 버리기로 했다. 펜티엄 듀얼코어 E6300(FSB 1066, 2.8GHz), ASRock G41M-S(기가비트 랜 달린 상위 모델이 한국에는 이상하게 안 나왔다), DDR2 램 4GB로 가기로 했다. 파워는 와트당 만원이라는 공식대로 고르고, 케이스와 하드는 있던 걸 재활용하기로 했다. 원래 계획이라면 11월 21일이나 22일 용산에 가서 부품을 사려고 했으나... 19일 목요일에 신종플루로 집에 갇혀 버려서 용산 가는 계획은 허탕만 치게 되었다.

25일이 되어서야 학교로 올라올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용산 가는 계획도 29일로 미루어졌다. 일요일에 용산 대부분 가게가 닫는다는 사실을 몰랐던 탓에 선인상가로 들어갔을 때 그 적막감은 잊을 수 없었다. 때마침 서울에는 비도 와 주고 있어서 컴퓨터 부품 가게 찾기는 더더욱 힘들었다. 선인상가를 휘젓고 다닌 끝에 DDR1 메모리 512 4개와 1GB 1개는 적당한 가격에 팔았고, DDR2 2GB를 일단 하나 사 왔다. 펜티엄 듀얼코어 E6300, ASRock G41M-S3, 히로이찌 500W 2개를 사서 대전으로 내려왔는데...

모델명에서 알 수 있듯 저 메인보드는 DDR3을 사용하는 것이다. 사전 조사할 때 그걸 모르지는 않았지만, 일요일 거의 문을 닫은 선인상가에서 간신히 부품 업체를 찾았을 때 기쁨 때문에 DDR3 메인보드라는 건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서버의 대부분 부품을 조립했는데 메모리가 없어서 전원을 켜지 못했을 때만큼 난감한 상황도 없었다. 하드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복사하려면 일단 컴퓨터가 켜져야만 하므로 램과 하드만 빼놓고 조립한 다음 DDR3 메모리를 주문했다.

이번에는 최저가에 낚여서 DDR3 2GB 2개를 배송비 포함 10만원에 지른 쇼핑몰과 싸움 시작이다. 배송 자체는 평균적인 속도지만, 쇼핑몰 홈페이지에 전혀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서 보는 사람 더 초조하게 했다. 특히나 이번 경우는 램만 있으면 컴퓨터 완성이라서 기다리는 한 시간, 기다리는 하루가 참 타들어갔다. 배송 자체는 진행되고 있는데 문자도 가지 않고 배송 조회도 안 되어서 이놈들이 날 가지고 장난치나 싶었지만, 일요일 자정에 주문한 게 결국 수요일 저녁에 날아왔다.

파워가 또 타지나 않을까 조심하면서 전원을 넣어 보았다. 과연 연구소 보드답게 POST 그림이 세 종류가 번갈아가면서 나타났다. 바이오스 셋업으로 들어가 보니 섹션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오버클러킹 메뉴가 보이고, 뭐 나머지 셋업들은 괜찮은 편이다. CPU 소켓 위로 콘덴서 박는 자리는 4개지만 실제 콘덴서가 3개만 박혀 있어서 떨어져 나간 거 아닌가 했는데 원래부터 3개라는 걸 알고 마음이 좀 놓였다. 전압이 출렁댄다는 말도 있었는데, 하드웨어 모니터링 칩이 보고하는 전압은 예전 ASUS P4PE보다는 더 안정적이었다. 내가 오버를 안 해서 그런가보다.

기존 하드에 설치된 우분투 8.04도 작동은 하지만 새 보드의 하드웨어 모니터링 칩을 인식하지 못해서 배포판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네트워크에 일단 연결한 다음 우분투 8.04->8.10->9.04->9.10이라는 세 단계의 업그레이드를 나눠서 했다. 데비안처럼 소스 리스트만 고치고 apt-get dist-upgrade 해 줘도 될 것 같긴 하지만 우분투에서는 이 방법보다는 자체 업그레이드 관리자를 사용한다. 업그레이드가 다 끝나고 나서야 최근 버전의 우분투에서는 Xen 커널이 빠지고(컴파일은 가능하며, 사용자 공간 유틸리티는 있다) KVM을 주 가상화 도구로 쓴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번에는 중고품을 긁어오는 대신 새 부품들 가지고 서버를 조립한 만큼, 중고품으로 도배한 서버보다는 좀 더 오래 가기를 빈다.

새 서버의 CPU와 메인보드

새 서버의 CPU와 메인보드


Posted by peremen

2009/12/07 15:20 2009/12/0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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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모, 그리고 노키아 N900

많은 한국 언론에서 노키아에 대한 진실을 제대로 알려 주지 않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노키아에 대해서 정말로 모른다고 장담할 수 있다. 최근 노키아가 적자를 기록하면서 한국 회사들은 마냥 좋아만 하고 있는데, 결코 좋아할 시간이 아니다. 2009년 3분기 노키아의 적자 4억 2600만 유로의 대부분은 자회사 노키아 지멘스 네트웍스의 적자 11억 7백만 유로이다. 도리어 장치 및 서비스 부문은 7억 8500만 유로 흑자를 기록했고, 노키아가 인수한 내비게이션 업체 NAVTEQ의 적자는 8천만 유로에서 6800만 유로로 줄어들었다. 즉 저렇게 겉으로 보이는 노키아의 적자는 휴대폰 판 돈 가지고 네트워크 까는 데 써서 났다고 보면 된다. 어느 한국 언론도 이걸 제대로 분석해 주지 않는다.

아무튼 현재의 노키아가 아이폰 열풍에 밀려서 휘청댄다는 말을 하기 전에, 노키아는 결코 손가락만 빨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현재의 노키아는 여러 종류의 플랫폼을 굴리고 있다. 과거에 사용되었던 S80/S90은 이미 한물 갔으니 접어두고, 현재 노키아 휴대폰에 탑재되는 플랫폼은 S40S60이다. S60은 한국에 출시된 노키아 6210을 포함한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사용되며, S40은 UI 생김새만 비슷한 저가 휴대폰에 사용되는 플랫폼이다. 여기에 최근 N900이 나오면서 실험실 수준에 있다가 상용화된 마에모도 포함된다. 노키아 휴대폰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다면 이 세 단어만 기억하면 된다.

심비안 OS 및 S60 플랫폼을 탑재한 휴대폰은 한국에 최근에서야 정식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그나마 정보가 있긴 하지만, 마에모는 도대체 어떤 플랫폼일까? N900을 내놓으면서 마에모가 심비안을 대체할 거라는 헛소리까지 들려오는 걸로 보아 뭔가 제대로 알려진 게 없는 건 확실하다. 자 타임 머신을 돌려서 2005년으로 가 보자.

삼성전자는 당시로는 획기적이었던 무선 핸드헬드 PC 넥시오 시리즈를 내놓았다. 외부에서 무선 네트워크나 이동통신망을 통해서 인터넷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게 컨셉이었다. 11n이 나오기는 했지만, 요즘 많이 사용되는 무선 네트워크 표준 IEEE 802.11g는 2003년이나 되어서야 확정되었기 때문에 초기 넥시오들은 11MBps밖에 지원하지 못하는 802.11b를 달고 나왔다. 지금이야 무선 공유기가 많이 보급되어 있지만 넥시오가 나왔을 때에는 그렇지도 못했다. 블루투스 1.1은 2002년, 블루투스 2.0은 2004년에나 나왔기 때문에 블루투스로 휴대폰을 연결해서 무선 인터넷을 즐긴다는 건 상상도 힘들었다. 지금 넥시오가 다시 나온다면 그 때보다는 성공 확률이 높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노키아는 이걸 연구하면서 첫 인터넷 태블릿 770을 만든다.

노키아의 기업 문화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 한국 휴대폰 제조사들이 눈만 깜빡하면 HD 동영상 촬영이니 AMOLED(아몰레드 아니다) 탑재, 풀터치 등의 휘황찬란한 스펙의 휴대폰을 내놓을 때, 노키아는 '정작 기술은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 박자 늦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맞는 말이다. 그 대신 새 기술을 한 번 도입할 때 플랫폼까지 준비를 잘 해 오는 편이다. 첫 S60 기반 터치스크린 휴대폰인 노키아 5800이 데뷔했을 때 S60 플랫폼도 터치를 잘 지원하는 버전 5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노키아 770이 나왔던 당시에도 윈도 CE는 존재했으나, 노키아는 리눅스 기반 자체 플랫폼 마에모를 선택하였다.

대부분 리눅스 기반 모바일 플랫폼과는 달리, 마에모는 많은 부분이 자유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져 있다. 마에모 자체가 데비안을 기반으로 하는데다가, 초기 마에모 GUI를 구성했던 GTK+, 멀티미디어 프레임워크 GStreamer 역시 자유 소프트웨어이다. 어도비 플래시나 오페라(OS2007까지), 하드웨어 드라이버 등의 일부 부분만 소스가 비공개인 채로 남아 있다. 노키아가 제작한 GTK+ 기반 모바일 데스크톱 환경 Hildon은 이미 그놈 모바일의 일부로 통합되었다. 이런 식으로 자유 소프트웨어 커뮤니티와 친해지면서, 기존 존재하는 자유 소프트웨어를 쉽게 포팅하는 덤까지 따라왔다. 이 점 덕분에 마에모는 출시 초기부터 많은 소프트웨어(요샛말로 앱)를 확보할 수 있었다. 다른 리눅스 기반 모바일 플랫폼이 해 내지 못한 큰 성과이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으로 노키아의 뒤통수를 한 방 먹이고 있는 동안, 노키아는 S60과 마에모를 갈고 닦아 나갔다. 770의 후속작 N800 인터넷 태블릿은 2007년 1월, N800의 후속작 N810은 같은 해 11월에 출시되었다. 770의 OS2006 UI가 과장된 입체감을 강조했다면, N800의 OS2007 UI는 더 납작해졌고 N810 OS2008에 와서는 입체감은 사라지고 그라데이션을 많이 사용하였다. N800에 와서는 블루투스 데이터 통신이 추가되었고, N810은 N800과 비슷한 하드웨어를 사용하면서 하드웨어 키보드가 추가되고 액정이 개선되면서, 디자인이 좀 더 새끈해졌다.

N800과 N810은 TI OMAP2420 CPU를 사용하는데, 여기에 들어간 3D 그래픽 엔진은 드라이버 라이선스 및 관리 상태 문제로 마에모에서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같은 시기에 출시된 OMAP2420 기반 심비안 휴대폰이 3D를 잘만 쓴다는 사실은 후에 마에모 커뮤니티에서 가루가 되도록 까이게 하는 원인을 제공해 줬다. 하지만 N800은 이동통신 모듈이 없었고, N810의 경우 WiMAX 에디션이 나중에 나오긴 하지만 미국 말고는 WiMAX 네트워크도 없어서 WiMAX 없는 N810보다 더 빨리 단종되었다.

N810을 내놓은 노키아는 제품 코드 RX-51로 알려져 있었던 다음 태블릿을 기획한다. 더 업그레이드된 OMAP3 CPU를 사용하면서, 3D 그래픽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UI 스케치가 뿌려지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전화 기능이 들어간다는 소문도 났고, RX-51이 FCC 인증을 통과할 때 쯤 N900의 스펙이 나돌기 시작했다. 기존 인터넷 태블릿 사용자들의 눈을 확 돌아가게 할 정도로 업그레이드되었다. N900이라는 말이 나올 때 쯤, 노키아는 새 태블릿을 위한 SDK를 배포하기 시작했고 여러 프로그램들이 포팅되어 저장소에서 주인을 기다리게 되었다.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마에모 서밋에서 N900을 개발자들에게 빌려 주면서 소문은 더욱 더 잘 퍼져 나갔다.

하드웨어 스펙 킹왕짱 N900과 자유도 킹왕짱 마에모에 엄청난 기대를 걸기 전에 가격 꼬리표부터 살펴보자. 영국 노키아에서 N97이 449파운드, N900은 499파운드(선주문)에 팔리고 있다. 이 가격이 다른 유로권 나라로 가면 599유로, 미국으로 가면 645달러가 된다.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서 봤던 언락된 아이폰 3G(3GS였나 헷갈림) 가격이 500유로 후반대였으니 N900은 객관적으로도, 노키아 안에서도 상당히 비싼 축에 속한다. 마에모는 바로 이런 하드웨어 스펙이 좋은 고가 단말기에 탑재될 것이다.

N900은 첫 마에모 기반 휴대폰이라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마에모 휴대폰이 나올지 장담할 수는 없다. 단, 하나 확신할 수 있는 사실이라면 노키아는 심비안을 버리지 않는다. 노키아는 단순히 다른 회사에도 일부 지불하는 심비안 OS의 비용(노키아가 심비안의 지분을 인수하기 전까지만 해도 여러 회사로 나뉘어 있었다)이 아까워서 심비안을 자기 것으로 만들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에는 심비안 OS의 커널도 공개하였다. 정말로 심비안을 마에모로 대체할 생각이었으면 노키아는 이렇게 돈을 태우지 않는다.

어쩌면 노키아가 이렇게 자신들의 플랫폼을 기꺼이 여는 행동은 플랫폼의 관점에서 컨텐츠를 일반 재화로 만들려는 행동이다. S40 플랫폼이야 외부 프로그램은 J2ME처럼 제한된 만큼만 제공하기 때문에 플랫폼을 열어도 별 득이 없다. 이미 마에모는 Mer라는 프로젝트를 통해서 노키아 인터넷 태블릿 외의 장치로도 이식될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 심비안 및 S60마저도 외부에 열리면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이 지금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심비안을 탑재할 수 있다. 심비안 OS는 이미 여러 서드파티 제조사에도 공급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키아는 이렇게 깔려 있는 자사 플랫폼을 통하여, 더 많은 장치에 자신들의 컨텐츠를 쉽게 배포할 수 있다.

이제는 휴대폰에 들어가는 하드웨어도 상향 평준화되었다. 소프트웨어 역시 하드웨어만큼 노력한다면 빨리 쫓아갈 수야 있다. 하지만 컨텐츠는 뚝딱 만들라고 해서 만들 수 없다. 진짜로 컨텐츠에 관심이 있다면 노키아처럼 먼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게 도움이 된다.

Posted by peremen

2009/10/23 20:27 2009/10/2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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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을사자의 생각

    Tracked from shiva83's me2DAY 2010/01/28 00:07 Delete

    하루 종일. 끙끙 머리 싸고 할까 말까 고민 했던 Nokia 스마트 폰에 관한 보고서… 이거, 이거, 이거, 그리고 이거. 조합으로 적당히 다른거 찾아서 쓰면 다행히 조금은 쓸 수 있겠다.

한국 기자들은 다들 애플을 사랑하는지, 애플을 제외한 외국산 휴대폰을 좀 듣보잡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아직까지는 탄탄하게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고, 당분간 1위 자리도 깰 것 같지 않은 노키아가 2009년 1사분기를 잡쳤다고 당장이라도 망할 것처럼 까는 것은 물론이요, 휴대폰 시장 2강이라는 말도 서슴잖게 쓴다. 그래서 국민들에게 삼성과 LG가 세계 어디를 가든 휩쓸고 다닌다고 세뇌를 시키고 다닌다. 왜냐하면 여기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2009년 해외 휴대폰 도입의 첫 스타트를 끊은 모델 중, 소니에릭슨의 XPERIA X1이 있다. 해외판에 비해서 한국에 맞춘 소프트웨어도 탑재하고, 키패드까지 한글화해서 출시하였다. 수신률 문제는 둘째치고, 한국 기자들은 세미콜론 두 개 박힌 문제도 귀신같이 찾아내서 까고야 만다. 사람에 따라서는 전혀 개의치 않을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편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그저 이것을 틈집잡아서 까기에 급급하다. 만약 한국 제조사의 휴대폰이 같은 실수를 했다면, 장담하건대 이것보다는 훨씬 적게 까일 것이다. 왜냐하면 여기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왜 구글 맵스 한국 서비스가 늦게 시작했는가. 바로 그 엿같은 측량법 때문이다. 아직까지 우리가 북한과 대치 상황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지도 정보를 해외로 반출하면 안 된다는 조항은 현재는 걸림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 국경선이 허물어진 판국에, 마음만 먹으면 북한 쪽에서 한국 웹 사이트를 접속해서 지도를 보는 것도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다. 결국 구글은 한국에 별도의 지도 타일 서버를 설치해서 특정 위도와 경도에서는 한국 서버에서 타일을 가져오도록 했다. 왜냐하면 여기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노키아 6210도 마찬가지 문제를 겪고 있다. 해외에서는 내비게이션 기능에 특화되었다고 모델명 끝에 내비게이터라는 말까지 들어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무용지물이다. 6210에 들어가 있는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은 휴대폰의 무선 인터넷을 통해서 지도 서버에 접속해서 데이터를 받아오는 방식인데, 노키아가 한국에 별도의 지도 서버를 설치하지 않아서 한국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깔려면 측량법이 왜 이렇게 되었는가를 까야 하는데, 언론에서는 연일 노키아가 왜 한국에 서버를 설치하지 않느냐고 깐다. 왜냐하면 여기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언론에서 엄청나게 때려 놓고 또 외국산 휴대폰이 찬밥 신세가 되었다고 두 번 때린다. 어느 나라를 가나 공짜폰은 존재하며, 심지어는 그렇게 자랑하는 삼성이나 LG도 해외에 나가면 공짜폰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모델 하나밖에 안 들어온 노키아도, 들어오자마자 버스폰이 되었다고 그걸 가지고 깐다. 나오지 얼마 되지도 않은 휴대폰들을 가지고, 이미 나온 지 수 달이나 되어서 사용자층을 확보한 휴대폰과 비교해서 안 팔렸다고 한다. 이건 그저 통계의 마법도 아닌 개념없는 기사이다. 이 기사가 통용된다는 게 신기할지도 모르겠는데, 왜냐하면 여기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불공정 경쟁, 그런 거 찾으려면 다른 데 안 가도 된다. 그저 외국산 휴대폰들 들어온다고 하는데, 외국산 안 좋다는 기사만 주구장창 내보내지 말고, 전쟁 시작도 안 한 외국 회사들 제발 까지만 마라. 선입견이 무섭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들이 그러면 곤란하다. 언론에서 외국산 휴대폰을 때리면 때릴수록 한국 회사들의 독점만 심해져서, 제대로 된 경쟁과는 점정 거리가 멀어지기만 하고, 그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우물 안 개구리 놀이를 해도 많은 사람들은 언론 플레이만 보고 행복해할 것이다. 왜냐하면 여기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ps. 노키아 휴대폰이 버스폰으로 풀린 건 사실인 듯한데, 왜 제 학교 주변 휴대폰 가게를 8곳이나 돌아다녀도 겨우 한 곳에서, 것도 3G 기변을 감안하더라도 비싸게 부르는 이유는 뭘까요.

Posted by peremen

2009/04/17 23:10 2009/04/1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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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휴대폰·휴대용 기기 - Nokia 3310 & 1100

    Tracked from 아라의 글로벌 마인드 칼럼..think globally 2009/07/17 20:38 Delete

    부제: 노키아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Simple is best." 2007년 발표-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핸폰/휴대용기기는 2억대이상 팔린 Nokia 1100 http://bit.ly/93nlQ 그럼 그 이전에는? 1.26억대의 3310 http://bit.ly/i7d8v 3210도 꽤 팔렸으나,정확한 통계자료 無 about 7 hours ago from bit.ly 2007년까지 가장 많이 팔린 콘슈머 일렉트로닉스, Nokia 1100 ma..

  2. 91의 생각

    Tracked from k91's me2DAY 2009/12/22 21:28 Delete

    RT thinklogically님: 한국 기자들이 외국산 휴대폰에 대응하는 방법 http://bit.ly/7WDzB0 왜 이 글을 이제야 제대로 읽게 된 걸까? 트랙백을 보내놓고도 읽지는 않았던 글이다. 너무 뻔한 사실이어서 안 읽었을듯…

노키아 6210을 하나 낚아보기 위해서 여친님과 함께 신촌을 휘저어도 쓸만한 가격대가 안 나오고, 학교에 있는 KTF 판매점은 더 어이없는 가격을 부르길래 "도대체 이거 언제 풀리냐"고 기다리고만 있다. 학교 KTF 판매점에 사람 왈 "그거 쓰면 좀 불편할텐데". 택도 없는 소리라캐라. 난 이제 한국 폰 좀 그만 쓰고 싶다. 물론 모토로라 같이 소프트웨어를 한국 걸로 바꿔치기한 외국 폰 포함해서.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아이폰 따위는 집어치우고, 그나마 가격이 싼 노키아 6210을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 모아(?) 본 노키아 6210 팸플릿이다. KTF가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젭라 물건이나 풀어줬으면 좋겠다. 물건 풀기도 전에 팸플릿부터 풀면 뭥미.

지금 내가 쓰고 있는 SPH-W2100이 이제 가시려고 하고 있다. 버튼에 백라이트가 안 들어오는 건 좋은데, 밤만 되면 키패드에서 소리가 난다. 왠지 백라이트 유닛 문제인 것 같은데, 삼성 가서 AS를 맡기니까 20을 부른다. 이러느니 폰을 하나 사고 말지. 전에 썼던 LC8000처럼 고칠 미련이 남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자세한 건 아래 사진을 보면 안다. 보다시피 위쪽만 백라이트가 들어와 있다.

위쪽에만 백라이트가 들어와 있다.

위쪽에만 백라이트가 들어와 있다. 백라이트만 고자가 된 게 아니라 삐- 거리는 짜증나는 소리까지 난다.

아 그래 내가 올 초에 이 글에 설득당했지. RSS 리더를 봤는데 글을 본 기억은 분명히 나던데 원본 URL을 까먹어서 검색 좀 했다. "When you buy a Nokia telephone you support free software. Do not buy an iPhone, do not buy a Palm, buy a Nokia." 이 말을 보면서 노키아의 저력을 느낄 수도 있었다. 당장 작년에 뇌물 좀 먹은 건 둘째쳐도, 노키아는 이미 S60에 웹킷을 포팅한 적도 있고, 웹킷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Qt/KDE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은 절대로 빼먹을 수 없는 사실이다.

노키아가 N810을 뿌리면서 했던 말이 "KDE 개발자들에게 뿌리면 무언가 새로운 게 나오지 않겠느냐"였다. 뭐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만, 이미지 마케팅이란 것도 만만치 않다. 2008년 8월 당시에도 노키아 N810은 한참 잘 나가는 기계였고, 그 때도 결코 소프트웨어가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무렵에 maemo용 Qt 포팅 작업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고, Qt 프로그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이야 garage에도 Qt 프로그램이 올라와 있고 (아 물론 나도 하나 만들 계획은 있지만) KDE 개발자들 사이에서 노키아 이미지가 결코 안 좋지 않으니까 돈 제대로 투자한 건 맞다.

자, 이제 한국으로 돌아와 보자. 6210이 갓 풀리긴 했는데 심비안 S60은 한국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플랫폼이라서 한국어로 된 쓸만한 소프트웨어가 없다. 아니 다른 소프트웨어를 번역하고 싶어도 뭐가 뭔지 모르는 개발자가 태반일 것이다. 스마트폰의 생명은 사실상 소프트웨어에 달려 있다는 건 내가 LC8000을 쓰면서 느꼈기 때문에, 두 말 하면 잔소리일 뿐이다. 노키아가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첫 모델이 어느 정도 인지도를 확보해야 할 것이고, 인지도 확보를 위해서라면 소프트웨어가 많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키아는 저 전략 한 번 더 써 줬으면 고마울 따름이다. 엉엉. 이미 삼성과 SKT와 M$가 합작으로 옴니아(SKT가 재수없으므로 T*은 빼겠다) 소프트웨어 경진대회를 열어서 나름대로 킬러앱을 확보하려고 애를 썼기도 하고, 이 전략은 이미 노키아 자신들이 써먹은 적이 있다. 그 때 뿌린 N810이 150대고, 대당 300$를 잡아도 45000$ 정도이다. (현재 환율 약 6000만원) 옴니아 소프트웨어 경진대회 때 뿌린 상금이 총 합쳐서 3000만원이니, 적어도 SKT-삼성-M$만큼만 써 줘도 좋은 프로그램이 나온다는 걸 장담한다.

아무튼 절대로 6210 한 대 공짜로 받고 싶어서 이런 글 쓰는 것 아니다. 단지 심비안 소프트웨어의 부족을 이런 식으로 해결하면 어떻겠냐는 글 뿐이다. 어차피 이 글 보고 나한테 뭔가 지원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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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9 00:51 2009/04/09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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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겨운 떡밥: 한국형 무언가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국산화가 최고의 가치였고, 산업의 원동력이었다. 지금보다도 기술 교류가 훨씬 적었을 때라서 어딘가에서 '완성품'을 수입해 오긴 쉬워도 '기술' 자체를 수입해 오기는 어려웠다. 수입할 수 있는 기술은 최대한 배워 오고, 아무 나라에서도 공개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우리 산업이 지금처럼 성장해 왔다. 지금 현대로템이 해외에 진출해서 돈을 벌어오는 것도 일본에서 초저항을 라이센스 생산해 왔을 때부터 쌓인 기술이 있어서이고, 삼성 반도체가 메모리 치킨게임에도 죽지 않는 것도 소용량 메모리칩을 만들었을 때부터 쌓인 기술이 있어서이다.

외국 기술의 국산화 전략은 20세기 말까지 한국 산업을 잘 발전시켜 왔다. 한국의 이동통신 사업이 다른 나라에서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다르게 성장한 것도 과거 논문으로만 언급되었던 CDMA를 상용화시킨 것과 무선 인터넷 플랫폼을 생각하기도 전에 WIPI를 만들었던 것 때문이다. KTX-2 또한 알스톰의 TGV 기술을 배워온 것을 토대로 국산화를 시작한 결과이다. 동력 분산식 고속열차 이야기도 단순히 초기 TGV 기술만 가지고 있었다면 생각하기도 힘든 것이다.

21세기 현재, 지금 세계는 20세기에 비해서 국가간 교역량도 증가하였고, 20세기에 쌓은 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 유용하게 쓰였지만 현재는 걸림돌이 되는 기술은 과감하게 포기하기도 한다. 유럽 연합에서 단계적으로 적용시켜 나가고 있는 통합 신호 시스템 ETCS도 유럽 연합 각 나라가 자신들의 철도 신호만 고집하겠다면 그 나라만 손해다. 여러 나라를 드나드려면 철도 차량에 각 나라별 신호를 장착해야 하는데, 이는 차량 단가만 높이는 꼴이 된다. ETCS 시스템은 각각 나라별 신호 시스템을 유럽 전체적으로 통용되는 하나로 통일시키자는 것이 목표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나라별 사업의 결과가 눈에 보이는 형태였지만,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사업을 하기도 한다. 최근에 생긴 BM 특허라는 개념은 사업 모델 자체를 특허로 삼는다는 것이다. 오래 전 이야기지만 아마존에서도 '인터넷 쇼핑'이라는 개념 자체를 특허로 삼아서 반즈앤노블과 특허 분쟁을 한 적도 있었다. BM 특허를 이야기하면서 이 사건을 자주 이야기하곤 한다.

정보화 시대에서 한국형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그 자체가 고립을 의미한다. 세계의 국경이 옛날보다 더 낮아진 지금은 한 나라에서 만든 모델이 전세계적으로 순식간에 퍼질 수 있다. 아니 한 술 더 떠서 가장 먼저 만든 사람이 세계 표준화시켜 버리면 한국형 표준은 고립을 자처하는 꼴이다. 부요라는 배포판인지 뭔지 모르는 사업도 현재 전혀 레퍼런스를 찾아보기 힘든 것도, 진입 장벽이 매우 낮고 개방된 사업에 한국형이라는 탈을 씌우는 것 자체부터 문제가 된다.

더군다나 한국인의 '포기할 줄 모르는' 성질은 과거에 만들어진 기술이 도태될 때가 되어도 도태시키지 않는다는 문제를 낳는다. 지금 한창 까이고 있는 웹 브라우저 접근성 문제나, WIPI의 무역 장벽 효과도 구닥다리 기술을 한국식, 원천 기술의 이름 하에 들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정부가 주도해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이를 포기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시장이 바뀌는 것을 정부가 모른 척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시작은 거창했지만 결과가 비참한 기술이 나오는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를 만들면서, 앱스토어라는 개념을 도입한 지도 시간이 지났다. 중앙 집중형 저장소에 개발자들이 프로그램을 등록하고 사용자들에게 배포한다는 개념은 앱스토어 등장 전에도 있었다. 대부분 리눅스 배포판이 중앙 집중형 저장소를 사용한 것은 꽤 오래 되었다. 애플은 이를 상업화하는 데 성공하였던 것 뿐이다.

이런 애플을 본받아서 한국형 앱스토어를 만든다는 걸 보면 한심하기만 하다. 중앙 집중형 저장소에 사용자가 프로그램을 등록하게 한다는 아이디어는 오래 전에도 만들 수 있었는데다가, 모든 휴대폰에 WIPI가 올라와 있는 한국에서는 WIPI SDK를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통신사가 지원만 해 준다면 한국형 앱스토어를 지금 만든다고 설칠 필요도 없었다. 더군다나 앱스토어가 대단한 모델인 양 떠들고 다니는 언론은 그저 까야 마땅할 따름이다.

아무튼 앱스토어에 열광하는 것은 좋다. 우린 앱스토어에 열광만 하고 있었을 게 아니라, 왜 우리는 앱스토어와 같은 모델을 만들 수 없었는지 분석해야 한다. 그것이 21세기 한국 산업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Posted by peremen

2009/03/24 23:54 2009/03/24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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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 잡사

해운대역까지 무려 경부선을 경유해 주시는 새마을호 #1207을 타기 위해서 동대구역에서 죽치고 있었다. 먼저 타고 온 KTX #117에서 내려서 플랫폼을 바라보니 #1207과 #1203이 줄줄이 지연되는 바람에 시간을 좀 벌어볼 수 있었다. 일단 닥치고 플랫폼으로 나가 보니 이딴 것들이 보였다.

싸... 싸궁화다!

싸... 싸궁화다!

최근 CDC가 집단으로 개조된 일명 싸궁화 아니었던가! CDC는 과거 비둘기 및 통일호 객차와 동차의 퇴역에 대비하여 통일호의 말년(1996년부터)에 도입되어서 통일호 등급이 사라지기 전까지만 해도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모자랐던 차량이지만, 통일호가 통근열차로 대체되고 운행 구간이 점점점 줄어들고 나서부터는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넘치는 차량이 되었다. 게다가 차량 성능 자체는 기존 무궁화호 디젤 동차에 비해서 딸릴 것이 없으면서도 통일호 급으로 굴렸으니 낭비 아닌가.

싸궁화에 달려 있는 미니카페.

싸궁화에 달려 있는 미니카페.

이에 코레일에서는 CDC를 무궁화호로 개조하여 운행하기 시작하였고 기존의 무궁화호 디젤 동차를 대체시켜 나가고 있다. 2008년 초에 한 편성이 시범적으로 무궁화호로 개조되어서 투입된 다음 품평회를 가지고 양산하기 시작하였다. 새마을과 무궁화에 요즘 많이 보이는 열차카페처럼 한 칸에 미니카페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 번 타보고는 싶은데 운햏 구간을 아직까지는 알 수가 없다.

하여튼 저 사진을 찍고 돌아오니 손이 얼어붙어서 환승 대기실에서 좀 손부터 녹였다. KTX에서 내릴 때만 해도 열차가 지연되었다는 말만 하던 것이 이제 지연 상황이 파악된 듯 하였다. 역내에는 동력차 고장으로 무궁화가 퍼졌다는 말이 나오고, 전광판에는 무궁화 26분 지연에 새마을 12분 지연이 표시되었다. 승무 교대를 하기 위해서인지 환승 대기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기관사님들이 몇몇 보였다. 하여간 저 지연 안내를 보면서 내가 왜 KTX 타고 부산역까지 안 갔을까 후회도 들었지만, KTX 입석 승객으로 통로까지 붐비는 지금 상황에서는 새마을호가 텅 비어 주어서 고맙기만 하였다.

지연크리

지연크리. KTX가 저렇게 지연 먹었다면 보상받았을 수 있었을텐데.

동대구역을 이제 떠나려는 채비를 할 때쯤 반짝거리는 전기 기관차가 하나 들어왔다. 8262호. 8262라면 제조된 지 얼마 안 되었을 텐데 왜 퍼졌을까 의아해하면서 일단 사진부터 찍으러 나갔다. 특히 몇 달 전에 이 루트를 탔을 때에도 똑같은 전기 기관차가 들어와서 발차 동영상을 찍으려고 했는데 기적 소리에 놀라서 제대로 된 영상이 안 나와서, 이번에는 제대로 된 8200호대 발차 동영상을 찍어 보자는 결심까지 하였다. 하여간 사진도 잘 나와서 만족스럽다.

8262호 전기 기관차.

8262호 전기 기관차. 금속으로 된 차호가 눈에 띈다.

8200호대도 처음 들어온 것은 차호가 그냥 스티커 형태였는데 요즘 들어온 것들은 아주 금속을 박아 둔 느낌이다.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도 좋고, 미관상 좋기도 하다. 결국 발차 동영상도 찍는 데 성공하여 모처에 올릴 수도 있었다.

20초 부근에서 시-미-라-레- 소리를 들었는가? 유로스프린터 계열 차량들에서 공통적으로(라고 하지만 8200호대는 좀 다름) 들을 수 있는 구동음이다. 이외에도 지멘스제 인버터를 탑재한 철도 차량에서 이런 식으로 올라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여튼 이 동영상을 찍고 나니까 내가 타고 갈 새마을 열차가 들어왔다. 평소 이렇게 환승을 하면 약 20분간 동대구역에서 대기해야 해서 짜증났는데, 안 그래도 지연까지 겹쳐서 더 열받긴 하였다. 그래도 나름 괜찮은 장면을 건질 수 있어서 편하게 타고 왔다.

Posted by peremen

2009/01/23 20:09 2009/01/2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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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국가와 철도: 루마니아와 알바니아

우선 들어가기 전에 이 글은 절대로 어떤 나라의 어떤 대통령을 겨냥하고 쓰는 글이 아님을 밝혀 둔다. 단지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서 찾은 재미있는 사례를들 정리해 둔 것 뿐임을 밝힌다.

동유럽 국가들과는 그 동안 교류가 제한되어 왔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정보는 사소한 것이라도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재미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 대개의 동유럽 국가들은 한 때 소련의 일부였거나 소련의 영향을 받은 나라들이고, 공산주의가 붕괴되기 전까지 적어도 한 명 이상의 독재자 또는 독재 성향이 강한 정권이 있었던 나라들이다. 대개 이러한 정권의 특징으로는 개발을 중요시했다는 것이며, 일부 나라들은 철도를 개발의 상징으로 삼기도 하였다.

루마니아에는 19세기부터 철도가 깔리기 시작하였다. 제 1차 세계 대전을 주변으로 하여 많은 철도들이 생기고, 또한 기존 철도들도 복선화되기 시작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1947년부터 공산 정권에서는 철도를 산업화의 상징으로 삼았고, 도로 등 다른 교통 수단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철도를 깔기 시작하였다. 1960년대부터는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 주변의 철도들이 차례차례 전철화되기 시작하였고, 전철화와 복선화는 점점 확대되어 1969년 당시 전 노선이 전철화되기도 하였다.

니콜라이 차우세스쿠. 과거 루마니아의 독재자. 출처: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Nicolae_Ceausescu.png

니콜라이 차우세스쿠. 과거 루마니아의 독재자.

이러한 발달된 철도 교통망은 공산 정권이 붕괴되기 전까지만 해도 엄청 탄탄하였으나, 1989년 혁명과 차우셰스쿠 처형 이후로 철도 교통망은 급속히 마비되기 시작하였다. 1960년대의 최첨단 철도는 시간이 갈수록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기 시작했고, 공산 정권 당시에 엄청나게 깔아제낀 철도 탓에 이후 세대에서의 관리도 힘들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제 위기까지 찾아오면서 철도 차량의 상태도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다.

결국 루마니아 국유 철도는 여러 회사로 분사되고, 일부 자회사는 사유화 단계를 밟고 있기도 하다. 사용 빈도가 적은 각종의 지선 철도를 정리하고, 철도 차량을 현대화하는 각종의 노력 끝에야 철도 교통이 정상화될 수 있었다.

루마니아 철도를 현대화하기 위하여 도입된 지멘스 데지로 디젤 동차. 출처: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Sageata_albastra_in_pitesti_station.jpg

루마니아 철도를 현대화하기 위하여 도입된 지멘스 데지로 디젤 동차.

동유럽의 또 다른 재미있는 나라로 알바니아가 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철도를 통해서 잘 이어져 있지만 알바니아만은 예외라고 할 수 있다. 알바니아도 꽤 오랫동안 공산 독재를 경험했던 나라 중 하나이다. 현재의 북한처럼 개인 소유의 자동차가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알바니아 역시 철도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었다.

알바니아에는 1900년대 중반에 철도가 개통되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에 임시로 부설하였던 협궤 철도를 개량하여 간선 철도가 되었다. 알바니아의 독재자 엔베르 호자가 집권하였던 1985년까지만 해도 철도는 깔리고 깔려서, 심지어는 1986년에 국제 철도가 개통되기도 했지만 당시의 (현재도 마찬가지지만) 불안정한 정치와 선로 상황 때문에 여객 영업을 할 엄두는 내지도 못하였다.

엔베르 호자. 과거 알바니아의 독재자.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Hoxhachairart.jpg

엔베르 호자. 과거 알바니아의 독재자.

그러나 호자 사망 이후 더 이상의 철도는 깔리지도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경제 상황으로 인한 차량 도둑과 차량 정비 상태도 심각하다. 그래서 1960~80년대에 중고로 도입한 차량들이 그대로 굴러다니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유럽 어지간한 나라에 다 되어 있는 전철화도 전혀 안 되어 있다. 지금은 체코에서 사 온 T669 기관차를 굴리고는 있지만 어지간히 돈이 안 들어가는 이상 이 알바니아 철도를 고칠 엄두를 낼 수도 없다.

알바니아 철도의 객차. 이탈리아에서 사용되었다는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출처: http://www.angelfire.com/ak/hekurudha/hshpix05.html

알바니아 철도의 객차. 이탈리아에서 사용되었다는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정리하자면, 이 두 독재자들은 국가 발전을 위해서 철도에 많은 돈을 들였고 독재자 사망 이후 국가의 철도 사업에 중대한 위기가 찾아왔으며,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요즘 2MB는 SOC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대운하가 안 되니 이런 식으로라도 전국토를 공사판으로 벌이는 것이 어쩌면 그로서는 최선의 선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구잡이식 SOC 신규 개발과 저 독재자들의 이미지가 겹치는 것은 무엇일까. 한 사람의 철도 동호인으로서는 신규로 철도 노선을 팍팍 깔아 주는 것이 좋긴 하지만, 왠지 저 독재자들의 노선과 겹치는 점이 있어서 씁쓸하다.

Posted by peremen

2008/12/17 03:15 2008/12/17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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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일본어 위키백과 드디어 사고를 쳐 주셨습니다. 러시아어 위키백과의 "사할린 철도" 항목을 뒤져 보다가, 인터위키를 타고 일본어로 가 보았다. 역시나 일본어 위키백과답게 사할린의 러시아 점령 이전/이후 철도를 다 나누어 놓았다. 그런데 글을 읽어보던 중 뭔가 좀 어색하면서도 웃긴 사진이 있었다.

뭔가 재밌으면서도 어색한 광고판

뭔가 재밌으면서도 어색한 광고판

보시다시피 평범한 러시아어 광고판이다. 뭐 이걸 찍어서 올리는 것 정도야 이해를 할 수 있었으나... 어? 설명이 이상하다. 웬 신칸센 이야기가 나오지? 설마 홋카이도와 사할린 사이를 뚫겠다는 열망이 현실이 된 건가?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어서 심히 궁금했다. 뭐 일본어를 잘은 모르기 때문에, 밑에 나와 있는 이 설명을 걍 긁어다 번역기에 돌려 보았더니, 해저 터널을 통해서 러시아로 신칸센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단다. 미친.

宗谷トンネル経由で樺太に新幹線が延長される期待感をにじませているかのような、サハリン鉄道局の看板。豊原(ユジノサハリンスク)駅前にて。

문제의 러시아 광고판에 적혀 있는 텍스트는 다음과 같다.

приоритетние виды страховой деятельности: страхование грузов страхование имущества любых видов собственности от несчастного случая и болезней.

вы рискуете.
мы сводим ваш риск до минимума.

по желанию клиента пред_ставляеьм дополнительно отслеживание и контроль движения _астрахованного груза.

밑줄로 된 부분은 전선에 가려서 안 보이는 글자이다. 보아하니 철도 운송을 통해서 위험을 줄여 준다는 사할린 철도의 광고이다. 신칸센 이야기는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도리어 사진에 있는 열차는 러시아의 고속 열차 ER200과 상당히 비슷해 보인다. ER200은 구 소련 시절에 개발된 고속 열차로 라트비아 리가의 RVR에서 생산되었다.

ER200

ER200.

뭐 저 ER200의 전두부가 신칸센하고 비슷하게 생긴 것 '같긴 하다'. 그런데 신칸센 열차가 사진으로 나왔다고 질질 싸는파닥거리는 저 편집자는 뭥미? 아무리 일본어 위키백과가 암암리에 일본에 유리하게 편집이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플스. 일본어를 좀 하시는 분들께서는 저 사진의 설명을 좀 고쳐 주시면 감사하겠스므니다.

Posted by peremen

2008/12/03 11:59 2008/12/0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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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에 스팸 달러 온 새끼들

다 뒈져버려라. 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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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3 15:24 2008/09/2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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