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공용 컴에 IE8 깔기

Posted at 2010/03/28 18:56 / Modified at 2010/03/28 18:56 by peremen.

며칠 전 집에 오면서 부모님을 기다린다고 부산역 라운지에 잠시 들렀다. 공용 컴퓨터가 총 3대 있었고, 시간을 죽일 목적으로 잠깐 거기 앉았다 갔다. 공용 컴퓨터는 당연히 내 예상대로 IE6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투명 PNG 버그나 InPrivate 모드 등 고급 기능을 이용할 수도 없었다. 투명 PNG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사이트는 깨짐을 각오하고 들어가며, InPrivate 모드 따위가 없기 때문에 인터넷 옵션에 들어가서 웹 브라우징 기록 및 쿠키, 캐시 등을 수동으로 지워 주고 나와야 한다. 게다가 IE6이 깔린 공용 컴퓨터는 인터넷 임시 파일 크기도 더럽게 크게 잡아놔서(7인가 8부터 기본 100MB) 이거 지우는 데 한 나절이 걸리기 마련이다. 지울 수 있으면 양반이지만, 인터넷 옵션도 막아 둔 컴퓨터에서는 참 찝찝하다.

IE6과 IE8

IE6과 IE8. 탭 표시줄만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8은 캐시와 히스토리를 저장하지 않는 모드를 기본적으로 지원한 최초의 브라우저라고 알고 있다. 파폭 3.5가 그 다음, 크롬이 그 다음 다음이라고도 알고 있다. 노트북을 태워버린 기억 때문에 M$ 윈도와 거기 딸린 구성요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InPrivate 모드는 정말 칭찬해 주고 싶다. 특히 공공장소에서는 InPrivate 모드가 여러분의 친구이다. 일일이 지워 주지 않아도 브라우징 기록을 지워 줘서 프라이버시 보호에 살짝 도움이 된다. 공용 컴을 관리하는 관리자들을 위하여, 레지스트리만 살짝 편집해 주면 IE를 기본적으로 InPrivate 모드로 시작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시간이 나면 IE6이 깔린 공개 컴퓨터들을 IE8로 업그레이드시켜 주고 있다. 예전에는 XP SP2가 깔린 컴퓨터를 XP SP3으로도 업그레이드시켰지만, 지금은 많은 공용컴들이 SP3을 깔고 있다는 게 다행이다. 내 경험 상 파폭이나 크롬 등의 다른 브라우저를 깔아 두면 효과가 전혀 없기 때문에 IE8 업그레이드가 가장 효과가 좋다. 공용 계정에 제한된 권한만 주어져 있다면 IE6 이상으로 업데이트할 수가 없지만, 다행히도 대부분의 대한민국 컴퓨터들은 공용 계정에도 그놈의 ActiveX 때문에 관리자 권한이 주어져 있어서 필요하다면 IE8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ActiveX를 개인적으로 엄청 싫어하지만, 이런 환경을 만들어 준 건 감사하다.

간단한 인터넷 익스플로러 업그레이드 하나만으로 방치되고 있는 공용 컴퓨터들의 보안을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며, InPrivate 모드가 있기 때문에 그 컴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어 준다. 내가 본 충격적인 광경은 내 옆자리를 사용하던 사람이 다음에 로그인해 두고 로그아웃도 하지 않고, 창도 닫지 않은 채 자리를 뜨는 광경이었다. 로그인도 되어 있어서 누군가가 흑심을 품으면 개인정보를 조작해 두고 튈 수도 있었겠지만, 실제 그럴 사람이 있을까봐 로그아웃을 누르고 튀었다. 다음이어서 어느 정도 다행이었지, 회사 인트라넷이나 증권사 등에 로그인되어 있었다면 참 끔찍했을 것이다.

참 위험하게 사용하는 공용컴

참 위험하게 사용하는 공용컴. 로그아웃도 안 눌러두고 가셨다.


공용 컴퓨터 관리자들은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겠지만, 근처에 있는 공용 컴퓨터들을 IE8로 업그레이드하는 캠페인을 시작하고 싶다. 근처에 IE6을 아직도 쓰고 있는 공용 컴퓨터가 있으면 시간날 때 차근차근 업그레이드했으면 좋겠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전국적인 보안 상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본다.

2010/03/28 18:56 2010/03/2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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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겨울 내일로 여행기: 제 6일

Posted at 2010/03/01 14:24 / Modified at 2010/03/01 14:24 by peremen.

도중에 학교가 개햑하는 등 여러 일이 생겨서 6일차 여행기는 좀 늦어졌다. 6일차에는 전라선 익산-순천 구간과 경전선 순천-삼랑진 구간을 둘러보고, 부전-기장까지 새마을을 탔다가 기장 쪽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기로 했다. 전라선은 KTX-2를 투입한다고 한창 복선 전철화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경전선은 뭐 시골 버스 타고 간다는 기분으로 타면 된다. 서대전역으로 가서 여수행 무궁화호 열차를 잡으러 갔다. 경전선은 부전-목포 열차가 잘 없기 때문에 여행할 때 시간을 잘 잡아서 가지 않으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서대전역을 떠나는 화물 열차

서대전역을 떠나는 화물 열차


8시 56분 서대전역에서 전라선 경유 여수행 무궁화호를 탔고, 12시 1분에 순천역에 도착한다. 전라선도 은근히 사람이 많았던데다가 전날 밤 제대로 못 잤던 잠 덕분에 전라선 구간의 사진은 제대로 찍진 못했다. 하지만 복선 노반을 확보하고, 일부 선로는 이설시키고, 전차선을 올리는 장면까지는 볼 수 있었다. 적당한 신호 장비만 갖추어 준다면 KTX-2가 고속선을 달리지 않고도 충분히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 호남선과는 달리 산지들이 군데군데 보이는 전라선을 달리다 보니 어느덧 열차는 순천역에 도착했다.

순천역 승강장

순천역 승강장. KTX-2를 세울 예정이라서 10량 표시가 보인다.

순천역 승강장 통로

순천역 승강장 통로


최근 순천역은 신역사가 개업하여, KTX-2가 정차할 수 있는 위치까지 설정해 두었다. 호차 번호가 10까지 올라가 있는 건 다분히 KTX-2를 배려한 설정이라고 봐야 하는 게, 일반 열차 중에는 10량짜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역사 건물과 승강장은 통로로 이동해야 하며, 역 건물 자체는 흔히 볼 수 있는 유리궁전 스타일이긴 하다. 역사가 옆으로 워낙 길어서 한 사진 안에 담기도 힘들어서, 역사 중간 쪽을 찍어 보았다. 경전선에 군데군데 RDC가 보이긴 하지만, 부전-목포간은 아직도 기관차+객차 편성으로 운행한다. 12시 25분에 들어오는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이런저런 사진을 찍어 보았다.

순천역 역사 내부

순천역 역사 내부

순천역 신역사

순천역 신역사

순천역 구내 RDC

순천역 구내 RDC


부전역 예상 도착 시간은 17시 11분. 같은 거리를 고속 버스로 타면 저것보다는 더 빨리 들어갈 수야 있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경전선은 전혀 개량되지도 않았다. 그나마 진주 서쪽 구간은 KTX-2 투입이 예정되어 있어서 한창 전차선 올리고 선로를 이설하고 있다. 개량 작업이 다 끝나면 폐역도 많이 생기고 영업 거리도 수십 km 줄어든다. 어차피 열차가 제 속도도 못 내니, 경북선에서 도전했다가 반쯤 성공한 역 사진 다 찍기 놀이나 해 보기로 했다. 순천-진주 사이는 아직까지 개량의 손길이 못 미쳐서 시골 철길 풍경이 그대로 나오고, 북천역은 코스모스를 테마로 꾸며 두었다.

광양역

광양역

코스모스 테마로 꾸민 북천역

코스모스 테마로 꾸민 북천역


진주역 이후로 가니 뭔가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 마산과 창원쯤으로 접어드니 아무도 안 탈 것 같았던 차에 사람들이 엄청 타기 시작했다. 진주 동쪽 경전선은 한창 작업 중이라서 군데군데 공사 현장이 보이고, 신선과 기존선이 마주치는 지점은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마산역과 창원역 둘 다 KTX 투입 대비 중인지라 임시 승강장만 깔아두고 그 뒤쪽으로 큰 역사를 짓고 있었고, 그쯤 오니 전차선 세우는 게 보였다. 정작 삼랑진 및 미전선 쪽은 아직까지도 단선에 전차선이 올라갈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본선이 끝나야 연결선을 다듬을 수 있겠지.

오후 5시가 다 되어서 부전역으로 들어갔다. 여기에서 버스나 지하철로 집에 갈 수도 있지만, 기왕 공짜 열차를 탈 수 있다면 최대한 집하고 가까운 해운대역까지 가 보기로 했다. 마침 서울행 새마을호 열차가 출발 대기하고 있어서 무작정 올라탔다. 부전-해운대 사이는 가끔 타 보기 때문에 해운대 해변을 감상하고 송정이나 기장에서 집으로 가기로 했으나, 기장역에 새마을 열차가 도착하니 부전행 새마을과 교행하고 있길래 해운대까지 다시 새마을을 타고 들어갔다. 의도하지 않았던 성과다.

부전역 구내 RDC

부전역 구내 RDC


집에 와 보니 저녁 7시인가 8시가 되었다. 여행 다니는 동안 학교 기숙사에서만 지낸 탓에, 세면도구도 많이 챙겨오지 못해서 제대로 씻지 못했다. 비록 경전선 순천-목포, 전라선 순천 이남, 동해남부선을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이들 노선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고 하루 남긴 내일로 여행을 끝내기로 했다. 이번에는 귀찮아서 내일로 이벤트를 찾아보지 않았지만, 여름에 내일로를 끊을 기회가 있으면 이벤트도 찾아볼 예정이다.

오늘 탄 구간 및 운임:

  • 무궁화 #1501 서대전 8:56->순천 12:01 \13,600
  • 무궁화 #1954 순천 12:25->부전 17:11 \13,300
  • 새마을 #1062 부전 17:20->기장 17:52 \4,700
  • 새마을 #1055 기장 17:54->해운대 18:10 \4,700
  • 합계 \36,300, 누적 합계 \169,600
2010/03/01 14:24 2010/03/0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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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겨울 내일로 여행기: 제 3,5일

Posted at 2010/01/26 22:16 / Modified at 2010/01/26 22:16 by peremen.

이렇게 이틀만에 대한민국 동쪽 노선은 동해남부선 빼고 다 둘러봤다. 대전에 학교 와서 잠 잘라던 거 룸메놈과 이야기하면서 다 설치고, 아는 지인이 있는 광주와 군산을 찍기로 했다. 도중에 학교에서 일이 적당히 터져 주셔서(...) 4일째는 그냥 대전에 머물면서 이런저런 삽질을 했다. 본전 뽑겠다는 정신으로 3일 연속으로 거의 기차만 타고 다녀서 피곤하기도 했다. 아무튼 오전 6시 15분에 대전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를 타고 광주역으로 가기로 했다. 어 잠깐 광주 가는 열차는 서대전역에서 타야 하는 거 아닌가여?

맞긴 하다만, 아직까지는 1일 왕복 각각 2편성씩 대전-광주 무궁화호가 있다. 새마을 격하 무궁화 객차가 투입된다는 소문도 들었고, 평소 열차가 잘 안 다니는 구간을 타 본다는(이라고 해 봤자 임시열차만큼은 아니지만) 재미가 있어서 5시에 어떻게든 일어나서 광주역으로 가는 무궁화를 타기로 했다. 내가 갔을 때 대전역은 2층에 있는 각종 매장이 공사를 하고 있어서 간식거리 하나 사먹을라 해도 힘들었다. 대전역 가락국수는 여러 번 먹어도 봤고, 가격대 성능비도 꽤 괜찮았다. 아무튼 역으로 내려가서 열차를 봤다.

발전차 없는 전기기관차에다가, 예상했던 구특전이 아닌 리미트 객차가 들어왔다. 나름대로 어예. 호남선 서대전 이남 구간은 한 번도 탄 적이 없어서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기대되었다. 대전에서 논산까지는 산 때문에 아직까지도 급곡선이 난무하며 개량은 해야할 듯 하지만, 논산 이남은 KTX 넣으면서 논산 이북과는 달리 선로를 펴 놓았다. 고속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신호 장비만 잘 해 두면 시속 180은 넘게 밟을 수 있어 보인다. 광주선을 타기 전 갑자기 제동이 걸렸고, 그 주변으로 아주 질주를 했다고 기억한다. 방송은 신호 관계상 멈췄다고 했지만, 분기점까지는 좀 남은데다가 선로 한복판이라서 비상 제동 느낌이 왔다. 경부선을 타 보면 산과 고개를 넘으면서 중간에 도시가 보이지만, 호남선은 가도가도 평야만 계속 나오고 가끔씩 도시가 보인다.

극락강역

극락강역

광주역 승강장

광주역 승강장


광주선으로 진입한 다음 KTX 교행을 볼 수 있다는 극락강역을 지나 광주역으로 왔다. 중간에 전남대로 가서 지인을 만난 다음 광주 CGV로 가서 아바타 IMAX를 감상하고, 광주 터미널 안에서 점심을 해결한 다음 대전으로 올라왔다. 돌아올 때는 객차형 새마을호 5호차 자유석을 점ㅋ령ㅋ해서 왔다. 내장은 동차형과 비슷하며, 동차형과는 달리 동력 장치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새마을 객차가 상대적으로 무궁화보다는 방음이 잘 되어 있어 보인다. 서대전역까지 온 다음 학교로 가서 푹 쉬었다.

객차형 새마을호

객차형 새마을호


다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군산으로 가는 열차를 탔다. 대전에는 아주 비가 퍼부었고, 입고 갔던 고어텍스 소재 잠바는 비를 아무리 맞아도 마른 곳에 좀 있으니 알아서 물기가 사라졌다. 면 소재였다면 꿈도 못 꿨을 것이다. 서대전역에서 장항선 경유 용산행 열차를 타면 군산까지 갈 수 있다. 장항과 군산이 철도로 연결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아서, 익산역을 지나 장항선으로 진입해 군산역으로 가는 철길은 상태가 상당히 좋았다. 복선 노반은 미리 확보해 두고, 오른쪽에만 궤도를 깔아 뒀다. 이번에 탄 무궁화는 리미트 객차가 없어서 무작정 1호차로 갔는데 인테리어가 어찌 싸궁화틱하다. 2009년에 일부 무궁화 좌석을 개조하면서 내장재가 상당히 싸궁화(...)틱해졌다.

2009년 개조 무궁화호 내장

2009년 개조 무궁화호 내장

군산역

군산역

군산 내흥동 유적전시관

군산 내흥동 유적전시관. 볼 건 그렇게 많지는 않다.


군산에 오긴 했는데 사람이 안 보인다. 옛 군산역은 군산 도심에 있었고, 군산시의 구조는 위아래로 짧고 옆으로 넓다. 새 군산역은 옛 군산역의 상대적으로 먼 동쪽에 있으며, 연결 교통편은 많이 확보해 둔 듯 하나 개별 노선 배차는 여전히 안습이다. 군산역 타는 곳과 역사는 서로 나뉘어 있으며, 역사 2층에는 현 군산역 부지인 내흥동에서 발굴된 유적 전시관이 있다. 조그마한 공간이기 때문에 군산역에 왔으면 한 번 들렀다 가면 좋다. 아무튼 군산역에서 3번 버스를 타고 군산상고까지 가는데, 군산역을 벗어나 뭔가 시가지가 있는 곳까지 가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렸다. 이러니 철도를 자연스럽게 안 타게 되는거지. 군산시의 모든 버스는 LED 행선판에 주황 도색을 한 듯 보였고, 50만 국제관광기업도시 군산건설의 압박(...)이 심했다. 내가 아는 누구는 50만, 국제관광군산, 기업도시건설이라는 정거장이 있는 줄 알았다(...)고 했다. 차라리 거따가 LED를 달고 슬로건을 다른 데 달지.

군산 시내버스

군산 시내버스 1번. 50만, 국제관광군산, 기업도시건설에 서는 건 아니다.


군산에 있는 지인의 집에 간 다음 군산 이마트로 갔다. 군산에서는 바깥쪽에 있지만, 장항과 군산이 연결되면서 장항 쪽 사람도 많이 온다고 한다. 거기 1층 중국집 짜장면이 3800원인가 해서 그걸로 점심을 해결하고 페이퍼코리아선 답사나 하기로 했다. 군산 이마트를 나와서 남쪽으로 가면 웬 철길이 하나 깔려 있고, 서쪽은 군산화물역 방향, 동쪽은 페이퍼코리아 방향이다. 철길 상태는 아래 사진을 보면 안다. 이래서는 철송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페이퍼코리아선을 따라 걸으면서 군산화물역 근처까지 왔고, 군산화물역에서 오랫동안 버스를 기다린 다음 군산역으로 가서 장항선 열차를 탔다.

군산 이마트 주변 페이퍼코리아선

군산 이마트 주변 페이퍼코리아선

위험하긴 한데 텃밭이 있다

위험하긴 한데 텃밭이 있다

건널목 경고문이 붙어 있어야 할텐데

건널목 경고문이 붙어 있어야 할텐데 쓰레기 수거 협조문이 있다.

이젠 아주 아파트 공사까지

군산화물역에 거의 다 왔다. 이젠 아주 선로를 무시하고 아파트 공사까지 한다.

군산화물역 뒤편

군산화물역 뒤편. 철길은 현재 막혀 있다.


군산에서 익산을 거친 다음 서대전역으로 갈 수도 있었으나, 장항선 완주를 노리고 천안으로 올라갔다 대전으로 가 보기로 했다. 확실히 장항선은 개량 공사 탓인지 속도도 잘 내 주었고, 복선 노반을 확보해 둬서 궤도는 오른쪽에만 깔려 있다. 반대쪽 노반은 교량의 경우 도상이 안 되어 있으며, 평지의 경우 흙이 그대로 보인다. 나중에 복선화 및 전철화가 필요하면 궤도 하나만 더 깔면 되도록 해 두었다. 신창부터 천안까지는 광역 철도가 운행한다.

천안역에서 대전으로 내려오는 새마을을 잡는데, 이게 무슨 이유인지 10분 연착되었다. 천안역에 도착하자마자 서부역에서 동부역까지 뛰어야 간신히 열차를 잡을 줄 알았는데, 막상 타는 곳에 와 보니 열차가 지연되었다고 해서 좀 김이 많이 빠졌다. 서울발 마산행 새마을이라 그런지 중간에 카페객차가 없어서 맨 앞 1호차를 타고 대전까지 온 다음, 저녁으로 가락국수 한 그릇을 비우고 학교로 되돌아갔다. 전라선 및 경전선 탑승을 했다가는 얼마나 피로가 쏟아질지, 일단 잠이나 자자.

이틀간 탄 구간 및 운임:

  • 무궁화 #1461 대전 6:15->광주 9:03 \11,900
  • 새마을 #1114 광주 16:00->서대전 18:15 \11,500
  • 무궁화 #1576 서대전 9:50->군산 11:19 \6,200
  • 새마을 #1162 군산 17:01->천안 19:21 \11,900
  • 새마을 #1035 천안 19:30->대전 20:18 \6,200
  • 합계 \47,700
2010/01/26 22:16 2010/01/2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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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겨울 내일로 여행기: 제 2일

Posted at 2010/01/26 00:52 / Modified at 2010/01/26 00:52 by peremen.

강릉역에서 잠깐 노숙한 다음 6시에 출발하는 무궁화호 1671 열차를 타고 영동선 정ㅋ벅ㅋ을 위해서 영주로 갔다. 중앙선 비전화구간을 거쳐서 동대구로 가는 열차이지만, 영주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관차 교체 없이 강릉역에서 바로 디젤기를 달고 동대구로 간다. 주 목적은 영동선으로, 스위치백 감상도 겸하고 있다. 헌데 기차 안에서 노숙을 한 나머지 피로가 제대로 안 풀려서, 영동선 초반과 스위치백까지는 거의 잠 자면서 통과했다. 오전 7시쯤 되어서 해가 떴을 때 눈을 떠 보니, 다행히도 스위치백은 지나지 않았다.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열차는 한 번 뒤로 갔다가 다시 앞으로 올라가고 있었고, 선로 아래쪽을 쳐다보니 진짜 높이 올라오긴 했다. 스위치백을 통과한 다음 역 사진이나 찍으면서 가자 했는데, 정작 건진 건 춘양역 뿐이다.

영동선 춘양역

영동선 춘양역

일단 영주역에 도착한 다음 맞이방으로 들어갔다. 영주역에서 내일로 티켓을 발급한 사람을 위한 이벤트로 역 한켠에 남녀 침대차 각각 1대씩을 갖다 둔 게 보였다. 침대차 보기는 하늘의 별 따기인지라, 안에 들어가 보고는 싶었으나 그냥 나왔다. 역 밖으로 나와 보니 과연 내륙답게 눈이 잘 쌓여 있었다. 다음 열차는 무궁화호 1793 열차로, 모 백과사전 설명처럼 경북선 역들이 그렇게 수요가 없는가 궁금해서 타 봤다. 10시 30분 출발 열차이고, 앞에 등장한 기관차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봉.고. 이게 왜 경북선으로 들어가는가 좀 의아해 했다. 경북선 무궁화는 전역 정차인만큼 사람 태워봤자 얼마나 태울까 싶었는데...

영주역 기관차와 침대차

영주역 기관차와 침대차

영주역

영주역

경북선 봉고

경북선 봉고

당장 상주역에서부터 사람들을 엄청 태웠다. 게다가 무려 자동 안내방송이다. 무궁화호 자동 안내방송을 몇 번 들어보지 못해서 더 신기했다. 점촌역으로 와 보니 901호 증기 기관차가 유치되어 있다. 1994년에 중국에서 사 왔다가 IMF 크리와 수요 부족으로 2000년쯤 운행이 중단된 채 방치되었고, 결국 최근 와서야 화물 취급 받으면서 점촌역에 운행 중단한 상태로 모셔져 있다. 점촌을 지나 온갖 역에 다 서면서 승객들을 다 끌어 모으니 완전히 빈 차로 가지는 않았다. 김천 거의 다 와서는 로윈 공장이 옆쪽에 보이고, 김천을 지나니 경부선 무궁화처럼 사람들이 많이도 탔다.

점촌역에 있는 901호 기관차

점촌역에 있는 901호 기관차

점촌역

점촌역

상주역

상주역

옥산역

옥산역

동대구역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이번에는 대구선 및 중앙선을 경유하여 영주로 다시 올라간다. 시간표에는 없어서 몰랐는데 4410 열차? 열번은 마치 임시열차 같아서 내일로로 탈 수 있는가도 궁금한데 무궁화? 내일로로 승차 가능? 굳. 동대구역에서 타려던 1674 열차보다 어쨌든 빨리 출발했기에 과감히 바꿔탔다. 요금은 일반 무궁화와 같으며, 경상북도의 각 지역별로 내외부 도색이 되어 있으며, 까페차에서 파는 물건도 달랐다. RDC치고는 무려 LCD 모니터도 달려 있어서 각 지자체 홍보 영상 및 현재 위치가 안내되었다. 아직 운행 초기인지 지자체 영상이 여러 번 반복해서 나오는 등 미숙한 면도 보였다. 좌석 배치는 공항철도 직통열차 좌석처럼 되어 있으며, 아마도 양 끝 LCD 모니터 때문인 듯 하다. 그래 봐야 공철 직통이나 KTX와는 달리 자리를 돌릴 수 있다. 어르신들이 관광 열차라는 말 때문에 돈 더 내야 하는 거 아닌가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보였다. 재미난 볼거리 덕분에 영주까지는 지겹지 않게 왔다.

뜬금없는 임시열차틱한 4410 열차

뜬금없는 임시열차틱한 4410 열차

경북관광순환열차 외형

경북관광순환열차 외형

경북관광순환열차 내부

경북관광순환열차 내부

이제 영주에서 제천, 제천에서 대전역으로 간 다음 학교에서 자면 된다. 겨울방학 때 학교에 남은 룸메놈에게 전화를 해 봤더니, 겨울방학 임시 룸메이트가 가서 기숙사 방이 비었다고 전했다. 덕분에 동아리방 수면은 면했다. 영주역에 진입한 다음 기관차 교체를 고려해서 시간표가 짜여 있어서, 기관차 교체가 빨리 끝나면 지연 회복도 가능해 보였다. 1612호 무궁화 열차를 타면 제천역에서 환승할 수 있는 시간이 칼같이 10분이라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열차가 지연되지 않아서 환승은 무리없이 했다.

제천역

제천역

제천역에서 플랫폼을 건너가 충북선 열차로 갈아타고 대전으로 왔다. 중앙선 쪽 구간은 산지가 좀 많지만, 청주 시내쯤 오니 그냥 평지를 지나가고 있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대전행 열차를 타는 사람도 내리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청주역을 잠깐 지나니 뭔가 플랫폼이 확 넓어지면서 저기 저 구석에 오송역이라는 화물 전용역이 보이고, 그 위로 KTX 선로와 오송역 구조물이 올라오고 있었다. 지금 당장 역 주위를 보아도,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다. 이러다가 나중에 진짜로 역 지어지면 충북선 열차 정차시킬 기세다. 1900년대 초반 호남선이 대전분기로 지어지면서 대전시가 발전하는 걸 기대하고 오송분기를 각목 써서 끌어온 듯한데, 지금은 2000년대다.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대전역으로 들어온 다음 도시철도로 갈아타고 학교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하루 몇 편 없는 대전발 광주행 무궁화를 타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야 했기에 피곤함을 무릅쓰고 일어나야만 했다.

오늘 탄 구간과 구간별 운임:

  • 무궁화 #1671 강릉 6:00->영주 9:54 \12,100
  • 무궁화 #1793 영주 10:30->동대구 13:24 \11,800
  • 무궁화 #4410 동대구 15:40->영주 18:18 \9,600
  • 무궁화 #1612 영주 19:27->제천 20:30 \4,000
  • 무궁화 #1716 제천 20:40->대전 22:54 \9,900
  • 합계 \47,400
2010/01/26 00:52 2010/01/26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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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겨울 내일로 여행기: 제 1일

Posted at 2010/01/25 23:38 / Modified at 2010/01/25 23:38 by peremen.

이번 겨울방학 계획은, 방학 초, 그러니까 1월 4일을 낀 주에 서울에 있는 한의원을 들리는 김에 내일로 끊어서 전국 철도노선을 정ㅋ벅ㅋ하고 그 다음부터 Noah3K 개발 및 DS PT 공부를 잡아 놨다. 한파 소식이 들려오면서, 이 계획은 본질적으로 어긋났다. 1월 첫째 주 한파는 뉴스에도 나와서, 그 때 서울을 비롯한 북쪽으로 올라갔다가는 정ㅋ벅ㅋ이고 뭐고 얼어붙을 수도 있었다. 하긴 수도권 전동차들 출입문이 얼어붙었기에 내일로 타고 다녔다가는 좌석을 못 잡을 가능성도 있었다. 이것과 더불어 여러 복잡한 일들, 한의원 예약 등이 겹치면서 1월 16일 시작까지 미루어졌다. 뭐 덕분에 방학 후반부 계획이 거의 다 끝장났지만.

여튼 이런 일이 있어서 1월 16일 한림정역에서 RDC를 타고 내일로 여행을 시작했다. 16일에는 오후 2시까지 서울에 있는 한의원을 가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서 내일로로는 커버가 되지 않는 KTX를 탔다. 경부선 구간이야 KTX, 새마을로 완주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내일로에서는 경부선은 최대한 피하는 쪽으로 계획을 짰다. 일단 한림정 역에서 동대구행 무궁화 1904 열차를 기다렸다. 한림정역 현재 승강장 바로 뒤로는 경전선 복선전철화 신 역사가 지어지고 있었고, 노반 자체도 이 글 쓴 시점에서 어느 정도 갖춰져 있었다. 봉하드리프트부산신항선의 기능도 겸하는 구간이기에 공사가 빨리 올라가는 듯 하다.

저 뒤로 보이는 게 경전선 신선

저 뒤로 보이는 게 경전선 신선

동대구행 무궁화 #1904, RDC

동대구행 무궁화 #1904, RDC

두 번이나 이설되는 낙동강 철교

두 번이나 이설되는 낙동강 철교

동대구역에 와 보니, 부산역처럼 경부선 KTX 2단계 개통을 대비한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공사하는 건 부산역처럼 덮이지 않은 플랫폼을 덮고 추가 건물을 짓는 것이다. 덕분에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깔끔했던 동대구역 플랫폼에 가림막이 올라가고 난리가 났다. #354 열차가 거의 바로 들어와서 동대구역을 자세히 둘러볼 수는 없었고, 바로 KTX 열차로 몸을 옮겼다.

서울 도심에 있는 한의원에 갔다가 바로 무궁화 #1821로 갈아탔다. 경원선은 통근열차 타려면 저기 소요산까지 올라가야 했고, 경의선은 수도권 전철 개통 덕분에 통근열차가 문산-도라산까지로 대폭 축소되어서 내일로로 커버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경춘선도 수도권 전철이 뚫리면 이런 짓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완주한다는 생각으로 남춘천행 무궁화호를 닥치고 탔다. 동해남부선과는 진짜 비교되게끔 일부 구간은 신선에 터널로 이미 이설했고, 복선 궤도도 일부 구간에는 올라가 있다. 겨울에도 워낙 MT를 많이 가는지 탈 때부터 앉아서 가기도 힘들었다. 가평이나 강촌쯤 가야 자리가 보였다. 남춘천역과 춘천역은 한창 공사 중이었고, 춘천역 앞에서 막국수를 먹은 다음 청량리로 되돌아왔다.

경춘선 가평역

경춘선 가평역

경춘선 남춘천역

경춘선 남춘천역

작동하는 게 더 신기

작동하는 게 더 신기한 리미트 무궁화 객실 LCD

청량리역에서 약 2시간 정도를 기다린 다음 강릉행 무궁화 열차로 갈아탔다. 청량리역을 출발하야 제천까지 중앙선을 통과하고, 제천에서 동백산까지 태백선, 동백산에서 강릉까지 영동선을 통과한다. 도중에 스위치백 구간이 있어서 그걸 기대하고 탔다. 청량리에서는 확실히 사람이 많아서 덕소를 지나 앙평까지는 기관차 바로 뒤에서 구동음을 들으면서 갔고, 양평쯤에서 객실로 들어가서 앉았다. 확실히 중앙선의 수도권 전철 공용 구간은 최근에 깔려서인지 속도도 팍팍 내고 터널도 많이 보인다. 용문역을 지나서는 아직 복선화 공사는 덜 되었다. 원래 계획은 영동선 스위치백을 볼 때까지 깨어 있기였으나...

청량리발 강릉행 무궁화 열차의 기관차

청량리발 강릉행 무궁화 열차의 기관차

... 도중에 세수 한 번 하고 나서 곯아떨어진 다음 어느새 열차는 동해를 지나 강릉까지 다 왔다. 눈 떠 보니 사람들이 왠지 아무도 없길래 뭔가 일이 꼬인 듯 했다. 스위치백 구간과 중앙선 루프터널을 통과했다는 분함 때문인지 열차에서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뭐, 어차피 강릉역에서 어디로 되돌아가려면 영동선을 다시 밟아야 했으므로 스위치백은 다시 볼 수 있었다(만 이것도 졸아서 놓칠 뻔 했다.)

강릉역 ATIM에도 블루스크린

강릉역 ATIM에도 블루스크린

강릉역 야경

강릉역 야경

오늘 탄 구간과 구간별 운임:

  • 무궁화 #1904(RDC) 한림정 9:55->동대구 11:01 \4,800
  • KTX #354 동대구 11:15 ->서울 12:57 \41,100
  • 무궁화 #1821 청량리->남춘천 \5,600
  • 무궁화 #1832 남춘천 18:40->청량리 20:34 \5,600
  • 무궁화 #1642 청량리 22:40->강릉 4:57 \22,200
2010/01/25 23:38 2010/01/2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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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근황

Posted at 2009/12/07 15:20 / Modified at 2010/01/01 23:02 by peremen.

11월 15일 있었던 학교 정전 이후 서버가 '탔다'. 정전이 끝나고 스위치를 넣는데 부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정전이 되기 전에 shutdown을 사용해서 시스템을 제대로 꺼 놨기 때문에 뭔가 큰 문제일 것 같아서 케이스를 뜯어 보았다. 기존에 사용하던 ASUS P4PE 메인보드는 LED가 달려 있는데, 전원을 넣으니까 LED가 깜빡깜빡였다. 뭔가 메인보드가 맛간 것 같은데, 파워가 원인인 것 같기도 했다. 때마침 SPARCS 작업용 데스크톱을 업그레이드하면서 메인보드가 한 장 비게 되었다. 같은 케이스에다가 꼽아 봤더니 역시 칙칙 하는 소리만 나면서 부팅이 되지 않았다.

파워 이상인 걸 직감하고 새 케이스와 새 파워를 가져와서 부팅을 시도해 보았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한 번 파워를 잘못 꼽아 맛간 메인보드는 더 이상 다시 살아나지 않았다. 그 순간만큼 하늘이 노래진 적도 없었다. 결국 내 돈 주고 샀던 메인보드 두 장을 그 길로 버리고(어차피 CPU는 팔아봤자 돈도 안 나오는 물건이니) 램과 하드만 챙겨서 기숙사로 돌아와 서버 계획을 다시 짰다.

예정에 없던 업그레이드를 하는 거라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이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부품을 그냥 질러 버리기로 했다. 펜티엄 듀얼코어 E6300(FSB 1066, 2.8GHz), ASRock G41M-S(기가비트 랜 달린 상위 모델이 한국에는 이상하게 안 나왔다), DDR2 램 4GB로 가기로 했다. 파워는 와트당 만원이라는 공식대로 고르고, 케이스와 하드는 있던 걸 재활용하기로 했다. 원래 계획이라면 11월 21일이나 22일 용산에 가서 부품을 사려고 했으나... 19일 목요일에 신종플루로 집에 갇혀 버려서 용산 가는 계획은 허탕만 치게 되었다.

25일이 되어서야 학교로 올라올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용산 가는 계획도 29일로 미루어졌다. 일요일에 용산 대부분 가게가 닫는다는 사실을 몰랐던 탓에 선인상가로 들어갔을 때 그 적막감은 잊을 수 없었다. 때마침 서울에는 비도 와 주고 있어서 컴퓨터 부품 가게 찾기는 더더욱 힘들었다. 선인상가를 휘젓고 다닌 끝에 DDR1 메모리 512 4개와 1GB 1개는 적당한 가격에 팔았고, DDR2 2GB를 일단 하나 사 왔다. 펜티엄 듀얼코어 E6300, ASRock G41M-S3, 히로이찌 500W 2개를 사서 대전으로 내려왔는데...

모델명에서 알 수 있듯 저 메인보드는 DDR3을 사용하는 것이다. 사전 조사할 때 그걸 모르지는 않았지만, 일요일 거의 문을 닫은 선인상가에서 간신히 부품 업체를 찾았을 때 기쁨 때문에 DDR3 메인보드라는 건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서버의 대부분 부품을 조립했는데 메모리가 없어서 전원을 켜지 못했을 때만큼 난감한 상황도 없었다. 하드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복사하려면 일단 컴퓨터가 켜져야만 하므로 램과 하드만 빼놓고 조립한 다음 DDR3 메모리를 주문했다.

이번에는 최저가에 낚여서 DDR3 2GB 2개를 배송비 포함 10만원에 지른 쇼핑몰과 싸움 시작이다. 배송 자체는 평균적인 속도지만, 쇼핑몰 홈페이지에 전혀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서 보는 사람 더 초조하게 했다. 특히나 이번 경우는 램만 있으면 컴퓨터 완성이라서 기다리는 한 시간, 기다리는 하루가 참 타들어갔다. 배송 자체는 진행되고 있는데 문자도 가지 않고 배송 조회도 안 되어서 이놈들이 날 가지고 장난치나 싶었지만, 일요일 자정에 주문한 게 결국 수요일 저녁에 날아왔다.

파워가 또 타지나 않을까 조심하면서 전원을 넣어 보았다. 과연 연구소 보드답게 POST 그림이 세 종류가 번갈아가면서 나타났다. 바이오스 셋업으로 들어가 보니 섹션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오버클러킹 메뉴가 보이고, 뭐 나머지 셋업들은 괜찮은 편이다. CPU 소켓 위로 콘덴서 박는 자리는 4개지만 실제 콘덴서가 3개만 박혀 있어서 떨어져 나간 거 아닌가 했는데 원래부터 3개라는 걸 알고 마음이 좀 놓였다. 전압이 출렁댄다는 말도 있었는데, 하드웨어 모니터링 칩이 보고하는 전압은 예전 ASUS P4PE보다는 더 안정적이었다. 내가 오버를 안 해서 그런가보다.

기존 하드에 설치된 우분투 8.04도 작동은 하지만 새 보드의 하드웨어 모니터링 칩을 인식하지 못해서 배포판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네트워크에 일단 연결한 다음 우분투 8.04->8.10->9.04->9.10이라는 세 단계의 업그레이드를 나눠서 했다. 데비안처럼 소스 리스트만 고치고 apt-get dist-upgrade 해 줘도 될 것 같긴 하지만 우분투에서는 이 방법보다는 자체 업그레이드 관리자를 사용한다. 업그레이드가 다 끝나고 나서야 최근 버전의 우분투에서는 Xen 커널이 빠지고(컴파일은 가능하며, 사용자 공간 유틸리티는 있다) KVM을 주 가상화 도구로 쓴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번에는 중고품을 긁어오는 대신 새 부품들 가지고 서버를 조립한 만큼, 중고품으로 도배한 서버보다는 좀 더 오래 가기를 빈다.

새 서버의 CPU와 메인보드

새 서버의 CPU와 메인보드


2009/12/07 15:20 2009/12/0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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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모, 그리고 노키아 N900

Posted at 2009/10/23 20:27 / Modified at 2009/10/23 20:28 by peremen.

많은 한국 언론에서 노키아에 대한 진실을 제대로 알려 주지 않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노키아에 대해서 정말로 모른다고 장담할 수 있다. 최근 노키아가 적자를 기록하면서 한국 회사들은 마냥 좋아만 하고 있는데, 결코 좋아할 시간이 아니다. 2009년 3분기 노키아의 적자 4억 2600만 유로의 대부분은 자회사 노키아 지멘스 네트웍스의 적자 11억 7백만 유로이다. 도리어 장치 및 서비스 부문은 7억 8500만 유로 흑자를 기록했고, 노키아가 인수한 내비게이션 업체 NAVTEQ의 적자는 8천만 유로에서 6800만 유로로 줄어들었다. 즉 저렇게 겉으로 보이는 노키아의 적자는 휴대폰 판 돈 가지고 네트워크 까는 데 써서 났다고 보면 된다. 어느 한국 언론도 이걸 제대로 분석해 주지 않는다.

아무튼 현재의 노키아가 아이폰 열풍에 밀려서 휘청댄다는 말을 하기 전에, 노키아는 결코 손가락만 빨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현재의 노키아는 여러 종류의 플랫폼을 굴리고 있다. 과거에 사용되었던 S80/S90은 이미 한물 갔으니 접어두고, 현재 노키아 휴대폰에 탑재되는 플랫폼은 S40S60이다. S60은 한국에 출시된 노키아 6210을 포함한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사용되며, S40은 UI 생김새만 비슷한 저가 휴대폰에 사용되는 플랫폼이다. 여기에 최근 N900이 나오면서 실험실 수준에 있다가 상용화된 마에모도 포함된다. 노키아 휴대폰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다면 이 세 단어만 기억하면 된다.

심비안 OS 및 S60 플랫폼을 탑재한 휴대폰은 한국에 최근에서야 정식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그나마 정보가 있긴 하지만, 마에모는 도대체 어떤 플랫폼일까? N900을 내놓으면서 마에모가 심비안을 대체할 거라는 헛소리까지 들려오는 걸로 보아 뭔가 제대로 알려진 게 없는 건 확실하다. 자 타임 머신을 돌려서 2005년으로 가 보자.

삼성전자는 당시로는 획기적이었던 무선 핸드헬드 PC 넥시오 시리즈를 내놓았다. 외부에서 무선 네트워크나 이동통신망을 통해서 인터넷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게 컨셉이었다. 11n이 나오기는 했지만, 요즘 많이 사용되는 무선 네트워크 표준 IEEE 802.11g는 2003년이나 되어서야 확정되었기 때문에 초기 넥시오들은 11MBps밖에 지원하지 못하는 802.11b를 달고 나왔다. 지금이야 무선 공유기가 많이 보급되어 있지만 넥시오가 나왔을 때에는 그렇지도 못했다. 블루투스 1.1은 2002년, 블루투스 2.0은 2004년에나 나왔기 때문에 블루투스로 휴대폰을 연결해서 무선 인터넷을 즐긴다는 건 상상도 힘들었다. 지금 넥시오가 다시 나온다면 그 때보다는 성공 확률이 높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노키아는 이걸 연구하면서 첫 인터넷 태블릿 770을 만든다.

노키아의 기업 문화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 한국 휴대폰 제조사들이 눈만 깜빡하면 HD 동영상 촬영이니 AMOLED(아몰레드 아니다) 탑재, 풀터치 등의 휘황찬란한 스펙의 휴대폰을 내놓을 때, 노키아는 '정작 기술은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 박자 늦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맞는 말이다. 그 대신 새 기술을 한 번 도입할 때 플랫폼까지 준비를 잘 해 오는 편이다. 첫 S60 기반 터치스크린 휴대폰인 노키아 5800이 데뷔했을 때 S60 플랫폼도 터치를 잘 지원하는 버전 5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노키아 770이 나왔던 당시에도 윈도 CE는 존재했으나, 노키아는 리눅스 기반 자체 플랫폼 마에모를 선택하였다.

대부분 리눅스 기반 모바일 플랫폼과는 달리, 마에모는 많은 부분이 자유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져 있다. 마에모 자체가 데비안을 기반으로 하는데다가, 초기 마에모 GUI를 구성했던 GTK+, 멀티미디어 프레임워크 GStreamer 역시 자유 소프트웨어이다. 어도비 플래시나 오페라(OS2007까지), 하드웨어 드라이버 등의 일부 부분만 소스가 비공개인 채로 남아 있다. 노키아가 제작한 GTK+ 기반 모바일 데스크톱 환경 Hildon은 이미 그놈 모바일의 일부로 통합되었다. 이런 식으로 자유 소프트웨어 커뮤니티와 친해지면서, 기존 존재하는 자유 소프트웨어를 쉽게 포팅하는 덤까지 따라왔다. 이 점 덕분에 마에모는 출시 초기부터 많은 소프트웨어(요샛말로 앱)를 확보할 수 있었다. 다른 리눅스 기반 모바일 플랫폼이 해 내지 못한 큰 성과이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으로 노키아의 뒤통수를 한 방 먹이고 있는 동안, 노키아는 S60과 마에모를 갈고 닦아 나갔다. 770의 후속작 N800 인터넷 태블릿은 2007년 1월, N800의 후속작 N810은 같은 해 11월에 출시되었다. 770의 OS2006 UI가 과장된 입체감을 강조했다면, N800의 OS2007 UI는 더 납작해졌고 N810 OS2008에 와서는 입체감은 사라지고 그라데이션을 많이 사용하였다. N800에 와서는 블루투스 데이터 통신이 추가되었고, N810은 N800과 비슷한 하드웨어를 사용하면서 하드웨어 키보드가 추가되고 액정이 개선되면서, 디자인이 좀 더 새끈해졌다.

N800과 N810은 TI OMAP2420 CPU를 사용하는데, 여기에 들어간 3D 그래픽 엔진은 드라이버 라이선스 및 관리 상태 문제로 마에모에서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같은 시기에 출시된 OMAP2420 기반 심비안 휴대폰이 3D를 잘만 쓴다는 사실은 후에 마에모 커뮤니티에서 가루가 되도록 까이게 하는 원인을 제공해 줬다. 하지만 N800은 이동통신 모듈이 없었고, N810의 경우 WiMAX 에디션이 나중에 나오긴 하지만 미국 말고는 WiMAX 네트워크도 없어서 WiMAX 없는 N810보다 더 빨리 단종되었다.

N810을 내놓은 노키아는 제품 코드 RX-51로 알려져 있었던 다음 태블릿을 기획한다. 더 업그레이드된 OMAP3 CPU를 사용하면서, 3D 그래픽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UI 스케치가 뿌려지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전화 기능이 들어간다는 소문도 났고, RX-51이 FCC 인증을 통과할 때 쯤 N900의 스펙이 나돌기 시작했다. 기존 인터넷 태블릿 사용자들의 눈을 확 돌아가게 할 정도로 업그레이드되었다. N900이라는 말이 나올 때 쯤, 노키아는 새 태블릿을 위한 SDK를 배포하기 시작했고 여러 프로그램들이 포팅되어 저장소에서 주인을 기다리게 되었다.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마에모 서밋에서 N900을 개발자들에게 빌려 주면서 소문은 더욱 더 잘 퍼져 나갔다.

하드웨어 스펙 킹왕짱 N900과 자유도 킹왕짱 마에모에 엄청난 기대를 걸기 전에 가격 꼬리표부터 살펴보자. 영국 노키아에서 N97이 449파운드, N900은 499파운드(선주문)에 팔리고 있다. 이 가격이 다른 유로권 나라로 가면 599유로, 미국으로 가면 645달러가 된다.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서 봤던 언락된 아이폰 3G(3GS였나 헷갈림) 가격이 500유로 후반대였으니 N900은 객관적으로도, 노키아 안에서도 상당히 비싼 축에 속한다. 마에모는 바로 이런 하드웨어 스펙이 좋은 고가 단말기에 탑재될 것이다.

N900은 첫 마에모 기반 휴대폰이라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마에모 휴대폰이 나올지 장담할 수는 없다. 단, 하나 확신할 수 있는 사실이라면 노키아는 심비안을 버리지 않는다. 노키아는 단순히 다른 회사에도 일부 지불하는 심비안 OS의 비용(노키아가 심비안의 지분을 인수하기 전까지만 해도 여러 회사로 나뉘어 있었다)이 아까워서 심비안을 자기 것으로 만들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에는 심비안 OS의 커널도 공개하였다. 정말로 심비안을 마에모로 대체할 생각이었으면 노키아는 이렇게 돈을 태우지 않는다.

어쩌면 노키아가 이렇게 자신들의 플랫폼을 기꺼이 여는 행동은 플랫폼의 관점에서 컨텐츠를 일반 재화로 만들려는 행동이다. S40 플랫폼이야 외부 프로그램은 J2ME처럼 제한된 만큼만 제공하기 때문에 플랫폼을 열어도 별 득이 없다. 이미 마에모는 Mer라는 프로젝트를 통해서 노키아 인터넷 태블릿 외의 장치로도 이식될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 심비안 및 S60마저도 외부에 열리면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이 지금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심비안을 탑재할 수 있다. 심비안 OS는 이미 여러 서드파티 제조사에도 공급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키아는 이렇게 깔려 있는 자사 플랫폼을 통하여, 더 많은 장치에 자신들의 컨텐츠를 쉽게 배포할 수 있다.

이제는 휴대폰에 들어가는 하드웨어도 상향 평준화되었다. 소프트웨어 역시 하드웨어만큼 노력한다면 빨리 쫓아갈 수야 있다. 하지만 컨텐츠는 뚝딱 만들라고 해서 만들 수 없다. 진짜로 컨텐츠에 관심이 있다면 노키아처럼 먼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게 도움이 된다.

2009/10/23 20:27 2009/10/2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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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자들이 외국산 휴대폰에 대응하는 방법

Posted at 2009/04/17 23:10 / Modified at 2009/10/11 16:01 by peremen.

한국 기자들은 다들 애플을 사랑하는지, 애플을 제외한 외국산 휴대폰을 좀 듣보잡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아직까지는 탄탄하게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고, 당분간 1위 자리도 깰 것 같지 않은 노키아가 2009년 1사분기를 잡쳤다고 당장이라도 망할 것처럼 까는 것은 물론이요, 휴대폰 시장 2강이라는 말도 서슴잖게 쓴다. 그래서 국민들에게 삼성과 LG가 세계 어디를 가든 휩쓸고 다닌다고 세뇌를 시키고 다닌다. 왜냐하면 여기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2009년 해외 휴대폰 도입의 첫 스타트를 끊은 모델 중, 소니에릭슨의 XPERIA X1이 있다. 해외판에 비해서 한국에 맞춘 소프트웨어도 탑재하고, 키패드까지 한글화해서 출시하였다. 수신률 문제는 둘째치고, 한국 기자들은 세미콜론 두 개 박힌 문제도 귀신같이 찾아내서 까고야 만다. 사람에 따라서는 전혀 개의치 않을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편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그저 이것을 틈집잡아서 까기에 급급하다. 만약 한국 제조사의 휴대폰이 같은 실수를 했다면, 장담하건대 이것보다는 훨씬 적게 까일 것이다. 왜냐하면 여기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왜 구글 맵스 한국 서비스가 늦게 시작했는가. 바로 그 엿같은 측량법 때문이다. 아직까지 우리가 북한과 대치 상황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지도 정보를 해외로 반출하면 안 된다는 조항은 현재는 걸림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 국경선이 허물어진 판국에, 마음만 먹으면 북한 쪽에서 한국 웹 사이트를 접속해서 지도를 보는 것도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다. 결국 구글은 한국에 별도의 지도 타일 서버를 설치해서 특정 위도와 경도에서는 한국 서버에서 타일을 가져오도록 했다. 왜냐하면 여기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노키아 6210도 마찬가지 문제를 겪고 있다. 해외에서는 내비게이션 기능에 특화되었다고 모델명 끝에 내비게이터라는 말까지 들어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무용지물이다. 6210에 들어가 있는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은 휴대폰의 무선 인터넷을 통해서 지도 서버에 접속해서 데이터를 받아오는 방식인데, 노키아가 한국에 별도의 지도 서버를 설치하지 않아서 한국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깔려면 측량법이 왜 이렇게 되었는가를 까야 하는데, 언론에서는 연일 노키아가 왜 한국에 서버를 설치하지 않느냐고 깐다. 왜냐하면 여기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언론에서 엄청나게 때려 놓고 또 외국산 휴대폰이 찬밥 신세가 되었다고 두 번 때린다. 어느 나라를 가나 공짜폰은 존재하며, 심지어는 그렇게 자랑하는 삼성이나 LG도 해외에 나가면 공짜폰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모델 하나밖에 안 들어온 노키아도, 들어오자마자 버스폰이 되었다고 그걸 가지고 깐다. 나오지 얼마 되지도 않은 휴대폰들을 가지고, 이미 나온 지 수 달이나 되어서 사용자층을 확보한 휴대폰과 비교해서 안 팔렸다고 한다. 이건 그저 통계의 마법도 아닌 개념없는 기사이다. 이 기사가 통용된다는 게 신기할지도 모르겠는데, 왜냐하면 여기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불공정 경쟁, 그런 거 찾으려면 다른 데 안 가도 된다. 그저 외국산 휴대폰들 들어온다고 하는데, 외국산 안 좋다는 기사만 주구장창 내보내지 말고, 전쟁 시작도 안 한 외국 회사들 제발 까지만 마라. 선입견이 무섭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들이 그러면 곤란하다. 언론에서 외국산 휴대폰을 때리면 때릴수록 한국 회사들의 독점만 심해져서, 제대로 된 경쟁과는 점정 거리가 멀어지기만 하고, 그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우물 안 개구리 놀이를 해도 많은 사람들은 언론 플레이만 보고 행복해할 것이다. 왜냐하면 여기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ps. 노키아 휴대폰이 버스폰으로 풀린 건 사실인 듯한데, 왜 제 학교 주변 휴대폰 가게를 8곳이나 돌아다녀도 겨우 한 곳에서, 것도 3G 기변을 감안하더라도 비싸게 부르는 이유는 뭘까요.

2009/04/17 23:10 2009/04/1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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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여, 작년 Akademy 때처럼 해 주면 안되겠니

Posted at 2009/04/09 00:51 / Modified at 2009/04/09 00:51 by peremen.

노키아 6210을 하나 낚아보기 위해서 여친님과 함께 신촌을 휘저어도 쓸만한 가격대가 안 나오고, 학교에 있는 KTF 판매점은 더 어이없는 가격을 부르길래 "도대체 이거 언제 풀리냐"고 기다리고만 있다. 학교 KTF 판매점에 사람 왈 "그거 쓰면 좀 불편할텐데". 택도 없는 소리라캐라. 난 이제 한국 폰 좀 그만 쓰고 싶다. 물론 모토로라 같이 소프트웨어를 한국 걸로 바꿔치기한 외국 폰 포함해서.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아이폰 따위는 집어치우고, 그나마 가격이 싼 노키아 6210을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 모아(?) 본 노키아 6210 팸플릿이다. KTF가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젭라 물건이나 풀어줬으면 좋겠다. 물건 풀기도 전에 팸플릿부터 풀면 뭥미.

지금 내가 쓰고 있는 SPH-W2100이 이제 가시려고 하고 있다. 버튼에 백라이트가 안 들어오는 건 좋은데, 밤만 되면 키패드에서 소리가 난다. 왠지 백라이트 유닛 문제인 것 같은데, 삼성 가서 AS를 맡기니까 20을 부른다. 이러느니 폰을 하나 사고 말지. 전에 썼던 LC8000처럼 고칠 미련이 남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자세한 건 아래 사진을 보면 안다. 보다시피 위쪽만 백라이트가 들어와 있다.

위쪽에만 백라이트가 들어와 있다.

위쪽에만 백라이트가 들어와 있다. 백라이트만 고자가 된 게 아니라 삐- 거리는 짜증나는 소리까지 난다.

아 그래 내가 올 초에 이 글에 설득당했지. RSS 리더를 봤는데 글을 본 기억은 분명히 나던데 원본 URL을 까먹어서 검색 좀 했다. "When you buy a Nokia telephone you support free software. Do not buy an iPhone, do not buy a Palm, buy a Nokia." 이 말을 보면서 노키아의 저력을 느낄 수도 있었다. 당장 작년에 뇌물 좀 먹은 건 둘째쳐도, 노키아는 이미 S60에 웹킷을 포팅한 적도 있고, 웹킷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Qt/KDE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은 절대로 빼먹을 수 없는 사실이다.

노키아가 N810을 뿌리면서 했던 말이 "KDE 개발자들에게 뿌리면 무언가 새로운 게 나오지 않겠느냐"였다. 뭐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만, 이미지 마케팅이란 것도 만만치 않다. 2008년 8월 당시에도 노키아 N810은 한참 잘 나가는 기계였고, 그 때도 결코 소프트웨어가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무렵에 maemo용 Qt 포팅 작업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고, Qt 프로그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이야 garage에도 Qt 프로그램이 올라와 있고 (아 물론 나도 하나 만들 계획은 있지만) KDE 개발자들 사이에서 노키아 이미지가 결코 안 좋지 않으니까 돈 제대로 투자한 건 맞다.

자, 이제 한국으로 돌아와 보자. 6210이 갓 풀리긴 했는데 심비안 S60은 한국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플랫폼이라서 한국어로 된 쓸만한 소프트웨어가 없다. 아니 다른 소프트웨어를 번역하고 싶어도 뭐가 뭔지 모르는 개발자가 태반일 것이다. 스마트폰의 생명은 사실상 소프트웨어에 달려 있다는 건 내가 LC8000을 쓰면서 느꼈기 때문에, 두 말 하면 잔소리일 뿐이다. 노키아가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첫 모델이 어느 정도 인지도를 확보해야 할 것이고, 인지도 확보를 위해서라면 소프트웨어가 많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키아는 저 전략 한 번 더 써 줬으면 고마울 따름이다. 엉엉. 이미 삼성과 SKT와 M$가 합작으로 옴니아(SKT가 재수없으므로 T*은 빼겠다) 소프트웨어 경진대회를 열어서 나름대로 킬러앱을 확보하려고 애를 썼기도 하고, 이 전략은 이미 노키아 자신들이 써먹은 적이 있다. 그 때 뿌린 N810이 150대고, 대당 300$를 잡아도 45000$ 정도이다. (현재 환율 약 6000만원) 옴니아 소프트웨어 경진대회 때 뿌린 상금이 총 합쳐서 3000만원이니, 적어도 SKT-삼성-M$만큼만 써 줘도 좋은 프로그램이 나온다는 걸 장담한다.

아무튼 절대로 6210 한 대 공짜로 받고 싶어서 이런 글 쓰는 것 아니다. 단지 심비안 소프트웨어의 부족을 이런 식으로 해결하면 어떻겠냐는 글 뿐이다. 어차피 이 글 보고 나한테 뭔가 지원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2009/04/09 00:51 2009/04/09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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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겨운 떡밥: 한국형 무언가

Posted at 2009/03/24 23:54 / Modified at 2009/03/24 23:54 by peremen.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국산화가 최고의 가치였고, 산업의 원동력이었다. 지금보다도 기술 교류가 훨씬 적었을 때라서 어딘가에서 '완성품'을 수입해 오긴 쉬워도 '기술' 자체를 수입해 오기는 어려웠다. 수입할 수 있는 기술은 최대한 배워 오고, 아무 나라에서도 공개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우리 산업이 지금처럼 성장해 왔다. 지금 현대로템이 해외에 진출해서 돈을 벌어오는 것도 일본에서 초저항을 라이센스 생산해 왔을 때부터 쌓인 기술이 있어서이고, 삼성 반도체가 메모리 치킨게임에도 죽지 않는 것도 소용량 메모리칩을 만들었을 때부터 쌓인 기술이 있어서이다.

외국 기술의 국산화 전략은 20세기 말까지 한국 산업을 잘 발전시켜 왔다. 한국의 이동통신 사업이 다른 나라에서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다르게 성장한 것도 과거 논문으로만 언급되었던 CDMA를 상용화시킨 것과 무선 인터넷 플랫폼을 생각하기도 전에 WIPI를 만들었던 것 때문이다. KTX-2 또한 알스톰의 TGV 기술을 배워온 것을 토대로 국산화를 시작한 결과이다. 동력 분산식 고속열차 이야기도 단순히 초기 TGV 기술만 가지고 있었다면 생각하기도 힘든 것이다.

21세기 현재, 지금 세계는 20세기에 비해서 국가간 교역량도 증가하였고, 20세기에 쌓은 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 유용하게 쓰였지만 현재는 걸림돌이 되는 기술은 과감하게 포기하기도 한다. 유럽 연합에서 단계적으로 적용시켜 나가고 있는 통합 신호 시스템 ETCS도 유럽 연합 각 나라가 자신들의 철도 신호만 고집하겠다면 그 나라만 손해다. 여러 나라를 드나드려면 철도 차량에 각 나라별 신호를 장착해야 하는데, 이는 차량 단가만 높이는 꼴이 된다. ETCS 시스템은 각각 나라별 신호 시스템을 유럽 전체적으로 통용되는 하나로 통일시키자는 것이 목표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나라별 사업의 결과가 눈에 보이는 형태였지만,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사업을 하기도 한다. 최근에 생긴 BM 특허라는 개념은 사업 모델 자체를 특허로 삼는다는 것이다. 오래 전 이야기지만 아마존에서도 '인터넷 쇼핑'이라는 개념 자체를 특허로 삼아서 반즈앤노블과 특허 분쟁을 한 적도 있었다. BM 특허를 이야기하면서 이 사건을 자주 이야기하곤 한다.

정보화 시대에서 한국형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그 자체가 고립을 의미한다. 세계의 국경이 옛날보다 더 낮아진 지금은 한 나라에서 만든 모델이 전세계적으로 순식간에 퍼질 수 있다. 아니 한 술 더 떠서 가장 먼저 만든 사람이 세계 표준화시켜 버리면 한국형 표준은 고립을 자처하는 꼴이다. 부요라는 배포판인지 뭔지 모르는 사업도 현재 전혀 레퍼런스를 찾아보기 힘든 것도, 진입 장벽이 매우 낮고 개방된 사업에 한국형이라는 탈을 씌우는 것 자체부터 문제가 된다.

더군다나 한국인의 '포기할 줄 모르는' 성질은 과거에 만들어진 기술이 도태될 때가 되어도 도태시키지 않는다는 문제를 낳는다. 지금 한창 까이고 있는 웹 브라우저 접근성 문제나, WIPI의 무역 장벽 효과도 구닥다리 기술을 한국식, 원천 기술의 이름 하에 들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정부가 주도해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이를 포기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시장이 바뀌는 것을 정부가 모른 척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시작은 거창했지만 결과가 비참한 기술이 나오는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를 만들면서, 앱스토어라는 개념을 도입한 지도 시간이 지났다. 중앙 집중형 저장소에 개발자들이 프로그램을 등록하고 사용자들에게 배포한다는 개념은 앱스토어 등장 전에도 있었다. 대부분 리눅스 배포판이 중앙 집중형 저장소를 사용한 것은 꽤 오래 되었다. 애플은 이를 상업화하는 데 성공하였던 것 뿐이다.

이런 애플을 본받아서 한국형 앱스토어를 만든다는 걸 보면 한심하기만 하다. 중앙 집중형 저장소에 사용자가 프로그램을 등록하게 한다는 아이디어는 오래 전에도 만들 수 있었는데다가, 모든 휴대폰에 WIPI가 올라와 있는 한국에서는 WIPI SDK를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통신사가 지원만 해 준다면 한국형 앱스토어를 지금 만든다고 설칠 필요도 없었다. 더군다나 앱스토어가 대단한 모델인 양 떠들고 다니는 언론은 그저 까야 마땅할 따름이다.

아무튼 앱스토어에 열광하는 것은 좋다. 우린 앱스토어에 열광만 하고 있었을 게 아니라, 왜 우리는 앱스토어와 같은 모델을 만들 수 없었는지 분석해야 한다. 그것이 21세기 한국 산업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2009/03/24 23:54 2009/03/24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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