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Net 덕분에 살았던 루프트한자 지연 후기

여름 휴가를 마치고 8월 4일에 루프트한자 항공편으로 ICN-FRA-BER 경로로 집으로 돌아왔다. 항공편을 예약할 때 LH713/LH200 사이가 딱 55분 정도 떨어져 있어서 시간이 좀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지만,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수하물이 제대로 연결이 된다면 저것도 불가능한 환승 시간은 아니었고 무엇보다도 베를린에 빨리 도착하고 싶었기 때문에 운에 맡겨 보기로 결정했다. 기억이 맞다면 LH200이 베를린행 막차는 아니었지만, 오후 11시 정도에 도착해 본 과거 경험상 이것보다는 좀 더 빨리 들어가고 싶었기 때문에 환승 시간이 짧다는 걸 감안하고 끊었다.

그러나… 집에 좀 더 빨리 들어가 보겠다는 기대는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다. 인천에서 체크인할 때 프랑크푸르트에서 날아온 LH712가 지연되었다는 걸 듣긴 했지만, FlightRadar24에서 검색해 봤을 때 출발이 어느 정도는 지연되더라도 지연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인천에서 출발할 때부터 예상보다 더 지연된 걸 보니 느낌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고, 에어쇼를 보다 보니 이게 확신이 되었다. 한국 영공을 빠져나가는 건 문제가 없었지만, 중국 영공을 날고 있을 때 비행기가 뭔가 일직선을 그리지 않는 것 같았고, 베이징 주변을 지나야 하는 것 같은데 회전을 하는 게 영 수상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중국 상공의 기류 문제로 인하여 선회가 불가피했고, 이는 기장의 독일어와 영어 안내방송에서만 언급되었다. (뒤이어 나온 한국어 방송에서는 이 사실을 빼먹음) 그리고 같은 날 출발한 대한항공의 울란바토르행 항공편도 비슷한 곳에서 난기류에 휘말렸던 걸 보면 루프트한자라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고 본다.

2024년 8월 4일 LH713편 항적. Credit: flightradar24.com
2024년 8월 4일 LH713편 항적. Credit: flightradar24.com

일단 어떻게 중국을 빠져나온 다음에는 잘 가긴 했지만, 카자흐스탄 이후 항로에서 지연을 회복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한편 FlyNet 이용권을 끊어 둔 덕분에 기내에서 인터넷을 즐길 수 있었지만, 루프트한자에 사전에 연락처로 등록해 둔 독일 통신사 SIM이 VoWiFi 모드로 붙어 있어서 SMS를 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과연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지 아니면 지연될지를 기대하는 중, 독일 번호로 루프트한자에서 보낸 문자가 왔다. 항공편이 지연되었으니 호텔 바우처를 신청하라고. 그 문자를 받고 좀 기다리니 다음날 오전 6시 15분으로 항공편이 재예약되었다는 이메일까지 날아왔다. 아, 오늘 밤에 집에는 못 들어가겠다. 그리고 FlyNet 이용권이 없었다면(제일 저렴한 Messaging 기준 지상에서 선구매 시 5유로, 기내에서 구매 시 9유로) 이 연락을 받지 못하고 프랑크푸르트에서 당황했을 것 같다.

루프트한자에서 받은 문자 3개 - 호텔 예약 가능 안내, 항공편 재예약, 호텔 예약 확정
루프트한자에서 받은 문자 3개 – 호텔 예약 가능 안내, 항공편 재예약, 호텔 예약 확정

첫 번째 문자에 있는 링크를 타고 들어가니 프랑크푸르트 공항 근처의 호텔을 선택할 수 있어야 했지만 처음 시도했을 때에는 선택할 수 있는 호텔이 나오지 않았다. 두 번째 문자를 받은 다음에는 확실히 내일 오전이 못박히긴 했지만, 그래도 프랑크푸르트에 착륙했을 때 일찍 도착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독일 생활에서 얻은 경험으로 저런 링크가 왔을 때나 무언가를 예약할 일이 있어야 할 때는 최대한 빨리 선택을 해 놔야 호텔이라도 편하게 얻을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FlyNet에 붙어 있는 동안 계속 새로 고침을 시도했다. 몇 분 정도 씨름한 결과 Park Inn by Radisson 호텔이 목록에 떠서, 비록 S반으로 1정거장 떨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호텔을 빠르게 예약했다. 예약을 확정한 후, 저녁과 아침 식사 쿠폰이 같이 제공되긴 했지만 비행기 출발 시간 때문에 아침 식사는 어차피 못 먹을 걸로 생각하고 있었다.

프랑크푸르트에 착륙한 후, 혹시나 몰라서 루프트한자 서비스 센터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게이트 앞에 직원이 있기는 했지만 따로 환승 승객을 호출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그 때 드는 생각이 “아, 연락을 못 받았거나 도착한 시점에서 이메일을 받았다면 당황하겠다.” 루프트한자 항공편은 터미널 1에 도착하고 한국발 항공편은 터미널의 비 솅겐 게이트에 도착하는데, 여기에서 입국심사 및 환승 보안검색대로 넘어가기 전에 서비스 센터가 있긴 했다. 그러나 서비스 센터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미 다음날 오전에 출발하는 항공권은 내 손에 들려 있었다. 원래 탔어야 할 LH200 역시 1시간 가까이 지연되긴 했지만 이미 게이트를 떠났을 것 같은데다가 이 상황에서는 짐이 실리지 않을 게 뻔했기 때문에, 반신반의하면서 출구 쪽의 입국심사대로 진행했다. 수하물 찾는 곳에는 그래도 루프트한자 수하물 추적 직원이 나와 있었고, 같은 이유로 줄 서 있는 사람도 좀 있어서 내 짐에 대해서 물어보고 나왔고 다음과 같은 응답을 들었다.

  • 수하물은 궅이 프랑크푸르트에서 찾았다가 다시 부칠 필요가 없고 내일 베를린까지 연결된다(참 다행이었던 게, 다음날 오전 5시에 프랑크푸르트 공항 터미널 1에는 짐 부치려는 사람이 엄청 많았다)
  • 면세점에서 받은 STEB 봉투는 봉인이 풀어져 있지 않는 한 보안 검색대 통과에 문제가 없다(그 전까지는 환승이 아닌 일반 보안 검색대는 STEB 봉투는 통과 불가능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짐을 찾아서 액체류를 넣으려고 시도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 보안 검색대는 노트북이나 액체류를 따로 빼라고 하지도 않는다)
  • 세관 신고가 필요하다면 어디가 되었든 상관이 없다

그렇게 공항을 빠져나온 다음 일단 호텔로 향했다. 수하물 수취대 뒤쪽을 보니 7월 말에 도착했어야 할 수하물이 아직도 있는 걸 보고 내 짐이 사라지면 어쩔까 반신반의했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호텔에 도착해 보니 저녁 식사는 오후 10시까지 제공되었고, 방에서 잠시 쉬다가 오후 9시 반쯤에 내려와서 한 끼는 먹고 다시 올라갔다. 그러나 다음날 오전 6시 15분 비행기를 타려면 공항에는 적어도 1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했기 때문에 깊게 잠들 수는 없었고, 대충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그 날 밤을 보냈다. 호텔 객실에는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었으나, 일부 객실은 보수 중이었는지 문 앞에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Park Inn by Radisson 객실 내부
Park Inn by Radisson 객실 내부

새벽 4시쯤 일어나서 일단 어떻게 정신을 추스린 다음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들어왔고, 재배정된 항공편을 타는 데는 성공했다. 수하물이 어떻게 되었는지 혹시나 해서 게이트 앞 직원에게도 다시 물어 봤고, 짐은 잘 갔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응답을 들었다. 터미널 1의 솅겐 지역 루프트한자 서비스 센터는 6시 30분에 열기 때문에 어차피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걸로 받아들이고 베를린행 비행기를 탔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비상구 좌석으로 배정되어서 발을 조금이나마 더 뻗고 갈 수 있었다는 것. 유독 그 날 새벽 첫 비행기에는 한국인이 좀 많았는데, 대부분은 나와 같은 이유로 이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옆자리 일행들은 이러한 연락을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서야 받았기 때문에, 그 날 게이트까지 갔다가 지연되었다는 걸 알고 호텔에도 나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도착해서 저녁을 거를 수밖에 없었다.

베를린에는 나와 내 짐도 무사히 도착했지만, 이미 몸이 좀 많이 지쳐 있었기 때문에 Free Now의 Ride를 호출하기로 결정했다. 베를린 공항에서 집까지 오는 길은 A100 고속도로를 타고 와야 했지만, 도중에 차로 2개를 막아 놓고 한 공사 때문에 정체가 고속도로 종점까지 밀려서 평소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집에 도착했다. 설상가상으로 철도 역시 시설물 파괴 행위로 인하여 베를린 중앙역 북서부가 완전히 마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철도를 탔다고 해서 상황이 더 좋을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어쨌든 집에는 고생 끝에 도착하기는 했다.

오늘의 경험 덕분에 장거리 항공편을 탈 일이 있으면 긴급 연락을 위한 보험용으로라도 기내 인터넷은 신청해서 타고 들어갈 것을 추천하고 싶다. 한국 통신사들은 VoWiFi 제공에도 인색하고 이것도 OS에 통합되는 게 아닌 자체 앱으로 제공하려고 하지만, 제대로 된 VoWiFi가 있다면 기내에서 별도의 로밍 비용 없이 SMS를 받을 수 있고 비상 상황에도 훨씬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직원이 하나부터 열개까지 챙겨 줄 가능성이 없는 동네로 간다면.

삼성 SCR01 가지고 놀기

100유로 내에서 구할 수 있는 5G 지원 휴대폰도 하나 필요했고, 마침 미디어텍 5G 휴대폰도 있었다가 없어진 상태에서 삼성 SCR01이 레이더에 들어왔다. 문제는 일본-독일 직배송이나 배대지가 일본-한국 배대지보다 훨씬 비싼 탓에 SCR01 구매를 꽤 오랫동안 미루어 왔고, 한국에 갔다 온 김에 SCR01도 사서 돌아왔다. 여러 한국 사이트에서 SCR01 구매처나 기본적인 설정 방법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들 위주로 SCR01을 뜯어 볼 생각이다.

5G SA 테스트

한국 통신사들의 28 GHz 맥거핀에 묻혀서 5G SA는 등한시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모드가 일반(ST)과 플러스 지역(+A)으로 나뉘어 있는데, AUG2 펌웨어 기준 LTE에서의 UECapabilityInformation을 비교해 봤을 때 NR Band n28이 활성화되느냐 아니냐 차이가 있는 것 같았다. 한국이라면 NR n78만 있기 때문에 상관이 없지만 다른 밴드는 통수를 당할 수도 있는 것 같다.

한국이라면 전환할 필요가 없을 듯

MediaTek 유틸리티 사용법

액티비티 런처를 설치하면 시스템에 설치된 모든 APK에서 제공하는 액티비티를 보거나 실행할 수 있으며, 미디어텍에서 제공하는 시스템 앱은 꽤 다수가 잘렸거나 삼성 앱으로 대체되었지만 다행히도 Control Plane 디버깅에 유용한 DebugLoggerUI는 잘리지 않았다. MainActivity를 실행하면 로그 제어 화면이 나오고, 휴대폰 내부 저장소에 저장된 로그는 나중에 빼내서 미디어텍 ELT를 통해서 볼 수 있다. ELT를 구하는 방법은 이 글에서는 설명하지 않겠다. 아 물론 *#9090# -> SilentLog는 다른 삼성 휴대폰처럼 그대로 살아 있다.

땡큐 삼성

또 다른 맥거핀 GSM 활성화?

안 되더라. 별의별 방법을 써 봤는데 대역 해금에는 실패. 모뎀 테스트 메뉴에서 밴드 활성화 메뉴를 들어가 봐도 GSM이나 3G 자체는 보이지 않아서 포기했다.

같이 보기

조합형 글꼴의 기술 분석

한글 인코딩에 관한 조합형 완성형 논쟁은 유니코드에서 완성형과 조합형 모두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종결되었지만, 한글 글꼴 구현에는 조합형 완성형 논쟁의 잔재가 아직까지도 남아 있고 글꼴을 갖다 써야 하는 곳에 따라서 과거의 조합형 글꼴을 아직도 써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당장 일부 한글 글꼴이 완성형 2350자 이외의 글자에 대한 글리프가 없어서 해당 글자를 입력하면 깨지는 것도 이 시기의 잔재이다. 디스플레이 화소 수가 적고 메모리 공간이 KB 대에서 노는 임베디드 환경이라면 조합형 글꼴(조합형 인코딩이 아님!)로 한글을 표시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한글 낱자가 들어오면 그것들을 나눗셈과 나머지 연산으로 자소 단위로 분해하고 수백개의 글리프 중 최대 3개를 OR 조합해서 표시하는 게 2350/11172자 모두의 글리프를 들고 있다가 표시하는 것보다 데이터 양은 더 적게 필요하다. 그 동안 도스 시절의 한글 바이오스나 컴퓨터 역사 초기의 한글 구현을 분석하면서 알게 되었던 각종 조합형 글꼴 구성을 이 글에서 정리하고자 한다.

8x4x4 조합형 글꼴

상당히 많은 곳에서 쓰이고 있는 조합형 글꼴 구성 방식이다. 원리는 지금도 잘 알려져 있고 명세를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링크). 초성 8벌, 중성 4벌, 종성 4벌에 해당하는 글리프를 미리 만들어 두고 자모의 종류에 따라서 서로 다른 글리프를 사용한다. 8x4x4 조합형의 구현체는 많은 곳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조합 방식의 글꼴을 사용하는 곳과 추출하는 방법만을 여기에서 소개한다.

  • 글꼴 통합 변환기(링크): 8x4x4 조합형 글꼴을 BDF나 TTF 형식으로 변환할 수 있다.
  • 한글을 자유롭게 1.54(링크): 실행 파일 한 개로 구성된 한글 바이오스이다. 실행 파일 자체는 DIET 패커로 압축되어 있기 때문에 일단 압축을 풀어 주어야 비트맵을 추출할 수 있다. 글꼴은 한 종류만 들어가 있다.
  • 한글 1.2, 1.5: 이 시기의 한글은 HFT 글꼴을 사용하지 않았고 프린터용 PFT와 화면용 SFT 글꼴을 사용했다. SFT 파일 형식은 헤더 32바이트만 잘라내면 나머지는 바이너리 비트맵이다.
  • 태백한글 1.01, 1.5, 2.0, 3.0, 3.5: 글꼴은 전 버전 모두 FNT 확장자를 사용하며, 바이너리 비트맵이기 때문에 글꼴 통합 변환기에서 처리가 가능하다. 단 태백한글 3.0 이후의 24×24 등 16×16 초과 글꼴은 글꼴 통합 변환기로는 처리가 불가능하다.
  • 미니 한글 라이브러리: 소스 코드의 FONT.C 파일에 8x4x4 비트맵이 하드코딩되어 있다.
  • HT: 실행 파일은 LZEXE로 압축되어 있다. 파일의 압축을 풀면 8x4x4 비트맵이 내장되어 있다.
  • 도깨비 1.2, 1.?: FNT 파일은 8x4x4 조합을 사용하고 있다.

10x4x4 조합형 글꼴

8x4x4 조합형에서 초성 글리프가 두 벌 더 들어간 형태이다. 중성과 종성 조합 규칙은 8x4x4와 동일하나 초성 조합 규칙은 살짝 다르다. 글꼴 통합 변환기의 hanlib/Table8x4x4.c 파일과 hanlib/Table10x4x4.c 파일을 비교하면서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아래에 있는 두 종류의 10x4x4 조합형 글꼴은 높이 문제 때문에 그대로 통합 변환기에 전달할 수는 없으며 적절하게 높이를 조정해 줘야 한다.

  • GSVIP(금성 한글 BIOS) 3.52: 글꼴은 GSF 확장자를 사용한다. 용량을 줄이기 위해서인지 16×16 글꼴임에도 불구하고 초성, 중성, 종성의 세로 높이는 각각 벌마다 일정하지 않다. 아래 그림은 의도적으로 16×16 사각형에 모든 벌을 출력하도록 설정했으나, 초성과 종성은 세로 출력 위치를 조정해 주어야 제대로 된 글자를 볼 수 있다.
  • HECON(대우통신 한글 BIOS) 4.00.20: HECON.EXE 파일에 내장된 글꼴도 이 쪽에 속하지만 역시 높이가 일정하지 않다. HE24.SYS 파일의 24×24 한글 글꼴은 12x2x4 조합을 사용한다.
GSVIP 한글 글꼴 예제
GSVIP 한글 글꼴 예제

14x6x4 조합형 글꼴

아직까지 이 조합형을 사용하는 곳은 삼보컴퓨터 계열밖에 보지 못했다. 초성 벌 수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 특징이며, 중성은 x6이라고 쓰기는 했으나 일부 중성만 6벌이 들어가 있고 대부분 중성은 3벌만 들어가 있다. 아직까지 정확한 조합 방법을 찾지는 못했다. 특이하게 아래아가 중성 조합 중에 들어가 있다.

  • TGHP 1.20: HAN16.FNT와 HAN24.FNT에 각각 16×16, 24×24 글꼴이 들어가 있다. 24×24 글꼴은 초성 조합 벌 수가 13이나 12벌인 경우가 있다.
  • GHCON 1.0: GHCON.DAT 파일 내에 모든 것이 다 들어가 있다.
GHCON 한글 글꼴 예제

기타 조합형 글꼴

  • 도깨비 한글 5.1: DKB16.FNT 파일을 열어 보면 일부 자모는 완성되어 있고 일부 자모는 거기에 추가로 조합된다. 저작권 공지: “한글도깨비 폰트카드를 한글도깨비4 이외의 용도로 사용할 경우 반드시 저작권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 한메 한글 1.01, 3.1: HANME.FNT 파일은 5x2x3 조합을 사용하지만 BE/HAN.FNT 파일은 8x4x4 조합을 사용한다.
  • 한라프로 3.0: 다양한 조합형 글꼴을 구현하고 있는 한글 라이브러리이다. 각각 글꼴 처리법은 소스 코드에서 참조가 가능할 듯.
    • HAN10MD1.FNT: 10x4x4
    • HAN121GD.FNT: 1x2x1
    • HAN113GD.FNT: 1x1x3
    • HAN212GD.FNT: 2x1x2
    • HAN213GD.FNT: 2x1x3
    • HAN412GS.FNT: 4x1x2
    • HAN5GD1.F24: 5x2x2, 24×24
    • HAN7GD1.F24: 7x2x2, 24×24
    • HAN8GD1.FNT: 8x4x4
  • 한맥한글 3.0: 글꼴마다 조합 규칙이 살짝살짝 다르다.
  • 우리글 2.1 데모: HANPAN3.HSF 파일에서 10x2x2 조합을 사용한다.

분석 유틸리티

  • Crystaltile2(https://www.romhacking.net/utilities/818/): 바이너리 파일에 있는 데이터를 임의의 크기 비트맵으로 간주하여 볼 수 있는 유틸리티이다. 압축되지 않은 한글 비트맵 글꼴을 분석할 때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코시국에 한국가기 – 2. 비행기표 예약과 한국행까지

격리면제서가 날아가서 결국에는 자가격리는 불가피하게 되었지만, 한국행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비행기표는 그냥 있는 그대로 끊었다. 2021년 12월 현재 루프트한자는 프랑크푸르트/뮌헨발 서울행을 각각 4회/3회 굴리고 있고 이걸 합치면 독일발 한국행이 매일 뜨고는 있다. 그러나 나는 출발지가 어차피 베를린이기 때문에 환승을 하기는 해야 하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서도 목적지가 부산인데다가 김해국제공항으로 직접 들어올 수가 없기 때문에 환승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PCR 검사가 어떻게 되는지는 알 수가 없고 일정이 역시 어떻게 변경될지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예약 변경이 가능한 표를 끊기로 했다.

글을 쓰는 시점에서 루프트한자의 이코노미는 Basic/Basic Plus/Flex로 나뉜다. 셋 다 예약 변경 수수료는 없지만 차이는 환불 가능 여부에 있고, 나는 어차피 환불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이코노미 Basic을 그냥 끊었다. 게다가 무료 수하물에도 차이가 없기 때문에 굳이 예약 취소를 감안하고 티켓을 살 필요는 없었다.

아 물론 이 가격에 비행기 표를 끊었다는 거는 아님

문제는 독일에서 받아야 할 택배가 있었기 때문에 비행기 표를 좀 늦추었는데, 온라인으로 예약을 변경하려고 보니 불가능했다. 루프트한자 독일 콜센터는 참 악명이 높다는 말이 있었지만 그 동안에는 예약을 변경할 일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 불가피했다. 콜센터 자체는 24시간 영업 중이긴 하지만 통화 성공률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을 이 기회에 느낄 수 있었다. 나만 하더라도 거의 5회 정도 기다린 끝에야 통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독일 업무 시간 이외에 전화한다면 영어로 통화하는 게 성공 확률을 높여 주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뭐 성공하기는 했다. 문제는 그 통화라고 해도 거의 50분 가까이 대기를 하다가 연결이 되었다. 휴대폰 요금제에 통화 무제한이 끼어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꽤나 통화료가 나왔을 것이 예상되는 순간이었다.

루프트한자 잊지 않겠다

그리고 출발 2일 전에 PCR 검사를 예약했다. 베를린에서는 direkttesten.berlin 사이트에서 PCR 검사가 가능한 검사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Bietet bestätigende PCR Tests an” 옵션을 선택하면 PCR 검사소를 볼 수 있고, 지도에 표시된 핀을 클릭하면 검사소 정보를 볼 수 있다. 문제는 무료로 할 수 있는 신속항원검사(Bürgertest라고도 불림)와는 다르게 “여행” 목적의 PCR 검사는 가격 상한선이 없고, PCR 검사 속도와 검사소에 따라서 가격이 다르다. 내가 예약한 곳에서는 약 60유로에 당일 PCR 검사가 되었는데, 이 가격으로는 다른 검사소에서는 36시간 정도에 검사가 가능하다. 이 검사소에서는 가글로 시료를 채취하는데, 가글액이 가급적이면 목까지 닿아야 한다고 현장에서 안내를 받았다. 한국에서는 가급이나 면봉 둘 다를 인정하기 때문에 이 방식도 가능하다. 오전 11시에 시료를 채취했고, 검사 결과가 나온 것은 오후 11시 정도였다. 이제 이걸 혹시나 몰라서 미리 3부 정도 인쇄해 두었다. 한국에서 유효한 PCR 검사 결과로 인증(질병관리청 참고)하는 성명, 생년월일, 검사 방법, 검사 일자, 검사 결과, 발급 일자, 검사 기관명은 모두 나와 있었다.

없으면 비행기 입구컷 당함

베를린 공항에서는 접종 상태를 간단히 확인했고, 저 문서 확인은 뮌헨 공항에서 한국행 게이트 앞과 인천국제공항에서 제대로 했다. 뮌헨 공항에서는 한국행 게이트 앞에 별도의 인원을 배치하여 문서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항공권에 별도의 스티커를 붙여 주고 있었다. 뮌헨발 서울행은 A350으로 운항하고 있는데 비행기의 1/3-1/2 정도만 차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3열 시트를 전부 차지한 채로 누워 가는 경우도 있었다.

이 와중에 한국 입국에 필요한 건강상태 질문서에 평소 지병이었던 비염 때문에 기침이 있었다고 표시를 했으나, 이것 때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유증상자 취급받아서(입국 당시에는 증상이 없었음) 입국도 나머지 사람들과는 따로 해야만 했다. 그리고 입국 심사를 금방 통과하지 못하고 인천국제공항에서 떨어져 있었던 국립검역소로 별도의 차량으로 이동하여 PCR 검사가 나오기까지 추가로 6시간을 대기해야 했다. 이렇게 표시했던 사람들 중에는 실제로 기침이 좀 심했던 사람도 있었고 PCR 검사 결과가 실제로 음성이었던 사람도 있었다. 약 절반은 무사히 풀려 나왔고 나머지 절반은 PCR 검사 결과가 미확정이었거나 다른 증상이 있어서였는지 풀려 나오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이렇게 하는 이유가 이해는 갔지만 막상 당해 보니 “아 여기는 한국이었구나”라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집으로 이동한 다음에는 원래로는 다음 날 보건소에 출석하여 검사를 받았어야 했지만, 이미 인천국제공항 검역소에서 PCR 음성이 나왔기 때문에 도착 후 검사는 생략할 수 있었다. 이제는 자가격리 10일이 지나야 다시 풀려나올 수 있다.

코시국에 한국가기 – 1. 격리면제서 발급

코로나19가 많은 것을 바꿔 놓긴 했지만, 가장 큰 것을 꼽아 보자면 역시 여행이 아닌가 싶다. 2020년에는 세계 대부분 공항의 이용객 수가 수직 낙하했고, 2021년에 와서는 슬슬 회복되어 가고는 있다. 나도 여기에서 예외는 아니었기 때문에 근 3년 동안 베를린 밖을 벗어났던 적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한국에는 물건만 갈 수 있었지 내가 가는 것은 상상도 하기 어려웠다. 아, 코로나19로 인한 정신적인 피폐해짐은 여기에서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2020년 한 해 동안은 거의 묶여서 지내다가, 2021년부터 백신이 천천히 보급되기 시작했고 제1세계에 사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 시점에서는 “자기가 맞기 싫어서” 안 맞은 경우를 제외하자면 어떻게든 코로나19 백신을 구했을 것이라고 본다. 그게 없었던 시기에는 한국에 입국하려면 자가격리가 강제되었기 때문에 가고 싶어도 엄두를 못 냈던 사람이 꽤 많았다고 기억한다. 나 또한 6월과 7월에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언젠가는 한국에 들어갈 때 도움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적절한 시점에서 잠시 한국 방문을 계획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 밖에서 예방 접종을 맞은 사람을 한국에서 어떻게 인정해 줘야 할 것인가가 2021년 중반에 나온 이후로 결국 예방 접종 인정 자체는 격리면제서의 형태로 2021년 8월부터 일부분은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동안은 해외에서 예방 접종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한국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 규칙에서는 백신 미접종자와 거의 동일하게 취급했기 때문에, 내심 “아 이거 한국에 예방 접종 기록 등록하지 말고 4차까지 맞아 볼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문제도 어느 정도는 해결되어 가는 눈치였기 때문에 그 생각은 그만두고 격리면제서 발급이나 받자!로 마음을 바꿨다.

일단 항공권을 발권한 다음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격리면제서를 받아 두기로 했다. 격리면제서의 유효 기한은 1개월이기 때문에 엄청나게 빨리 준비할 필요는 없으며, 코로나19로 인한 항공편 운행 상황을 알기 힘들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서 항공권을 발권했다. 요새는 비행편이 취소되거나 PCR 검사를 실패해서 비행기를 못 타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싸다고 취소나 여정 변경 불가 항공권을 끊기보다는 좀 돈이 더 들더라도 변경 가능한 항공권을 끊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여행자 보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경고: 지금부터의 내용은 빠르게 변경될 수 있음. 주 독일 대한민국 대사관 공지 참고)

준비해야 할 서류 자체는 재외공관마다 거의 동일하다. 독일에 있는 한국 재외공관이라면 주별로 관할이 나뉘어 있기 때문에 독일 내 주소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 필요하다(Aufenthaltstitel 카드 뒷면 스캔으로 충분). 그리고 독일 기준으로는 Impfpass(개인 신상 정보면과 코로나19 접종 기록 필요), EU 디지털 인증서를 위한 QR 코드가 인쇄된 종이나 앱에 등록 후 캡처한 부분이 필요하다. 문제는 QR 코드나 앱 캡처 화면은 2/2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1/2, 2/2가 모두 나와 있어야 하고, 내 경우에는 독일에서 CovPass 앱이 시행되기 전에 모더나로 1차 접종을 맞았기 때문에 1차 접종을 증명하는 QR 코드가 따로 없었다. 그리고 1차 접종을 받았던 시점에서는 Impfpass를 잃어버려서 1차 접종은 Impfzentrum에서 나눠 준 별도의 종이에 백신 LOT 번호 스티커가 붙어 있었고, 나중에 받은 Impfpass 상에는 1차 접종이 사후에 옮겨서 기록된 걸로 나와 있었기 때문에 Impfpass뿐만 아니라 1차 접종 당시 접종 센터에서 나눠 준 종이까지 같이 스캔해서 첨부했다.

필요한 Impfpass 스캔본의 예시. 악용 내지 도용 방지를 위해서 불필요한 부분은 가림.

모든 문서를 스캔한 후 파일 하나로 만들어서 제출해야 했기 때문에 여기에서 삽질을 좀 했다. 가족관계증명서는 공동인증서 등 한국 인증서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집에 부탁해서 스캔본을 받았다. 나머지 모두는 복합기로 스캔한 다음 최종적으로 pdftkimg2pdf를 사용하여 PDF로 이어붙였다. 뭐 여기가 pdftk나 img2pdf 사용 방법을 설명하는 곳은 아니므로 자세한 방법은 생략.

재외 공관이나 체재 지역마다 격리면제서 발급 담당 이메일 주소가 전부 다르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은 각국 대사관 홈페이지를 참조해야 한다.

신청한 후 며칠 지나서 이메일로 격리면제서가 도착했으며, 이제 이걸 4부 인쇄해서 들고 들어가면 된다.

2021-12-03 업데이트: ㅋㅋㅎㅎㅅㅂㅅㅂㅅㅂㅅㅂ… 결국 이 모든 소용이 뻘짓이 되어 버렸다. 입국 예정 일자는 12월 16일 이후기는 한데, 그 때의 자가격리 정책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