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가 본 글 중에 가장 충격적인 글은 KDE 4 발표는 하겠는데, 4.0에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마라는 글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KDE 4.0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처음 봤을 때 꽤 실망스러운 글이었다. 하지만 KDE 4가 돌아가는 모습을 최근에 보았다면 이해가 가는 글이었다. kdesupport 모듈에서 날마다 업데이트되는 것이 윈도와 맥 지원 라이브러리였다. 게다가 KDE 4를 빌드하면서도 이따금씩 컴파일 오류와 섹폴신이 강림하시고, 문자열 프리즈(이 기간 동안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문자열을 바꿀 수 없다) 기간 중에도 깨겠다는 요청(즉 문자열을 변경하거나 추가하겠다는 요청)을 받은 게 한 두 건이 아니니까, 4.0을 일단 밀어내 놓고 보자는 느낌이 안 드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처음 KDE 4.0 번역을 맡았을 때는 KDE 4.0이 뒤흔들어 둘 시장만 생각해서 어떤 일이 있어도 4.0에서는 번역률을 높이자가 목표였다. 그래서 9%에서 37%까지 번역률을 올리고, 필수 구성 요소들은 100%로 유지하여 KDE 4.0과 함께 한국어 번역은 일단 릴리즈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쿠분투 8.04가 KDE 4 때문에 LTS가 될 것 같지 못한다는 소식이나, 기타 배포판에서도 4.0을 포함시키는 성급한 행동은 안 한다는 말 때문에 그 번역 성과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을까 당황스런 면도 있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필수 문자열 수리만 한 다음, KDE 4 릴리즈 이후 4.1 이상에서 또 한번 더 번역률 업그레이드에 도전하기로 마음이 바뀌었다.
KDE 4 발표가 두 번이나 늦어지면서 번역자들은 고생하고 있는 것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나도 처음에는 11월 릴리즈를 예상하고 대량 커밋을 했지만, 12월로 릴리즈가 늦춰진다는 말에 또 한 차례의 대량 커밋을 준비했고, 이제는 1월 11일까지 간다고 하지만 이번에는 대량 커밋을 준비하지 않을 것이다. 사용자들과 KDE 개발자들이 4.0 버전에 거는 기대가 예상만큼이나 크지 않아서가 첫 번째이고, 아직까지도 완성이 되었다고 하기는 먼 것도 사실이다. 근본부터 뜯어 고쳐서 만든 Plasma나 Phonon 같은 녀석들이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리 준비해 둬서 나쁠 것은 없다. KDE 4.1이 되어야 사용자들이 써 주겠지 하면서 그 때를 기다려서 번역하느니, 차라리 지금 미리 번역해 둬서 얼리 어답터들의 냉정한 관심을 받는 것이 백 배 낫다고 생각한다. 저번에 버박 번역하다가 저지른 유명한 실수가 그렇듯이 나도 인간이니깐. 그리고 다른 번역자들 또한 인간이니깐. 그러니까 KDE 만세. KDE 4.0부터는 번역 문제가 있으시면 저를 포함한 KDE 번역자들에게 문의해 주세요. 공개 게시판에 올려 두면 그게 수정될 확률은 상당히 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