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Akademy 2010은 끝났다. 2007년 글래스고 공항 테러, 2008년 브뤼셀 공항 파업, 2009년 Day trip 버스 사고처럼 크고 작은 사고가 한두건씩 터져 줬던 역대 Akademy와는 달리, 올해는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비록 프록시를 받기는 했으나 내가 KDE e.V. 회원이 아니라서 들어가지 못했던 KDE e.V. 회의도 역대 초고속으로 끝났다. 핀란드가 비싼 나라긴 하지만, 주최측의 ‘상당한’ 도움으로 항공편 예약할 때 여행사 직원도 ‘그 정도면 거저 준다’고 했던 탐페레 숙소, 헬싱키 와서 처절하게 느끼고 있는 비싼 먹거리를 대체할 수 있었던 대학교 식당과 핀레이슨 지역에 있었던 식당, 무제한 음료수와 네트워크, 그리고 KDE 개발자가 있었던 Demola의 좋은 분위기가 아직도 내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다. 아 거따가 원래 150유로이나 공짜로 얻은 Nokia Certified Qt Developer, CACert.org 50 포인트, 그리고 기타등등 스티커도 추가요.
2008년에 했던 발표 때문에 충격먹고 2009년에는 발표를 잠시 쉬었다가, 올해는 다시 발표장에 나섰다. 다행히도 2008년에 비해서 상당히 많은 사람이 왔지만, 녹화 장비가 고자가 되어서 유독 내 발표를 비롯한 몇몇 발표만 녹화본이 없다. 그만큼 ‘지역화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반증으로 보였다. 녹화 장비 문제로 인한 지연과 30분을 거의 다 채운 발표 시간 덕분에 질문은 하나만 받고 끝났지만, Translatewiki.net 운영자와 런치패드 개발자 중 한 분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그 동안 런치패드의 문제로 지적되어 왔던 ‘업스트림에 기여하지 않는다’를 해결하기 위해서, 런치패드에서 번역이 된 프로젝트가 있다면 버그 리포트의 형식으로 되돌려주는 걸 제안하였다. 그나마 내가 생각하는 대안 중 가장 나은 대안이다.
지금은 헬싱키에 있고, 내일 투르쿠를 찍고 로반니에미로 올라간다. Akademy 이후 북유럽 여행을 계획한 건 순전히 이 분의 블로그를 보고 뽐뿌를 받아서이다. 여행을 위해서 한국에서 노키아 지도를 준비해 왔고, 노트북이란 게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큰 그림만 잡은 다음 자세한 사항은 현지에서 잡고 있다. 특히 요즘 호스텔은 시설이 좋아서 어지간히 낡은 곳이 아니면 인터넷이 공짜다. 시간날 때마다 여행기를 쓰긴 하겠지만, 아마도 완전한 글은 한국 가서야 쓸 것 같다. 아마도 내가 Akademy 참가자 중 제일 늦게 귀국할 것 같다. 라기보다 Akademy 빠져 나오니 Geek의 세계를 떠나서 일반인의 세계에 적응이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