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Akademy가 열린다. 난 재작년에 발표를 하나 냈다가 터만홀만한 방에 앞 너댓줄만 사람이 차 있는 걸 보고 충격받아서 작년에는 발표를 안 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때 사람이 없을법했던 게, 내 바로 옆 방에서는 Marble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었던데다가, 내 발표 주제는 릴리즈 노트를 봐도 언급이 잘 되지 않던 주제다 보니 KDE 지역화에 관심이 매우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안 올 법도 했다. 2009년은 그 때 충격이 가시지 않아서 뭔가 이야기하기보다는 듣기로 했고, 올해는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한 번 발표해 보기로 했다.
이번 해에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KDE 한국어 팀에 참여했던 경험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다음, 지역화 팀을 꾸려가는 방법, 여러 고민해볼만한 주제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 생각이다. 좁은 의미로 지역화라면 단순한 메시지 번역만 이야기하겠지만 더 넓게 바라보면 문서, 환경 설정, 예제 파일 등등 다양하다. 한 사람이 모든 걸 다 맡는다면 좋겠지만, 여러 사람이 나눠서 하다 보면 여러 고통스런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걸 빼먹으면 섭섭하다. 서양 사람들이 번역기 돌린 영어를 보면서 배꼽을 잡고 낄낄대듯이 한국 사람도 발로 해 놓은 현지화를 보면 기업을 욕하기 마련이다. 중간중간 소재가 바닥나거나 장면을 전환할 필요가 있을 때 이런 짤방을 사용할 예정이고, 이참에 Qt 웹 사이트 한국어 번역(and 노키아 코리아의 호구짓)도 좀 까볼까 싶다.
올해 Akademy 주제는 모바일과 클라우드 컴퓨팅, 다 플랫폼 이식성으로, 모바일은 하루 전체가 할당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내 발표 배정은 강력한 떡밥 옆에 배치되지 않아서 참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Akademy를 통틀어 최초의 발표는 노키아의 Valteri Halla가 진행할 예정인 미고에 관한 키노트이다. 적어도 써 놓은 걸 보면 노키아의 꽤나 높은 장급 인사라서, 이 사람이 뭐라고 할지가 상당히 기대된다.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잘못 건드리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건 이미 작년 GCDS에서 배웠으리라 생각하고, 설마 KDE 진영을 자극하는 주제를 던지지는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기회가 있다면 문자중계라도 해 볼까 생각 중이고, ‘한국에 미고 스마트폰 낼 계획은 있는가’는 꼭 물어볼 예정이다.
올해 Akademy는 핀란드에서 열릴 예정이라서 Akademy 일정이 끝나면 북유럽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처음에는 구글 어스에서 북유럽 도시들을 찍으면서 원을 그려 보다가, 점점 날짜가 다가오니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이번 겨울 내일로 여행 때 썼던 거점도시 잡아서 숙박 해결 + 필요한 경우 열차에서 잠자기 작전을 써 볼까 싶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타 볼 노선/타 볼 차량/둘러볼 곳은 대강 그림이 그려졌다. 지금 계획은 핀란드 로반니에미에서 북극권 인증, 헬싱키 메트로 완주, 러시아 경유 시 상트페테르부르크-헬싱키 국제열차 타 보기, 스웨덴 인란스 선 완주, X2000/X31K/IC3 탑승, 스톡홀름 시 및 KTH 견학, 노르웨이 피오르 해안 감상, 2차 대전 당시 중수 사건 박물관 투어, 덴마크 코펜하겐 지역 S-토그 탑승, 가능하면 IC4를 타거나 열차 페리 탑승, 독일을 통해 귀국 정도다.
방학 중 대부분은 학교에 있겠지만 여행 준비할 때에는 잠시 집에 내려와 있을 거고, 7월 더울 때에는 북유럽에서 피서를 즐기고 장마를 피하는 센스. 하지만 8월 초가 더위 피크라면 낭패.
Any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