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과 KDE는 리눅스 데스크탑 계의 양대산맥이다. 사용자들의 선호도를 비교해 보면 비슷비슷하지만, 대한민국으로 들어가 보면 달라진다. 그놈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다.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는 KDE에는 쓸만한 한국어 번역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 비극의 역사를 따라가 보자.
과거의 Qt 라이브러리는 세계화에 잘 대비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에서 패치를 만들어 보내도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기 일쑤였다. 그래서 미지 리눅스와 같은 과거 국산 배포판들은 엄청난 패치가 가미된 자체적인 KDE를 쓰고 있었다. 이것을 위해서 증거 자료를 찾다 보니깐 이런 것이 있었다. KDE 2.x 시절에는 이런 일도 있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기의 한국어 번역은 완벽하지 않았다. 당장 대부분 배포판에서 KDE 한국어 언어 팩을 긁어 와 보면 순한국어 때문에 의미 전달이 안 되는 부분도 있고, 번역 정도도 상당히 적었다. 지금 당장 아무런 패치도 하지 않고 KDE 3.x 한국어 언어 팩을 긁어 오면 이 정도의 번역 상태를 보여 준다. 13%라는 것이 놀라울 수도 있지만, 이 13% 안에서도 품질을 따져 보면 난감하다. po 파일을 보면 마지막 개정 일자가 대부분 한참 과거의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 다음에 이어진다.
한소프트에서 고용한 번역 팀을 욕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한소프트는 번역을 할 생각만 했지 KDE 업스트림에 반영하려는 생각을 잘 하지 않았다. 실제로 한소프트의 kde-i18n-ko 패키지를 가져와 보면 번역은 다 되어 있지만, 업스트림에는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 한 때 본인이 참여했던 우분투의 Rosetta 시스템에서도 번역 작업을 해 두었기 때문에 우분투 사용자라면 상대적으로 번역의 품질은 좋을 것이다. 그런데 내 기대와는 달리 업스트림에는 예상만큼 잘 올라가지도 않았다.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서 이번에 나올 KDE 4에는 저품질의 번역이 들어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KDE 4 번역 통계를 관찰하다 보면 꽤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에 들어가 있었던 순 한국어 번역을 걷어내고 적당한 외래어나 한자어를 사용해서 의미 전달이 잘 되도록 하고 있다. 새로운 KDE에 들어가는 프로그램들의 번역도 빠른 시일 내로 작업해서 KDE 4 때부터는 그놈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충분한 번역이 제공되도록 하는 것이 나를 포함한 KDE 한국어 팀의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