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번역 작업에서 가장 큰 문제는 가장 큰 문제는 가속기이다. 대부분의 영어로 된 프로그램들은 가속기를 표시할 때 Browse와 같이 문맥 안에 가속기가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러시아어 같은 알파벳 기반 언어들에서는 Справка와 같이 자국어 알파벳에 그냥 가속기를 먹여 버린다. 그러나 한국어에서는 파일(F)와 같이 따로 괄호 안에 가속기 키를 표시한다. 과거 윈도 3.1에서는 가속기를 통째로 한글로 바꿀 수 있게 했던 설정이 있었으나, 그다지 유용하지는 않았다고 기억한다.
그리고 많은 GUI 라이브러리들에서는 가속기 키를 선택적으로 보이거나 보이지 않게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내가 과거에 VirtualBox에 제보했던 버그처럼 이 사실을 모르는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실수를 한다는 것이다. VirtualBox의 경우에는 가속기 키를 제거하면서 (&[a-zA-z]) 형식의 문자열을 일단 발견한 다음, 그런 문자열이 있으면 통째로 제거하고 없으면 그냥 &만 제거한다. 그래서 현재 VirtualBox에는 그 부분이 패치되어 있다. 하지만 많은 프로그램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또한 한국어 문자열의 가속기 키 관습이 다른 언어와는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이런 문제도 발생한다. 가령 Adept(쿠분투의 패키지 관리자)의 경우, 이게 모두 영문으로 되어 있어서 저렇게 놔두어도 되지만, 다른 한국어 문자열들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Adept(A)라고도 할 수 있지만, 또 이런 경우에는 어색하다. 영문 텍스트다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어가 풀어쓰기를 도입하지 않는 한 가속기 키 문제는 계속될 것이고 번역자들은 상황에 맞게 대처하기 위해서 골치가 아플 것이다. KDE 4에도 이런 걸 신경써야 할 것이 많이 남아 있으니 어떡한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