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명칭과 블로그 세계에서는 이 서버가 peremen.name으로 알려져 있겠지만, 내 애칭은 우분투 서버이고 한 때 썼던 도메인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 오늘 학교에서 인터넷 없는 날이다 뭐라 해서 지랄을 떨고 있는데, 문제는 나같이 인터넷 없이 살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꺼낸 초강수 카드는 X 클라이언트들+X11 포위딩 via SSH이다. 사실 학교도 뻘짓을 했던 것이 교내 네트워크는 멀쩡하게 살려 두었고, 더더욱이나 랜선을 이용한 인터넷은 더더욱 멀쩡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지금 블로그에 글도 쓸 수 있는 것이다.
X11 포워딩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은 아니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X 프로토콜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 X의 디자인은 클라이언트와 서버가 분리되어 있는 형태로, 서버는 지역 디스플레이를 이야기하며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은 바로 X 서버에 접속해서 서버의 자원으로 자신을 렌더링하는 것이다. 이 독특한 구조 때문에 애시당초 리눅스에는 원격 데스크탑 개념을 만든다고 삽질을 할 필요가 없었다.
많은 리눅스 배포본의 경우 X 서버가 딸려 나오기 때문에 지역 프로그램들(클라이언트)에서 바로 지역 서버에 접속해서 프로그램을 그릴 수 있지만, 반드시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 서버에는 X 클라이언트(파폭이나 시냅틱 같은)만 깔아 두고 지역 컴퓨터에 X 서버만 설치해 주면, 게임은 끝난다. 서버에서 X 터미널 에뮬레이터(xterm 같은)를 띄워서 지역 디스플레이로 끌어 오면 그 때부터는 그 터미널에서 실행되는 모든 것은 X 클라이언트가 있는 곳, 즉 원격 서버에서 실행된다.
리눅스의 경우 기본적으로 X 서버가 존재하며, 윈도의 경우 추천하고 싶은 것은 xming 정도이다. 씨그윈의 X 서버만 분리한 작은 프로그램으로 이해하면 되겠으며, 무거운 씨그윈을 깔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의 설정은 xfce4-terminal로 터미널을 하나 띄워 두었고, 파피어폭스와 나비를 사용해서 한글 입력을 하고 있다.
뭐가 어쨌든 남들이 인터넷 못할 때 혼자서 인터넷 하는 재미는 쏠쏠하다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