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이었나 2월이었나 KLDPConf 발표자 및 참가자 모집이라는 글을 보고 이번에 내가 무언가 발표해 볼까 하는 생각으로 덜컥 신청해 버렸다. 3월 8일이면 카이스트 개강하고도 1달 후라, 대전에서 서울 왔다갔다하기는 쉽기도 하고 학교 생활에도 나름 적응한 후이기 때문에 하루 정도 쉬어 주어도 무방할 것 같았다. 그러나 하필이면 그 날 스팍스에서는 MT 가고 하제에서는 넥슨 방문도 하는 바람에 선배들한테 “제대로” 찍혀 버렸다. 엉엉. 또 금요일 공강 다 쪼개서 기물/일화/일화실 숙제도 다 끝내고 올라갔다. 엉엉.
오전에는 시마시마 님을 만나서 용던 구경을 가고, 오후에 시마시마 님도 납치되어서 KLDPConf 행사장에 같이 끌려갔다. 자신의 행적을 숨기고 싶어서 끝까지 도망가려고 했지만, 어쩌다 보니까 자리가 많이 남아서 같이 듣게 되었다. 애시당초 신청한 게 70명이었지만, 거기서 결석자와 주위에서 소환된 분 해서 어쩌다 보니 약 60명 정도가 같이 듣게 되었다. 권순선님 말을 빌리면 애시당초 이럴 것을 예상해서 수용 규모보다 크게 인원을 받았고, 다음부터는 예약 보증금 제도를 도입한다고 했다.
첫 발표 테이프는 내가 끊었다. 발표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참가 신청을 한 다음이었는데, 실제로 이것을 프리젠테이션으로 만든 것은 발표 전날이었다. 숙제를 달리고 오후 11시가 되었을 때 쯤 발표 자료를 만들기 시작했고, 초반 교정을 오전 3시에 끝냈다. 서울역에 오전 9시에 도착해서 멤버십 라운지에서 기다리는 동안 디자인을 적용하고 끝냈다. 뭐 덕분에 잠은 한 잠도 못 잤지만, 일단 약속한 대로 끝낼수는 있었다.
발표를 좀 재미있게 하려고 짤방을 많이 추가했는데, 이 짤방들은 나중에 빛을 발휘하게 된다. 미지리눅스 스크린샷을 구해 보려고 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박스 사진밖에 못 구했다. 그리고 화제가 되는 “오륀지”도 동영상을 구하려고 했는데, 신기하게도 원본은 다 사라지고 편집본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덕분에 편집본 중 가장 원본과 가까운 사진으로 대체하였다. 동영상도 찾아 보았는데, 오픈오피스에서 플래시를 틀 수 없었기 때문에 이만 생략한다.
내 발표에서 가장 강조했던 것이, “내가 프로젝트에 참가하지 않으면 망한다”였다. 아 물론 모든 프로젝트에서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자발적인 참여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보려고 한 의도였다. KDE 한국어 팀을 뛰면서, 그 동안 관리하고 참여하는 사람이 없어서 KDE 한국어 번역이 이 모양이 되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우분투 한국 로코팀도 2006년에는 잘 활동했던 것이, 어느 날 갑자기 활동도 뜸해지고 모든 작업이 막후에서 돌아가는 식으로 전환된 것을 보고 참 안타깝다고 생각하였다. 문제는 왜 하필이면 내가 했던 말 중에 이 말이 계속 블로고스피어에서 돌고 돌아서 !$#^!$#%!$^!^$#%%&$… 이만 생략한다.
모든 사람들이 발표를 한 다음 자유로운 토론 시간이 있었다.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자리였지만, ganadist 님과 함께 무언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하였다. 지금 현재 KDE에서 일어나는 일을 최대한 많이 말하려고 했다. 시마시마 님은 참 이런 자리가 뻘쭘했는지 아무 말도 못 하다가, 우분투 이야기로 넘어가자말자 엄청난 열변을 쏟아내었다. 특히 행사장에 들고 왔던 비아 초미니 베어본들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모두가 기대하는 경품은 발표자 선물로 네이버캠을, 참가자 선물로 네이버 그린윈도우 블록을, 또 한게임 손목보호대 2개를 가지고 왔다. 왜 내가 뽑은 쪽지에 내가 당첨되었지! 생각만 해도 영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쨌든 끝나고 대전으로 내려온 다음 전리품을 정리하고 거의 곧바로 침대에 누웠다. 오늘의 전리품들을 찬찬히 보자.
사진에는 없는 네이버캠 플러스, 한게임 손목보호대, 네이버 그린윈도우 블록이다. 저기 저 블록도 나름 희귀품이라는 소문이 있어서 나름대로 좋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다양한 의견을 들어 볼 수도 있었고, 무엇보다 이 경품이 참 좋았다. 다음에는 또 어떤 주제로 발표해 볼까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