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하드웨어편이라고 제목을 쓰고 리뷰 글을 쓰려고 하니, 실제로 노키아 6210 하드웨어에 대해서 쓰고 싶은 건 얼마 없었다. 지금까지 국내에 나온 폰과는 좀 다르게 취급해야 하는 이유가, 얘는 근본적으로 스마트폰이기 때문이다. 비록 심비안 운영 체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일반 휴대폰과 상당히 닮았지만, 얘는 소프트웨어를 마음대로 집어넣을 수 있고, 필요하면 직접 개발까지 할 수 있다. 뭐랄까, 내가 옛날 윈도 모바일 기반 LC8000 쓸 때 받았던 느낌을 그대로 받고 있다.
6210의 앞면은 이렇게 생겼다. 슬라이드를 밀어 올리면 숫자 키패드가 있다. 한글 입력은 ez한글을 쓰고 있다. *, 0, # 버튼의 동작이 한국 휴대폰과는 조금 다르다. 대개 한국 휴대폰에서 *은 진동모드 설정/해제, 0은 + 기호(3G폰들, 2G는 통일되어 있지 않음), #은 휴대폰 잠금이다. 이 놈은 *은 +/포즈, 0은 웹 메뉴, #은 진동모드 설정/해제이다. 처음에는 조금 헷갈리지만 금방 적응된다. 앞쪽에 있는 버튼 두 개는 메뉴나 특정 기능을 실행할 때 사용되며, 중간에 있는 C 버튼과 돌아가는 화살표가 그려진 버튼은 각각 ‘삭제’와 멀티태스킹이다. 삭제를 강조한 이유는, 대개의 한국 휴대폰이 ‘삭제/이전’으로 동작하는 데 반해, 얘는 진짜 ‘삭제’ 전용이기 때문이다. 통화와 종료 밑에 있는 십자 모양 버튼은 그냥 누르면 ‘한국에서는 고자’ 지도가 실행되고, GPS를 사용중일 때 반짝인다.
이제 그 말도 많은 뒷면을 바라보자. 320만 화소 오토포커스 지원 카메라가 있고, 카메라 위에 LED 플래시가 있다. 저 아래로는 모노 스피커가 자리잡고 있다. 옆쪽을 보면, 화면이 위로 가 있을 때 왼쪽에는 microUSB B 단자와 microSD 슬롯이 있고, 오른쪽에는 +/- 버튼이 있다. 또 주의할 점이 +/- 버튼은 Page Up/Page Down의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다. 이거 때문에 나도 골탕 좀 먹었다.microSD 1GB 카드를 사은품으로 준다는데, 대체 어디에 있나 해서 뚜껑을 열었더니 기계에 붙박이되어 있었다. 나 참. 아래쪽에는 통화용 마이크와 스트랩 고리가 있고, 위쪽에는 2.5파이 이어폰 단자와 충전 플러그가 있다. 저 작은 단자를 사용하는 모든 노키아 기계와 어댑터가 호환된다. 내 N810 어댑터를 꼽아 봤더니 딱 맞는다.
그런데 이 뒷 덮개는 어떻게 따나? 아래쪽 단추를 누르고 밀어올리면 된다고 하는데, 문제는 이게 상당히 단단하게 결합되어 있다. 처음에는 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적응되면 또 금방 빠진다. 빼는 버튼을 깊숙하게 눌러서 주위가 살짝 들리게 만든 다음, 주위에 손톱을 넣어서 배터리 커버를 뜯어낸다는 느낌으로 빼면 잘 빠진다. 스트랩 고리에 무언가를 걸려면 일단 뒷 커버를 벗기라는 그림이 친절하게 붙어 있다. BL-5F 배터리와 USIM 카드 슬롯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BP-4L을 사용하는 모델이 들어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좀 있지만. N810과 배터리가 호환되기 때문이다.
어차피 USIM은 홀더 안에 들어가 있어서 번호가 가려져 있기에 특별히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았다. 노키아 배터리는 저 홀로그램 처리로 정품을 식별한다. 아직까지 우리 나라에는 배터리에 붙어 있는 일련 번호를 가지고 정품 인증을 하는 절차가 안 보인다. 이게 또 대부분 나라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하여튼 기계를 이제 켜 봐야 하는데, 딱 부팅 동영상을 찍을 시점에서 카메라 배터리가 다 나가 버렸다. 이건 뭐… 리뷰는 계속 이어진다.
KTF 3G 사업 초기(SHOW 브렌드 출범 전)의 유심인 듯 하군요. 전의 폰 유심을 그대로 사용하셨나 보죠?
네. 전의 폰 USIM은 2007년 SHOW 브랜드 런치 직전에 산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