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계십니까? 심시티 3000에는 네이티브 리눅스 포트가 있다는 사실을. 당장 구글에서 ‘심시티 3000 리눅스’라고 검색을 해도 이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리눅스 포트가 나온 건 심시티 3000이 나왔을 무렵이었고, 지금은 망해버린 로키 소프트웨어(2002년에 망했지만 아직도 웹 사이트는 열려 있다)가 포팅을 하였다. 같은 시기에 나온 윈도용 심시티 3000은 최근의 윈도에서도 잘 돌아가지만, 리눅스 세계는 자고 일어나면 뭔가 바뀌어 있는데다가 유저랜드까지도 오픈소스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러한 바이너리로만 배포되는 프로그램은 ‘지원하는 배포판’을 벗어나면 삽질의 시작이다. 심시티 3000 또한 그렇다.
어쨌든, 로키 소프트웨어가 망한 이후에 여러 사람들이 저 때 당시 사용되었던 라이브러리를 별도로 패키징해서, 로키 소프트웨어가 포팅했던 게임을 비교적 최근의 배포판에서도 돌릴 수 있도록 해 주는 별도의 라이브러리 패키지를 만들었다. 대개 loki_compat 따위로 검색해 보면 나온다. 우분투 6.xx에서 심시티 3000을 돌리려면 이 패키지를 설치해야 한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지원 따위 끊긴 상당히 오래된 버전의 glibc/SDL/기타등등 라이브러리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건 필수다. 하지만 주의깊게 지시 사항을 따라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십상이며, 나도 이 때문에 loki_compat 라이브러리를 받아 놓고도 이게 제대로 실행되는 걸 본 적이 없다.
최근에 나온 프로젝트 중 loki installers for linux gamers, 줄여서 liflg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오픈소스로 공개된 loki_setup을 사용하여, loki_compat 라이브러리와 적절한 설치 스크립트를 하나로 묶어서 게임 인스톨러를 제작하였다. loki_compat 라이브러리를 수동 설치할 때와는 달리 지정한 경로 안에 알아서 압축까지 풀어 주고, 이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는 실행 스크립트도 알아서 만들어 준다. 그래서 이 방법을 사용하면 설치 및 실행 성공률도 상당히 높다. 심시티 3000 리눅스 버전은 인터넷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고, 토렌트를 뒤져도 잘 나오지 않는다. 모종의 경로로 구해둔 게 있긴 하지만 괜히 업로드해 뒀다가 저작권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생략한다. 심시티 3000 리눅스 버전 iso 파일을 구했으면 인스톨러를 다운로드받는다. 베타라고 쓰여 있지만 잘 작동한다. 32비트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으면 넘어가고, 64비트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으면 미리 32비트 호환용 라이브러리를 설치해 둔다. 데비안 amd64 unstable에서 실험 결과 잘 작동한다.
다운로드가 끝났으면 구해 둔 iso 파일을 CD에 굽는다. 아직까지 loki_installer가 CD-ROM을 인식하는 건 잘하지, 루프백으로 마운트시켜 둔 CD 이미지를 인식하지는 못 하는 것 같다. 방법을 알고 있으면 제보 바란다. 그 다음 다운로드받은 인스톨러 파일에 실행 권한을 준다. Dolphin의 경우 오른쪽 클릭->속성->권한->실행 가능에 체크하면 된다. 그 다음 CD를 삽입하고 인스톨러를 실행시킨다. 일반 사용자로 실행시키면 자기 홈 디렉터리 아래, 루트로 실행시키면 /usr/local/games 아래에 설치한다. 첫 화면이 지나면 설치 경로와 구성 요소를 물어본다. 이 때 언어, Building Arcitect, 인트로 영상 설치 여부를 같이 물어오므로 필요하면 선택한다. 설치가 시작되면 CD에서 파일을 복사하고, 알아서 시작 메뉴 항목도 만들어 준다.
자 이제 시작 메뉴 항목을 통해서 심시티 3000을 실행시켜 보자. 첫 실행 시 해상도는 640×480이므로, 게임 옵션을 적절히 수정해야 한다. Geforce 8400M GS, 듀얼 모니터 환경에서 테스트해 본 결과, 1280×1024는 게임이 진행될수록 끊김 현상이 나오므로 1024×768이나 1152×864 해상도를 추천한다. 인터페이스, 도시 건설, 글꼴을 비롯한 모든 요소가 윈도용 심시티 3000과 동일하므로, 심지어는 치트키까지 똑같이 쓸 수 있다.
그러면 즐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