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작시간에

금요일 독작 시간에 끄적여 보았다.

성경 말씀에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이 있지만, 그게 어디 쉽겠는가. 실제로 원수를 두고 있거나 두게 될 것 같으면 이런 소리를 쉽게 하기 힘들 것이다. 또한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이 있다. 그 외나무다리도 외나무다리 나름인 것이, 피해갈 수 없는 다리이기 때문이다. 모든 학생에게는 대학이 그것에 해당한다. 지금은 다른 다리를 타러 가기 위해서 발악이라도 해 보고 있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입장권은 얻기 힘들고 사려는 사람은 많다는 것.

게다가 미지의 그는 요즘 나를 괴롭힌다. 잊을만하면 가슴 속 어딘가에 들어와 있는 그이기 때문이다. 그와는 언제든지 재회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는 올 때마다 모습을 바꾸면서 등장한다. 어쩌면 지금 보고 있는 모습의 그를 다시 보기 힘들 것이다. 그를 외나무 다리를 통과하고 볼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대로 될까.

KAIST로 빠지나, 서울대로 가나. 아님 유학을 가나. 그리고 자존심과 친구 중 무엇을 선택하나. 3학년 1학기는 그래서 중요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