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리눅스만 쓰고 있었을 때는 그래픽이 깨지거나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건의 발단은 어느 날 윈도로 부팅하면서부터였다. 윈도로 들어가서 즐겁게 IP 설정을 바꾸고 있었는데 갑자기 화면이 파래지면서 컴퓨터가 동작하지 않는다. 뭔가 해서 다시 부팅해 보았더니, 일단은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 진짜 문제는 다시 리눅스로 들어가서였는데, 부팅 화면에 퍼런 줄이 가지를 않나, KDE를 잘 쓰는 중에 갑자기 배경이 번쩍이면서 다운되는 등 참 다양했다.
다행히도 다시 부팅했을 때 커널 메시지를 얻을 수 있었다.
Feb 10 12:08:59 saebyuk kernel: [82830.522183] NVRM: Xid (0001:00): 13, 0003 00000000 00008297 00001b0c 1000f010 00000001
Feb 10 12:08:59 saebyuk kernel: [82830.632358] NVRM: Xid (0001:00): 13, 0001 00000000 0000502d 0000083c ffffff01 00000004
Feb 10 12:09:30 saebyuk kernel: [82860.885034] NVRM: Xid (0001:00): 13, 0001 00000000 00005097 0000194c 00000000 00000100
Feb 10 12:09:30 saebyuk kernel: [82860.969370] NVRM: Xid (0001:00): 13, 0001 00000000 00005039 00000328 00000000 00000002
Feb 10 12:09:30 saebyuk kernel: [82861.054352] NVRM: Xid (0001:00): 13, 0001 00000000 00005039 00000328 00000000 00000002
Feb 10 12:09:30 saebyuk kernel: [82861.138149] NVRM: Xid (0001:00): 13, 0001 00000000 00005039 00000328 00000000 00000002
Feb 10 12:09:30 saebyuk kernel: [82861.224289] NVRM: Xid (0001:00): 13, 0001 00000000 00005039 00000328 00000000 00000002
Feb 10 12:09:30 saebyuk kernel: [82861.306794] NVRM: Xid (0001:00): 13, 0001 00000000 00005039 00000328 00000000 00000002
아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NVRM이 고자라니! X.org 로그에는 단서가 될 만한 말들이 없어서 그냥 이 커널 메시지를 가지고 구글에 검색해 보았더니, 드라이버 문제가 된다는 말 빼고는 명확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마침 머릿속에 떠오른 건 8400M/8600M 결함에 관한 이야기였고, 왠지 이게 답일 것 같아서 델 콜센터에 전화를 때렸다.
나베르 지식KiN에서 델 콜센터로 검색을 해 보니 웬 짱깨가 받는다는 말을 해서 처음에는 잔뜩 긴장한 채로 전화를 했다. 참고로 델 개인용 콜센터 전화번호는 080-200-3800, 기업용 콜센터 전화번호는 080-854-0006이다. 델에서 전화가 오면 02-38xx 국번으로 시작하는 전화가 온다. 하여간 델 홈페이지에서 이 정보를 찾지 못해서 한참을 헤매다가 일단 개인용 콜센터로 전화를 걸어 보았다.
전화를 걸게 되면 일단 고객 구분을 물어보고, 그 다음 데스크톱인지 노트북인지를 물어본다. 그 다음 콜센터 직원에게 전화를 돌려준다. 일단 직원이 전화를 받으면, 증상을 이야기하고 서비스 태그 번호를 알려주면 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 서비스 태그 번호는 기업용 제품에 해당한다고 해서 기업용 콜센터 번호를 알려 주었고, 그래서 두 번째 번호로 전화를 다시 해 보았다.
역시나 비슷한 과정이 반복되며, 콜센터 직원이 문제를 파악했으면 기사를 불러 줄 주소를 불러달라고 한다. 때때로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으면 진단 부트 모드로 들어가 보라고 한 다음, 오류 코드를 불러 달라고 한다. 진단 부트 모드에서는 자체 테스트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며, 여기에서 나오는 오류 코드로 대략적인 고장 증상을 파악할 수 있다.
하여튼 내 경우에는 그래픽 카드 문제였기 때문에 메인보드를 교체해 주겠다는 말을 들었고, 바로 다음날 기사를 불러 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내일 기사가 학교 기숙사 쪽으로 찾아왔다. 물론 메인보드를 들고 왔다.
내 문제에 대해서 난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 새 메인보드부터 닥치고 확인해 봤다. 그래픽 카드의 파트 번호는 “G86-631-A2″라고 쓰여 있었다. 그리고 바이오스 A13 보드 리비전 A00이라고 포장지에 쓰여 있었다. 바이오스 A13은 지금은 삭제되긴 했지만 저 문제가 터지고 나서 나왔던 것이기 때문에 일단 제대로 된 부품이 들어 있는 보드라고 추정된다.
몇 분 쯤 기다리다 보니 기사가 메인보드를 해체하였다. 그리고 새 메인보드를 끼우는 동안 옛날 메인보드를 감상해 보았다. 예상대로 그래픽 칩셋은 G86-630-A2가 들어 있었다. 확실히 그래픽 칩셋의 종류가 바뀐 건 맞다.
여튼 이게 끝나고 나서 노트북을 다시 조립하였고, 기사는 서비스 태그를 설정하고 갔다. 델 노트북의 서비스 태그는 시리얼 번호와 같은 것이다. 이 번호를 가지고 모델명이나 보증 기간 같은 정보를 조회해 볼 수 있다. 기사가 가고 나서 수리 확인서를 살짝 보다가 역시 델이 본좌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튼 난 저 점 하나 때문이라도 델 서비스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기사가 학교 기숙사 쪽으로…ㅎㄷ
뭐 이제야 맥 체험한 저로써는 리눅스는 아직까지 ‘이건 뭥미’ 입니다..
델 서비스가 보증 기간 내에서는 상당히 좋죠. 하지만 보증 기간 끝나고 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