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하드 망하는 이야기

넵. 역시 델 서비스는 본좌였습니다. 지난번 서비스 때 하드디스크도 이상한 것 같다고 델 쪽에서 이야기했는데, 그 때는 하드가 멀쩡했기 때문에 따로 갈아달라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멀쩡하게 쓴 것 같은 파일을 읽어오는 데 읽기 오류가 뜨는 걸 보고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하드디스크의 상태를 알려 주기 위한 SMART라는 프로토콜이 있다. 현재까지의 하드디스크 상태 및 읽기 오류 수 등을 알려 주는 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많은 운영 체제에서 SMART를 통한 하드디스크 모니터링을 지원하며, 리눅스에서는 smartmontools라는 패키지를 설치하면 smartctl이 생긴다. smartctl을 사용하면 SMART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모든 하드디스크 정보를 볼 수 있으며, 그 중에는 사용 시간이나 발생한 오류 수, 현재 온도 등이 있다.

SMART 명령 중에는 자가 진단 명령도 있다. 실행해 보면 하드디스크 상태가 정상인지, 읽기 오류가 발생하는지를 알 수 있다. 델 진단 프로그램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모르겠지만, smartctl을 통해서 자가 진단 명령어를 내려 보니까 약속이라도 했다는 듯이 오류가 발생했다. 어딘가 블록에서 읽기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 읽기 오류 때문에 멀쩡히 잘 썼던 것 같은 파일을 읽어 오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SMART 결과가 의심스러워서 한 번 badblocks를 돌려 보았다. 그냥 badblocks만 실행시키면 너무나도 과묵하기 때문에 -vv 스위치는 꼭 붙여야 뭔가 결과를 볼 수 있다. 중반까지는 가서 중단될 줄 알았던 테스트가 0.1%도 못 가고 중단되었다. 즉 배드 섹터가 생각보다는 많았다는 것이다. 당장 외장하드 꺼내서 백업해야겠다.

물리적인 배드 섹터는 한 번 발생하면 빠르게 퍼져나간다. 물리적인 배드 섹터는 플래터가 긁히는 등 손상을 입었을 경우 대개 발생한다. 그런데 긁힘이란 것이 원래 그렇듯 한 번 긁히는 것이 어렵지 한 번 긁히고 나면 다른 부분이 긁히기는 상당히 쉽다. 따라서 한 번 하드디스크가 손상되었다면 무조건 교체를 해야 한다. 다행히도 보증 기간 1년이 얼마 남지 않아서 하드디스크는 적당히 교체하면 되겠다.

어쨌든 노트북 사고 1년 안에 주요 부분들이 한 번씩 순회 고장을 일으켜 주었으니 앞으로 노트북이 언제 어떻게 고장나지만 않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