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Archives: peremen

KDE 4 자동 조사 추가 기능

자 KDE 4에 추가되는 새로운 기능이다. KDE에는 Transcript라는 시스템이 있어서, 번역자들이 프로그램 원본 코드를 건드리지 않고 번역 메시지를 조작할 수 있게 해 준다. 메시지 처리에는 자바스크립트를 사용하며, KDE Techbase에 있는 예제 사이트에는 메시지를 모두 대문자로 바꾸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최근 kde-i18n-doc 메일링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것 중, 일본 팀에서 아래 글에 지적했던 가속기 문제를 지적했던 글이 있었다. KDE 도구 모음 설정과 같은 대화 상자에서 가속기 키의 잔해가 아직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Transcript를 사용하는 방법을 추천해 주어서 이 문제는 한국어에서도 해결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 본 것이 있는데, 만약 자바스크립트로 한국어 조사 처리를 할 수 있으면 어떨까? 였다.

어서 불을 켜고 저기에 있는 자바스크립트 파일을 편집해서 조사 자동 추가를 구현해냈다. 지금은 은/는, 이/가, 을/를만 주현해 두었고, 아주 간단하게 받침의 존재 유무만 검사한다. 이것을 IRC 채널에 공개하니까,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예상대로의 피드백이 들어왔다. ko-po-check 프로젝트의 결과물 중 하나인 조사 선택 모듈이 있어서 이것을 참고해서 개선해 나가야할 것 같다.

어쨌든 현재 자동 조사 인식이 가동되는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KDE 4 조사 자동 인식

KDE 4 조사 자동 인식

프로그램은 Konsole 4이다. 자세히 보면 저기에 있는 URL 두 개 중 하나는 단순히 영문으로 되어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한글이 추가된 것이다. 보면 을(를)과 를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kdelibs와 프로그램 곳곳에 이러한 문자열을 추가하고 있으니까, 적어도 한글에 대해서는 조사 처리가 끝날 것이다. 영문을 포함한 텍스트 같은 것의 조사 처리는 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는 목표가 아니다.

어쨌든 KDE 4에는 이런 맛좋은 눈깔사탕이 많이 들어갈 것이다.

백괴사전 亡亡亡

백괴사전 서버가 망한 것이 이제 일주일이 다 되어 간다. 시건의 발단은 월요일인가 화요일이었다. 백괴사전 서버가 갑자기 망해 버리면서 한국어를 포함한 여러 언어 백괴사전이 들어 있는 캐나다에 있는 서버가 망해 버렸다. 처음에는 이것이 한국어판 백괴사전의 문제일 줄 알았지만, 이것은 다른 여러 언어판의 문제였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 서버 관리자의 말을 빌리자면 그 쪽 인터넷에 문제가 생겼고 이것은 데이터센터에서도 잘 안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이번 기회로 아주 저 서버에서 떠나려고 한다. 백괴사전 has a problem이라는 글이 있듯이 툭하면 DB가 죽어 버린다. 가끔씩 접속 자체가 안 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며, 많은 한국 사용자들이 이 서버 때문에 불만이 많다고 한다. 과거 내 서버에서 백괴사전이 돌아가는 시절, 그 때는 참 자기들 서버에 오라고들 부추겼다. 처음에는 내가 라이선스 문제(당시에는 GFDL이긴 했음)로 거절했지만, 속뜻은 속도와 안정성 문제였다.

이렇게 된 이상 더 이상은 저런 서버에 붙기 힘들 것 같다. 많은 백괴사전 회원들이 서버 독립을 원하고 있고, 또한 그렇게 하면 메타 같은 곳에서 영향력도 줄어들고 황당한 사고도 지금보다는 적게 일어날 것이다. 그래서 지금 후원자들을 구해 보고 있지만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될까 모르겠다.

백괴사전 서버가 살아 들어 온다고 해도 지금까지의 사태 때문에 몰려 올 후폭풍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도 감당이 불가능해 보인다. ㅁㄴㅇㄹ

시험기간

자 지금부터 일정이 대강 ㅁㄴㅇㄹ해지기 시작했다.

  • 10월 17일: 정보과학특론 퀴즈
  • 10월 18일: 수3 퀴즈
  • 10월 20일: 성균관대 면접
  • 10월 23일: 미적2 중간고사
  • 10월 26일: 정보과학회 포스터 발표
  • 10월 29일~11월 5일: 리츠메이칸 Super Science Fair
  • 11월 6일~11월 10일: SAC
  • 11월 9일(예정): 카이스트 최종 결과 발표

헥헥. 나 이제부터 뭘 어떻게 해야 하지. KDE 4 번역 작업은 10월 23일까지 중단할 수 있다고 해도, 그 다음부터는 아주 저 정신없는 일정들을 다 소화해 내면 KDE 4는 RC 버전까지 가 있을 것이다. 목표치인 KDE 4 릴리즈 전까지 40% 번역률 달성도 이루고 싶고… 답답하다.

국산 리눅스 배포판에 대한 생각

최근 KDE 번역을 테스트해 본다고 국산 리눅스 배포판을 두 개나 깔아 보았다. 하나는 한소프트 리눅스 오픈에디션 3이고 또 하나는 딛고 2005이다. VirtualBox 안에다가 리눅스 위에 리눅스(!)를 까는 식으로 설정해 보았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VirtualBox 커널 모듈도 잘 올라왔고 게스트 확장도 잘 작동했다. 그러나 이들이 보여 주었던 번역이나 문서 품질은 실망스러웠다.

나는 번역 품질을 주로 KDE 위주로 검사하였다. 한소프트 리눅스 오픈에디션 3을 보면 KDE를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은 있었다. 그렇게 KDE를 켜고 나니, jachin 님이 한 때 말했던 것처럼 “알바를 고용해서 번역한다”는 말이 왠지 진짜 같았다. 번역률 자체는 높았지만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다가왔다. 그래도 일부 설정 모듈 번역에서는 KDE 4 SVN을 다듬어 갈 만한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기대했던 도움말은 실망으로 끝났다. 없었다.

자 그 다음 딛고 2005를 깔아 보았다. 부요라는 것이 믿기 힘든 물건이라고 해도 정부 돈을 들여서 개발했다고 하니깐 뭔가 좋은 게 있을 줄 알았다. 자 기본 그놈 데스크톱 환경은 양호하다. 그러나 KDE는… KDE는… 한소프트 리눅스의 것을 거의 손도 안 보고 가져온 것 같다. KLDP에 떴던 CD를 택배로 보내 준다는 말에 혹해서 매뉴얼이라도 보자 했더니 정말 간단한 사용 안내서였다. 하지만 매뉴얼과 CD 케이스 제작비가 워낙 비싸 보여서 택배비 3500원이 결코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

딛고 2005 CD 케이스

딛고 2005 CD 케이스. 3500원이 아깝지 않았다.

이제 외국산 배포판들도 한국어 환경을 완벽하게 지원해서 더 이상 국산 배포판의 메리트가 없어진 상황에서, 국산 배포판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한국어로 작성된 문서 뿐이다. 전번 10월 6일 했던 이야기 중 “GUI 번역은 쉽다. 그러나 문서 번역은 전문 집필가가 도와 줬으면 한다”는 말이 있었다. 외국산 배포판은 영어 문서가 풍부하지만 실제로 읽기 위해서는 또 노력을 해야 한다. 무조건 우리 것을 고집하기보다는, 우리 것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으로 다가가는 것이 앞으로의 리눅스 산업 발전에도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번역물을 자기 혼자 쓰지 말고 다른 배포판 사용자들과 공개하기 위한 업스트림과의 활발한 교류도.

추신: 혹시 제가 테스트해 보지 못한 국산 배포판 중에서 KDE 번역이 잘 되어 있는 배포판은 항상 구합니다. 책임지고 업스트림에 넣어 드리겠습니다.

Nightlife

우리 학교에서는 밤에 어디 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 안 그래도 귀교 시간은 10:30까지로 정해져 있고 (그나마 점호가 11:50이기 때문에 어디 나갔다 오면 1시간 20분을 벌 수는 있다만) 학교도 산 구석에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밤 풍경을 보지 못하게 된 것이 아쉽기는 하다. 저번에 10월 6일 모임을 끝내고 부산역에서 학교로 가면서, 거리의 밤풍경을 좀 훑어보다가 왔다.

부산역에서 10:50에 도착하는 KTX를 타고 와서 지하철 플랫폼에 들어간 것이 11시였다. 부산역이 한산했던 모습은 그 때 빼고는 보지 못했다. 밤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돌아가는 사람들. 적긴 했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니 새로웠다. 지하철 플랫폼에서도 11시답지 않게 사람들이 많았다. 다들 사연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11시 5분에 들어온 열차를 낚아서 타고 서면까지 갔다.

우리 학교에 가려면 서면에서 2호선 동의대역으로 간 다음 거기에서 택시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그러나, 1호선 열차가 늦게 온 것을 보고 2호선 열차를 지금 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서면역에서 내렸다. 학교 쪽으로 가는 출입구에 내린 다음 학교까지 택시를 타고 올라가겠다는 생각이었다. 11시쯤 되니 대부분 건물들은 셔터를 내렸고, 그 앞을 쓸쓸히 지키는 노숙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들을 지나치고 근처에 있는 택시를 탄 다음 “한국과학영재학교요” 하는 말 한 마디만 한 다음 잠시 눈을 붙였다.

택시가 학교 교문에 도착한 것은 11:30. 다행히도 내가 돌아올 시간을 딱 맞추었다. 4000원 정도 하는 돈을 드리고 나온 다음 바로 기숙사로 가서 눈을 붙였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부산 밤 거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