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여행

2010년 겨울 내일로 여행기: 제 6일

도중에 학교가 개햑하는 등 여러 일이 생겨서 6일차 여행기는 좀 늦어졌다. 6일차에는 전라선 익산-순천 구간과 경전선 순천-삼랑진 구간을 둘러보고, 부전-기장까지 새마을을 탔다가 기장 쪽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기로 했다. 전라선은 KTX-2를 투입한다고 한창 복선 전철화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경전선은 뭐 시골 버스 타고 간다는 기분으로 타면 된다. 서대전역으로 가서 여수행 무궁화호 열차를 잡으러 갔다. 경전선은 부전-목포 열차가 잘 없기 때문에 여행할 때 시간을 잘 잡아서 가지 않으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서대전역을 떠나는 화물 열차

서대전역을 떠나는 화물 열차

8시 56분 서대전역에서 전라선 경유 여수행 무궁화호를 탔고, 12시 1분에 순천역에 도착한다. 전라선도 은근히 사람이 많았던데다가 전날 밤 제대로 못 잤던 잠 덕분에 전라선 구간의 사진은 제대로 찍진 못했다. 하지만 복선 노반을 확보하고, 일부 선로는 이설시키고, 전차선을 올리는 장면까지는 볼 수 있었다. 적당한 신호 장비만 갖추어 준다면 KTX-2가 고속선을 달리지 않고도 충분히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 호남선과는 달리 산지들이 군데군데 보이는 전라선을 달리다 보니 어느덧 열차는 순천역에 도착했다.

순천역 승강장

순천역 승강장. KTX-2를 세울 예정이라서 10량 표시가 보인다.

순천역 승강장 통로

순천역 승강장 통로

최근 순천역은 신역사가 개업하여, KTX-2가 정차할 수 있는 위치까지 설정해 두었다. 호차 번호가 10까지 올라가 있는 건 다분히 KTX-2를 배려한 설정이라고 봐야 하는 게, 일반 열차 중에는 10량짜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역사 건물과 승강장은 통로로 이동해야 하며, 역 건물 자체는 흔히 볼 수 있는 유리궁전 스타일이긴 하다. 역사가 옆으로 워낙 길어서 한 사진 안에 담기도 힘들어서, 역사 중간 쪽을 찍어 보았다. 경전선에 군데군데 RDC가 보이긴 하지만, 부전-목포간은 아직도 기관차+객차 편성으로 운행한다. 12시 25분에 들어오는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이런저런 사진을 찍어 보았다.

순천역 역사 내부

순천역 역사 내부

순천역 신역사

순천역 신역사

순천역 구내 RDC

순천역 구내 RDC

부전역 예상 도착 시간은 17시 11분. 같은 거리를 고속 버스로 타면 저것보다는 더 빨리 들어갈 수야 있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경전선은 전혀 개량되지도 않았다. 그나마 진주 서쪽 구간은 KTX-2 투입이 예정되어 있어서 한창 전차선 올리고 선로를 이설하고 있다. 개량 작업이 다 끝나면 폐역도 많이 생기고 영업 거리도 수십 km 줄어든다. 어차피 열차가 제 속도도 못 내니, 경북선에서 도전했다가 반쯤 성공한 역 사진 다 찍기 놀이나 해 보기로 했다. 순천-진주 사이는 아직까지 개량의 손길이 못 미쳐서 시골 철길 풍경이 그대로 나오고, 북천역은 코스모스를 테마로 꾸며 두었다.

광양역

광양역

코스모스 테마로 꾸민 북천역

코스모스 테마로 꾸민 북천역

진주역 이후로 가니 뭔가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 마산과 창원쯤으로 접어드니 아무도 안 탈 것 같았던 차에 사람들이 엄청 타기 시작했다. 진주 동쪽 경전선은 한창 작업 중이라서 군데군데 공사 현장이 보이고, 신선과 기존선이 마주치는 지점은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마산역과 창원역 둘 다 KTX 투입 대비 중인지라 임시 승강장만 깔아두고 그 뒤쪽으로 큰 역사를 짓고 있었고, 그쯤 오니 전차선 세우는 게 보였다. 정작 삼랑진 및 미전선 쪽은 아직까지도 단선에 전차선이 올라갈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본선이 끝나야 연결선을 다듬을 수 있겠지.

오후 5시가 다 되어서 부전역으로 들어갔다. 여기에서 버스나 지하철로 집에 갈 수도 있지만, 기왕 공짜 열차를 탈 수 있다면 최대한 집하고 가까운 해운대역까지 가 보기로 했다. 마침 서울행 새마을호 열차가 출발 대기하고 있어서 무작정 올라탔다. 부전-해운대 사이는 가끔 타 보기 때문에 해운대 해변을 감상하고 송정이나 기장에서 집으로 가기로 했으나, 기장역에 새마을 열차가 도착하니 부전행 새마을과 교행하고 있길래 해운대까지 다시 새마을을 타고 들어갔다. 의도하지 않았던 성과다.

부전역 구내 RDC

부전역 구내 RDC

집에 와 보니 저녁 7시인가 8시가 되었다. 여행 다니는 동안 학교 기숙사에서만 지낸 탓에, 세면도구도 많이 챙겨오지 못해서 제대로 씻지 못했다. 비록 경전선 순천-목포, 전라선 순천 이남, 동해남부선을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이들 노선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고 하루 남긴 내일로 여행을 끝내기로 했다. 이번에는 귀찮아서 내일로 이벤트를 찾아보지 않았지만, 여름에 내일로를 끊을 기회가 있으면 이벤트도 찾아볼 예정이다.

오늘 탄 구간 및 운임:

  • 무궁화 #1501 서대전 8:56->순천 12:01 \13,600
  • 무궁화 #1954 순천 12:25->부전 17:11 \13,300
  • 새마을 #1062 부전 17:20->기장 17:52 \4,700
  • 새마을 #1055 기장 17:54->해운대 18:10 \4,700
  • 합계 \36,300, 누적 합계 \169,600

2010년 겨울 내일로 여행기: 제 3,5일

이렇게 이틀만에 대한민국 동쪽 노선은 동해남부선 빼고 다 둘러봤다. 대전에 학교 와서 잠 잘라던 거 룸메놈과 이야기하면서 다 설치고, 아는 지인이 있는 광주와 군산을 찍기로 했다. 도중에 학교에서 일이 적당히 터져 주셔서(…) 4일째는 그냥 대전에 머물면서 이런저런 삽질을 했다. 본전 뽑겠다는 정신으로 3일 연속으로 거의 기차만 타고 다녀서 피곤하기도 했다. 아무튼 오전 6시 15분에 대전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를 타고 광주역으로 가기로 했다. 어 잠깐 광주 가는 열차는 서대전역에서 타야 하는 거 아닌가여?

맞긴 하다만, 아직까지는 1일 왕복 각각 2편성씩 대전-광주 무궁화호가 있다. 새마을 격하 무궁화 객차가 투입된다는 소문도 들었고, 평소 열차가 잘 안 다니는 구간을 타 본다는(이라고 해 봤자 임시열차만큼은 아니지만) 재미가 있어서 5시에 어떻게든 일어나서 광주역으로 가는 무궁화를 타기로 했다. 내가 갔을 때 대전역은 2층에 있는 각종 매장이 공사를 하고 있어서 간식거리 하나 사먹을라 해도 힘들었다. 대전역 가락국수는 여러 번 먹어도 봤고, 가격대 성능비도 꽤 괜찮았다. 아무튼 역으로 내려가서 열차를 봤다.

발전차 없는 전기기관차에다가, 예상했던 구특전이 아닌 리미트 객차가 들어왔다. 나름대로 어예. 호남선 서대전 이남 구간은 한 번도 탄 적이 없어서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기대되었다. 대전에서 논산까지는 산 때문에 아직까지도 급곡선이 난무하며 개량은 해야할 듯 하지만, 논산 이남은 KTX 넣으면서 논산 이북과는 달리 선로를 펴 놓았다. 고속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신호 장비만 잘 해 두면 시속 180은 넘게 밟을 수 있어 보인다. 광주선을 타기 전 갑자기 제동이 걸렸고, 그 주변으로 아주 질주를 했다고 기억한다. 방송은 신호 관계상 멈췄다고 했지만, 분기점까지는 좀 남은데다가 선로 한복판이라서 비상 제동 느낌이 왔다. 경부선을 타 보면 산과 고개를 넘으면서 중간에 도시가 보이지만, 호남선은 가도가도 평야만 계속 나오고 가끔씩 도시가 보인다.

극락강역

극락강역

광주역 승강장

광주역 승강장

광주선으로 진입한 다음 KTX 교행을 볼 수 있다는 극락강역을 지나 광주역으로 왔다. 중간에 전남대로 가서 지인을 만난 다음 광주 CGV로 가서 아바타 IMAX를 감상하고, 광주 터미널 안에서 점심을 해결한 다음 대전으로 올라왔다. 돌아올 때는 객차형 새마을호 5호차 자유석을 점ㅋ령ㅋ해서 왔다. 내장은 동차형과 비슷하며, 동차형과는 달리 동력 장치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새마을 객차가 상대적으로 무궁화보다는 방음이 잘 되어 있어 보인다. 서대전역까지 온 다음 학교로 가서 푹 쉬었다.

객차형 새마을호

객차형 새마을호

다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군산으로 가는 열차를 탔다. 대전에는 아주 비가 퍼부었고, 입고 갔던 고어텍스 소재 잠바는 비를 아무리 맞아도 마른 곳에 좀 있으니 알아서 물기가 사라졌다. 면 소재였다면 꿈도 못 꿨을 것이다. 서대전역에서 장항선 경유 용산행 열차를 타면 군산까지 갈 수 있다. 장항과 군산이 철도로 연결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아서, 익산역을 지나 장항선으로 진입해 군산역으로 가는 철길은 상태가 상당히 좋았다. 복선 노반은 미리 확보해 두고, 오른쪽에만 궤도를 깔아 뒀다. 이번에 탄 무궁화는 리미트 객차가 없어서 무작정 1호차로 갔는데 인테리어가 어찌 싸궁화틱하다. 2009년에 일부 무궁화 좌석을 개조하면서 내장재가 상당히 싸궁화(…)틱해졌다.

2009년 개조 무궁화호 내장

2009년 개조 무궁화호 내장

군산역

군산역

군산 내흥동 유적전시관

군산 내흥동 유적전시관. 볼 건 그렇게 많지는 않다.

군산에 오긴 했는데 사람이 안 보인다. 옛 군산역은 군산 도심에 있었고, 군산시의 구조는 위아래로 짧고 옆으로 넓다. 새 군산역은 옛 군산역의 상대적으로 먼 동쪽에 있으며, 연결 교통편은 많이 확보해 둔 듯 하나 개별 노선 배차는 여전히 안습이다. 군산역 타는 곳과 역사는 서로 나뉘어 있으며, 역사 2층에는 현 군산역 부지인 내흥동에서 발굴된 유적 전시관이 있다. 조그마한 공간이기 때문에 군산역에 왔으면 한 번 들렀다 가면 좋다. 아무튼 군산역에서 3번 버스를 타고 군산상고까지 가는데, 군산역을 벗어나 뭔가 시가지가 있는 곳까지 가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렸다. 이러니 철도를 자연스럽게 안 타게 되는거지. 군산시의 모든 버스는 LED 행선판에 주황 도색을 한 듯 보였고, 50만 국제관광기업도시 군산건설의 압박(…)이 심했다. 내가 아는 누구는 50만, 국제관광군산, 기업도시건설이라는 정거장이 있는 줄 알았다(…)고 했다. 차라리 거따가 LED를 달고 슬로건을 다른 데 달지.

군산 시내버스

군산 시내버스 1번. 50만, 국제관광군산, 기업도시건설에 서는 건 아니다.

군산에 있는 지인의 집에 간 다음 군산 이마트로 갔다. 군산에서는 바깥쪽에 있지만, 장항과 군산이 연결되면서 장항 쪽 사람도 많이 온다고 한다. 거기 1층 중국집 짜장면이 3800원인가 해서 그걸로 점심을 해결하고 페이퍼코리아선 답사나 하기로 했다. 군산 이마트를 나와서 남쪽으로 가면 웬 철길이 하나 깔려 있고, 서쪽은 군산화물역 방향, 동쪽은 페이퍼코리아 방향이다. 철길 상태는 아래 사진을 보면 안다. 이래서는 철송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페이퍼코리아선을 따라 걸으면서 군산화물역 근처까지 왔고, 군산화물역에서 오랫동안 버스를 기다린 다음 군산역으로 가서 장항선 열차를 탔다.

군산 이마트 주변 페이퍼코리아선

군산 이마트 주변 페이퍼코리아선

위험하긴 한데 텃밭이 있다

위험하긴 한데 텃밭이 있다

건널목 경고문이 붙어 있어야 할텐데

건널목 경고문이 붙어 있어야 할텐데 쓰레기 수거 협조문이 있다.

이젠 아주 아파트 공사까지

군산화물역에 거의 다 왔다. 이젠 아주 선로를 무시하고 아파트 공사까지 한다.

군산화물역 뒤편

군산화물역 뒤편. 철길은 현재 막혀 있다.

군산에서 익산을 거친 다음 서대전역으로 갈 수도 있었으나, 장항선 완주를 노리고 천안으로 올라갔다 대전으로 가 보기로 했다. 확실히 장항선은 개량 공사 탓인지 속도도 잘 내 주었고, 복선 노반을 확보해 둬서 궤도는 오른쪽에만 깔려 있다. 반대쪽 노반은 교량의 경우 도상이 안 되어 있으며, 평지의 경우 흙이 그대로 보인다. 나중에 복선화 및 전철화가 필요하면 궤도 하나만 더 깔면 되도록 해 두었다. 신창부터 천안까지는 광역 철도가 운행한다.

천안역에서 대전으로 내려오는 새마을을 잡는데, 이게 무슨 이유인지 10분 연착되었다. 천안역에 도착하자마자 서부역에서 동부역까지 뛰어야 간신히 열차를 잡을 줄 알았는데, 막상 타는 곳에 와 보니 열차가 지연되었다고 해서 좀 김이 많이 빠졌다. 서울발 마산행 새마을이라 그런지 중간에 카페객차가 없어서 맨 앞 1호차를 타고 대전까지 온 다음, 저녁으로 가락국수 한 그릇을 비우고 학교로 되돌아갔다. 전라선 및 경전선 탑승을 했다가는 얼마나 피로가 쏟아질지, 일단 잠이나 자자.

이틀간 탄 구간 및 운임:

  • 무궁화 #1461 대전 6:15->광주 9:03 \11,900
  • 새마을 #1114 광주 16:00->서대전 18:15 \11,500
  • 무궁화 #1576 서대전 9:50->군산 11:19 \6,200
  • 새마을 #1162 군산 17:01->천안 19:21 \11,900
  • 새마을 #1035 천안 19:30->대전 20:18 \6,200
  • 합계 \47,700

2010년 겨울 내일로 여행기: 제 2일

강릉역에서 잠깐 노숙한 다음 6시에 출발하는 무궁화호 1671 열차를 타고 영동선 정ㅋ벅ㅋ을 위해서 영주로 갔다. 중앙선 비전화구간을 거쳐서 동대구로 가는 열차이지만, 영주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관차 교체 없이 강릉역에서 바로 디젤기를 달고 동대구로 간다. 주 목적은 영동선으로, 스위치백 감상도 겸하고 있다. 헌데 기차 안에서 노숙을 한 나머지 피로가 제대로 안 풀려서, 영동선 초반과 스위치백까지는 거의 잠 자면서 통과했다. 오전 7시쯤 되어서 해가 떴을 때 눈을 떠 보니, 다행히도 스위치백은 지나지 않았다.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열차는 한 번 뒤로 갔다가 다시 앞으로 올라가고 있었고, 선로 아래쪽을 쳐다보니 진짜 높이 올라오긴 했다. 스위치백을 통과한 다음 역 사진이나 찍으면서 가자 했는데, 정작 건진 건 춘양역 뿐이다.

영동선 춘양역

영동선 춘양역

일단 영주역에 도착한 다음 맞이방으로 들어갔다. 영주역에서 내일로 티켓을 발급한 사람을 위한 이벤트로 역 한켠에 남녀 침대차 각각 1대씩을 갖다 둔 게 보였다. 침대차 보기는 하늘의 별 따기인지라, 안에 들어가 보고는 싶었으나 그냥 나왔다. 역 밖으로 나와 보니 과연 내륙답게 눈이 잘 쌓여 있었다. 다음 열차는 무궁화호 1793 열차로, 모 백과사전 설명처럼 경북선 역들이 그렇게 수요가 없는가 궁금해서 타 봤다. 10시 30분 출발 열차이고, 앞에 등장한 기관차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봉.고. 이게 왜 경북선으로 들어가는가 좀 의아해 했다. 경북선 무궁화는 전역 정차인만큼 사람 태워봤자 얼마나 태울까 싶었는데…

영주역 기관차와 침대차

영주역 기관차와 침대차


영주역

영주역


경북선 봉고

경북선 봉고

당장 상주역에서부터 사람들을 엄청 태웠다. 게다가 무려 자동 안내방송이다. 무궁화호 자동 안내방송을 몇 번 들어보지 못해서 더 신기했다. 점촌역으로 와 보니 901호 증기 기관차가 유치되어 있다. 1994년에 중국에서 사 왔다가 IMF 크리와 수요 부족으로 2000년쯤 운행이 중단된 채 방치되었고, 결국 최근 와서야 화물 취급 받으면서 점촌역에 운행 중단한 상태로 모셔져 있다. 점촌을 지나 온갖 역에 다 서면서 승객들을 다 끌어 모으니 완전히 빈 차로 가지는 않았다. 김천 거의 다 와서는 로윈 공장이 옆쪽에 보이고, 김천을 지나니 경부선 무궁화처럼 사람들이 많이도 탔다.

점촌역에 있는 901호 기관차

점촌역에 있는 901호 기관차


점촌역

점촌역


상주역

상주역


옥산역

옥산역

동대구역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이번에는 대구선 및 중앙선을 경유하여 영주로 다시 올라간다. 시간표에는 없어서 몰랐는데 4410 열차? 열번은 마치 임시열차 같아서 내일로로 탈 수 있는가도 궁금한데 무궁화? 내일로로 승차 가능? 굳. 동대구역에서 타려던 1674 열차보다 어쨌든 빨리 출발했기에 과감히 바꿔탔다. 요금은 일반 무궁화와 같으며, 경상북도의 각 지역별로 내외부 도색이 되어 있으며, 까페차에서 파는 물건도 달랐다. RDC치고는 무려 LCD 모니터도 달려 있어서 각 지자체 홍보 영상 및 현재 위치가 안내되었다. 아직 운행 초기인지 지자체 영상이 여러 번 반복해서 나오는 등 미숙한 면도 보였다. 좌석 배치는 공항철도 직통열차 좌석처럼 되어 있으며, 아마도 양 끝 LCD 모니터 때문인 듯 하다. 그래 봐야 공철 직통이나 KTX와는 달리 자리를 돌릴 수 있다. 어르신들이 관광 열차라는 말 때문에 돈 더 내야 하는 거 아닌가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보였다. 재미난 볼거리 덕분에 영주까지는 지겹지 않게 왔다.

뜬금없는 임시열차틱한 4410 열차

뜬금없는 임시열차틱한 4410 열차


경북관광순환열차 외형

경북관광순환열차 외형


경북관광순환열차 내부

경북관광순환열차 내부

이제 영주에서 제천, 제천에서 대전역으로 간 다음 학교에서 자면 된다. 겨울방학 때 학교에 남은 룸메놈에게 전화를 해 봤더니, 겨울방학 임시 룸메이트가 가서 기숙사 방이 비었다고 전했다. 덕분에 동아리방 수면은 면했다. 영주역에 진입한 다음 기관차 교체를 고려해서 시간표가 짜여 있어서, 기관차 교체가 빨리 끝나면 지연 회복도 가능해 보였다. 1612호 무궁화 열차를 타면 제천역에서 환승할 수 있는 시간이 칼같이 10분이라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열차가 지연되지 않아서 환승은 무리없이 했다.

제천역

제천역

제천역에서 플랫폼을 건너가 충북선 열차로 갈아타고 대전으로 왔다. 중앙선 쪽 구간은 산지가 좀 많지만, 청주 시내쯤 오니 그냥 평지를 지나가고 있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대전행 열차를 타는 사람도 내리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청주역을 잠깐 지나니 뭔가 플랫폼이 확 넓어지면서 저기 저 구석에 오송역이라는 화물 전용역이 보이고, 그 위로 KTX 선로와 오송역 구조물이 올라오고 있었다. 지금 당장 역 주위를 보아도,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다. 이러다가 나중에 진짜로 역 지어지면 충북선 열차 정차시킬 기세다. 1900년대 초반 호남선이 대전분기로 지어지면서 대전시가 발전하는 걸 기대하고 오송분기를 각목 써서 끌어온 듯한데, 지금은 2000년대다.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대전역으로 들어온 다음 도시철도로 갈아타고 학교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하루 몇 편 없는 대전발 광주행 무궁화를 타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야 했기에 피곤함을 무릅쓰고 일어나야만 했다.

오늘 탄 구간과 구간별 운임:

  • 무궁화 #1671 강릉 6:00->영주 9:54 \12,100
  • 무궁화 #1793 영주 10:30->동대구 13:24 \11,800
  • 무궁화 #4410 동대구 15:40->영주 18:18 \9,600
  • 무궁화 #1612 영주 19:27->제천 20:30 \4,000
  • 무궁화 #1716 제천 20:40->대전 22:54 \9,900
  • 합계 \47,400

2010년 겨울 내일로 여행기: 제 1일

이번 겨울방학 계획은, 방학 초, 그러니까 1월 4일을 낀 주에 서울에 있는 한의원을 들리는 김에 내일로 끊어서 전국 철도노선을 정ㅋ벅ㅋ하고 그 다음부터 Noah3K 개발 및 DS PT 공부를 잡아 놨다. 한파 소식이 들려오면서, 이 계획은 본질적으로 어긋났다. 1월 첫째 주 한파는 뉴스에도 나와서, 그 때 서울을 비롯한 북쪽으로 올라갔다가는 정ㅋ벅ㅋ이고 뭐고 얼어붙을 수도 있었다. 하긴 수도권 전동차들 출입문이 얼어붙었기에 내일로 타고 다녔다가는 좌석을 못 잡을 가능성도 있었다. 이것과 더불어 여러 복잡한 일들, 한의원 예약 등이 겹치면서 1월 16일 시작까지 미루어졌다. 뭐 덕분에 방학 후반부 계획이 거의 다 끝장났지만.

여튼 이런 일이 있어서 1월 16일 한림정역에서 RDC를 타고 내일로 여행을 시작했다. 16일에는 오후 2시까지 서울에 있는 한의원을 가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서 내일로로는 커버가 되지 않는 KTX를 탔다. 경부선 구간이야 KTX, 새마을로 완주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내일로에서는 경부선은 최대한 피하는 쪽으로 계획을 짰다. 일단 한림정 역에서 동대구행 무궁화 1904 열차를 기다렸다. 한림정역 현재 승강장 바로 뒤로는 경전선 복선전철화 신 역사가 지어지고 있었고, 노반 자체도 이 글 쓴 시점에서 어느 정도 갖춰져 있었다. 봉하드리프트부산신항선의 기능도 겸하는 구간이기에 공사가 빨리 올라가는 듯 하다.

저 뒤로 보이는 게 경전선 신선

저 뒤로 보이는 게 경전선 신선

동대구행 무궁화 #1904, RDC

동대구행 무궁화 #1904, RDC

두 번이나 이설되는 낙동강 철교

두 번이나 이설되는 낙동강 철교

동대구역에 와 보니, 부산역처럼 경부선 KTX 2단계 개통을 대비한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공사하는 건 부산역처럼 덮이지 않은 플랫폼을 덮고 추가 건물을 짓는 것이다. 덕분에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깔끔했던 동대구역 플랫폼에 가림막이 올라가고 난리가 났다. #354 열차가 거의 바로 들어와서 동대구역을 자세히 둘러볼 수는 없었고, 바로 KTX 열차로 몸을 옮겼다.

서울 도심에 있는 한의원에 갔다가 바로 무궁화 #1821로 갈아탔다. 경원선은 통근열차 타려면 저기 소요산까지 올라가야 했고, 경의선은 수도권 전철 개통 덕분에 통근열차가 문산-도라산까지로 대폭 축소되어서 내일로로 커버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경춘선도 수도권 전철이 뚫리면 이런 짓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완주한다는 생각으로 남춘천행 무궁화호를 닥치고 탔다. 동해남부선과는 진짜 비교되게끔 일부 구간은 신선에 터널로 이미 이설했고, 복선 궤도도 일부 구간에는 올라가 있다. 겨울에도 워낙 MT를 많이 가는지 탈 때부터 앉아서 가기도 힘들었다. 가평이나 강촌쯤 가야 자리가 보였다. 남춘천역과 춘천역은 한창 공사 중이었고, 춘천역 앞에서 막국수를 먹은 다음 청량리로 되돌아왔다.

경춘선 가평역

경춘선 가평역

경춘선 남춘천역

경춘선 남춘천역

작동하는 게 더 신기

작동하는 게 더 신기한 리미트 무궁화 객실 LCD

청량리역에서 약 2시간 정도를 기다린 다음 강릉행 무궁화 열차로 갈아탔다. 청량리역을 출발하야 제천까지 중앙선을 통과하고, 제천에서 동백산까지 태백선, 동백산에서 강릉까지 영동선을 통과한다. 도중에 스위치백 구간이 있어서 그걸 기대하고 탔다. 청량리에서는 확실히 사람이 많아서 덕소를 지나 앙평까지는 기관차 바로 뒤에서 구동음을 들으면서 갔고, 양평쯤에서 객실로 들어가서 앉았다. 확실히 중앙선의 수도권 전철 공용 구간은 최근에 깔려서인지 속도도 팍팍 내고 터널도 많이 보인다. 용문역을 지나서는 아직 복선화 공사는 덜 되었다. 원래 계획은 영동선 스위치백을 볼 때까지 깨어 있기였으나…

청량리발 강릉행 무궁화 열차의 기관차

청량리발 강릉행 무궁화 열차의 기관차

… 도중에 세수 한 번 하고 나서 곯아떨어진 다음 어느새 열차는 동해를 지나 강릉까지 다 왔다. 눈 떠 보니 사람들이 왠지 아무도 없길래 뭔가 일이 꼬인 듯 했다. 스위치백 구간과 중앙선 루프터널을 통과했다는 분함 때문인지 열차에서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뭐, 어차피 강릉역에서 어디로 되돌아가려면 영동선을 다시 밟아야 했으므로 스위치백은 다시 볼 수 있었다(만 이것도 졸아서 놓칠 뻔 했다.)

강릉역 ATIM에도 블루스크린

강릉역 ATIM에도 블루스크린

강릉역 야경

강릉역 야경

오늘 탄 구간과 구간별 운임:

  • 무궁화 #1904(RDC) 한림정 9:55->동대구 11:01 \4,800
  • KTX #354 동대구 11:15 ->서울 12:57 \41,100
  • 무궁화 #1821 청량리->남춘천 \5,600
  • 무궁화 #1832 남춘천 18:40->청량리 20:34 \5,600
  • 무궁화 #1642 청량리 22:40->강릉 4:57 \22,200

GCDS 2009 여행기 – 일곱째날(귀국)

호텔에서 짐을 싸고 체크아웃을 하러 프론트로 갔다. 2005년 호주에서 첫 선을 보인 ‘돌아올 때 짐 더 줄이기’ 스킬은 이번에 좀 불안불안했다. 여태까지는 해외 여행을 갔다 오면서 짐이 거의 같거나 줄어드는 게 대부분이지만, 이번 비치타올은 제대로 크리다. 게다가 ‘오 한국 만화다’하면서 충동구매했던 한국 만화책들의 부피는 오늘따라 웬수같던지. 아무튼 체크아웃을 하고 안전 보관소 열쇠를 맡기려는데 갑자기 웬 종이를 내놓으란다. 안전 보관소 열쇠 종이가 분명히 어디 있었을 텐데 하면서 종이를 넣어뒀을법한 곳을 다 뒤졌다. 다행히도 종이를 찾아서 보증금은 돌려받을 수 있었다.

별 하나짜리 Catalina Park 호텔에 작별 인사를 하고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갔다. 오전 9시경이라서 그런지 사람은 별로 없었고, 나와 같이 공항으로 가려는 사람들이나 좀 있었다. 가까스로 짐을 챙긴 가방을 버스 화물칸에 밀어넣고 공항까지 약 30분 정도를 자다 갔다. 카나리아 공항에서 체크인을 끝낸 다음 마드리드까지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사촌동생 선물할 카나리아 인형과 카나리아 제도를 나타내는 장식품을 좀 골라잡았다.

이베리아 항공 비행기를 타니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 T4s에 떨어졌다. 대한항공 비행기를 잡으려면 T1까지 저 멀리 가야 하는데, 그 과정이 좀 복잡하다. 일단 T4s에 내린 다음 지하로 내려가서 T4로 가는 무인 철도를 타야 한다. 제조사 패찰이 어디 달려 있을까 내심 궁금했는데 의문을 풀어 줄 무언가는 안 보였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내린 다음 패찰을 찾아보려니까 빨리 내리라는 협박성 멘트 때문에 모른 채로 내렸다. T4를 다시 빠져나와서 T1/2/3으로 가는 버스를 잡아 타면 된다. 이번에도 또 안내방송에 낚여서 T2에 내린 다음 무빙워크를 걸어서 T1 저 구석에 있는 대한항공 카운터로 갔다.

게이트로 들어가면서 보안 검색을 거치는데, 이게 또 같은 유럽이지만 독일과는 달랐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벗어날 때 내 주머니에 노키아 N810에서 나오는 케이블을 묶는 가는 철사가 들어 있었는데, 이 철사가 보안 검색에 걸려서 5분 가까이 지체된 기억이 났다. 반면 스페인에서는 엄청나게 절차가 허술했다. 대강 손으로 뭔가를 더듬더니 아무것도 없으니 보내 줬다. 각종 액체들 가지고 벌인 잠깐의 소동은 둘째쳐도. 더 충격적으로, 스페인에 들어올 때 썼던 입국심사 카드의 출국용 부분을 여권 심사관이 가져가지 않았다! 다음에 다시 유럽으로 들어올 때 뭔가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 때 가서 볼 일이다. 난 분명히 심사관이 놓칠까봐 카드를 보여줬지만 안 가져갔다. 어쨌든 스페인 출국 스탬프를 받고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 터미널 A를 전ㅋ세ㅋ내서 놀고 있었다. 가게들도 문을 다 닫았고 비행기 출발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사람도 없었다.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 터미널 A 전세 인ㅋ증ㅋ

열 시간에 가까운 비행 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기다리는 사람도 없어서 공항철도 직통열차를 잡아 타러 먼 거리를 걸어갔다. 도착해 보니까 날짜는 그새 하루 지나 있었고, 시간은 오후 4시에 가까웠다. 긴장된 남북 관계 탓인지 북한 영공을 살짝 스치지도 않고 돌아갔고, 암스테르담에서 지연된 탓인지 인천에도 예정보다 한 시간 정도 늦게 도착했다. 한 시간 배차간격의 직통열차를 놓칠라 승차권을 빨리 사서 플랫폼으로 뛰어들어갔다.

공철 직통열차 승차권 인ㅋ증ㅋ

공철 직통열차 승차권 인ㅋ증ㅋ

직통 열차를 타 보니 왜 공항철도가 공기철도인 줄 알았다. 한 칸에 나를 포함해서 일본인 관광객 4명과 한국인 두 명밖에는 없었고, 다른 칸도 상황이 다르지는 않았다. 로템 패찰과 와이브로 사용 가능이라는 말이 외롭게 느껴지기만 했다. GPS를 통해서 지상 구간의 속도를 다 재어 보아도 100km/h를 넘는 구간이 참 드물었다. 영종대교 구간에서 80을 못 넘는 건 둘째쳐도, 전체적인 평균 속도가 개판 오분 전이니 누가 탈까 의문이 든다.

김포공항햏 직통열차

김포공항햏 직통열차

작년 프랑크푸르트 왕복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놓친 게 억울해서라도 이번에는 스카이패스를 만들어서 마드리드행 마일리지를 꿀꺽했다. 스페인에서 대한항공 예약을 하려고 하니 도대체 이놈의 ActiveX는 사람 괴롭히기 십상이었고, 때마침 버박 업데이트와 맞물려 키보드 보안이 꼬여서 한국 와서 예약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 대한항공 해외 홈페이지에서는 국내선 예약을 하는 법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김포공항에 도착해 보니 공철 맞은편에서 9호선 안내판과 전광판이 기다리고 있었고, 개통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했다고 기억한다. 부산 가는 6시 40분 비행기를 잡아 타고 집으로 왔다.

이번 여행에서 제대로 느낀 점이라면, 노키아가 왜 오픈소스 진영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싶어하는지, 왜 이미지 마케팅에 신경쓰는지, 왜 트롤텍을 인수했는지 알 수 있는 자리였다. Quim Gil의 폭탄선언 ‘maemo는 Qt로 간다’는 말 한 마디에 그놈과 KDE 사람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그놈 사람들은 당황한 나머지 ID 패치를 만들어서 Qt 로고를 그놈 로고로 가려 버렸고, KDE 사람들은 공개적으로 신난다는 말을 언급하기를 자제했다. 솔직히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오픈소스 사람들은 이미지 마케팅에 약하다. 누가 오픈소스에 동참하고 누가 오픈소스를 배신하는 등의 몇 마디에도 쉽게 바뀌는 게 오픈소스 사람이다. cdrecord나 X.org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오픈소스 사람들은 순수성, 이미지를 상당히 좋아한다. 어쩌면 노키아는 이 점을 노리고, 오픈소스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 접근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도 많이 들었다.

어쩌면 오픈소스를 둘러 싼 이미지 마케팅의 정점에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이 있을 수도 있다. Qt가 GPLv3/LGPL로도 공개되면서 리처드 스톨만도 ‘Qt는 이제 괜찮다’고 인정했고,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에서 각종의 스티커를 공급하는 게 좀 신기해 보일 수도 있다. Bad Vista와 GPLv3 스티커, Linux Inside 스티커는 일치감치 동이 나서 행사장 주변 식당까지 습격했다. 오픈소스 사람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데 각종 스티커와 티셔츠로 치장한다는 점, 그 둘의 주목 효과가 크다는 점을 잘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행사장 근처 식당을 점령한 Bad Vista 스티커.

행사장 근처 식당을 점령한 GPLv3 스티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우리나라 개발자들도 이런 행사에 많이 참여해서 영향력과 지명도를 키워 놔야 한다. Akademy/GUADEC은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드문 자리 중 하나다. 각종 파티에 참가할 체력도 미리 키워 놔야 파티에서 흘러나오는 시가 수백만원짜리 고급 정보도 낚아챌 수 있고, 사 람들이 소홀하다고 까는 CJK 지원 역시 ‘우리가 계속 요구하고 소스를 보내 줘야’ 관심이라도 가진다. Albert Astals Cid와 poppler 라이브러리의 CJK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역시 테스트 케이스가 부족함을 엄청 지적했다. 이건 마치 EUC-KP 인코딩이 뭔지도, 테스트 케이스를 주지도 않고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하는 북한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다. 물론 이런 걸 깡그리 무시하고 수박 겉핥기 식으로 지원을 했다가 실제 사용자에게 욕을 먹는 사례도 왕왕 있지만.

마지막으로 Akademy 2009 단체 사진을 링크하면서 여행기는 이만 마친다. 시간이 남으면 노키아 6210 리뷰나 더 써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