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한글 폰트 주권 회복 선언?

여기 이 사이트를 보자. 오늘 뉴스를 읽다가 인터넷 한글 폰트 주권 회복 선언이라는 거창한 낚시성 제목이 있길래 딱 그 사이트에 가 봤다. 그런데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수준이었다. 주권 회복 선언을 하기 전에 이 개념없는 사람들 보세요 말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첫 화면부터 비 윈도/IE 사용자들은 닥치고 즐 하고 있다.

저희 사이트는 우리 고유의 서체인
명조체를 포함한 다양한 서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보다 선명한 글꼴로 보시기 위하여 엑티브엑스를 설치해주세요.

자. 나는 윈도 안 쓰는데 당신네 글꼴 써 보고 싶다. 그리고 윈도에서도 IE 웹폰트를 안 쓰면 병신이 된다는 소문도 있다. 이 사이트의 소스를 뜯어보니 좀 수상한 부분이 나왔다. 컨트롤 이름이 참 수상하게도 MS의 ClearType 제어 컨트롤이었고 JS를 통해 클리어타입을 강제로 켜는 것 같군요. 이건 전형적인 한국식 발상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주장에 좀 의문도 제기하고 싶다. 첫째로, “셋째, 사용할수 있는 글꼴이 모두 제목용인 “돋움”과 “굴림” 의 기본형 단 2개 뿐입니다.” 이 부분이다. 궁서와 바탕은 폼으로 박혀 있는지, 그리고 공개용 한글 폰트들은 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여섯째, 인터넷활자의 공급을 오직 미국의 MS 사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부분이다. 한국어 윈도에 들어가는 글꼴들은 모두 국내에서 라이센스 받은 것이다. 굴림 및 그 4인방 시리즈들은 한양에서 개발한 것이고 맑은 고딕은 산돌에서 개발한 것이다. 알아보려면 좀 제대로 알아보고 써라.

그리고 이들이 주장하는 벡터스크린폰트 기술의 실체가 궁금하다. 분명히 글꼴들 늘어놓은 거 보면 비슷해 보이는데 과연 그 기술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요약해 보면 벡터스크린폰트는 모든 모니터에서 글자의 크기에 비례하여 글자를 명확하게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라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것은 안티알리아싱, 힌팅 등의 기술을 그럴싸하게 풀어서 설명한 것 같다는 느낌이 팍팍 난다.

그리고 웹 사이트도 좀 엉성한 맛이 있다. 나는 분명히 윈도가 없고 리눅스를 쓰는데, 자기들의 글꼴도 좀 보고 싶다. 예시 페이지에 가 봐도 다 내가 깔아 둔 맑은 고딕만 뜬다. 나 윈도 살 돈 없는데 정말 글꼴 궁금하거든염? 게다가 초보자들에게 너무 화려한 포장을 해서 그들이 주장하는 기술의 실체가 뭔지 궁금하다. 말로만 폰트 주권 하지 말고 더 많은 사용자들이 그 영광을 함께할 수 있도록 제발 ttf 파일도 공개해 주고 소개도 좀 쉽게 써 주길 바란다.

4 thoughts on “인터넷 한글 폰트 주권 회복 선언?

  1. nidev

    ㅍ;
    그 사이트, 그냥 png이미지 파일로 범벅을 해서 만들어라;
    최소한 욕은 덜 얻어먹을것이다.

  2. 엽토군

    꽤 오래 전에 이 글 읽고 참고한 적이 있는데, 흔적은 이제서야 남기네요.
    PMPlab에서 마실 왔다가 ‘또 만났네 또 만났어’ 하고요… ^^

    “여섯째, 인터넷활자의 공급을 오직 미국의 MS 사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요건 일면 맞는 구석이 없잖아 있는 발언입니다. ‘Windows’에 한해, 윈도에 사용되는 서체들은 각 서체회사가 제휴를 받아서 개발합니다. 그걸 OS에 심어서 배포하는 권리는 MS에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글닷컴 사람들은 인터넷 활자라곤 MS 기본서체만 있는 줄로 알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거죠. 그니깐 지적하셨듯이 우리글닷컴이 되게 오바한다는 거…

    저도 우리글닷컴은 영 미덥지 못하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하고 있으면 정보통신부라도 찾아가란 말이야~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