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maemo-cjk 프로젝트가 있다고 해도 얘네들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인이 없기 때문에, maemo-cjk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입력기와 글꼴을 설치한다고 해도 한국 사람이 직접 참여한 리눅스 배포판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당장 예를 들어 보아도, 한국 사용자들이 존내 싫어해서 fontconfig에서도 퇴출된 백묵 글꼴이 아직까지도 들어 있다. scim이 올라가 있는 것은 뭐 별로 불만이 아니지만, Akademy 때 중국 사람에게 들었던 말 덕분에 scim은 이제 기피 대상 1순위다.
그래서 이제 한글 입력기를 무엇을 설치해야 하는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나비가 있다. 아직까지는 마에모가 GTK 기반이므로 GTK 입력 모듈인 imhangul도 있다. 비록 imhangul은 나비보다 더 관리가 안 된다는 치명적인 점이 있지만. 게다가 새로운 입력기를 만들 때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는 libhangul도 등장하였다. 나비를 포팅하려는 시도는 몇 번 해 보았지만, 로케일 문제 때문에 나비가 제대로 붙지 않아서 번번이 포기하였다.
급한 불부터 끄기 위해서 일단 imhangul을 포팅해 보았다. imhangul은 데비안에 들어 있기 때문에 데비안 표준 빌드 순서를 따르면 된다. 데비안 패키지 사이트에 가서 imhangul의 dsc 파일의 URL을 따낸 다음, dget 명령어를 사용하면 알아서 소스를 긁어와서 압축을 풀어 준다. 그리고 fakeroot debian/rules binary 명령을 실행하면 빌드를 하긴 하는데, 아직은 문제가 있다. 데비안 시스템은 im-switch를 사용해서 입력기를 전환하지만 마에모에는 그게 없다. 애시당초 한 가지의 입력 방식만 고려하고 만든 것이다. 그리고 데비안 unstable에 비해서 라이브러리 버전이 낮아서 그냥은 빌드가 되지 않는다. 또한 한국어 로케일에서만 im-switch가 활성화되어 있으므로 모든 로케일에 대해서 다 켜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control 파일에서 im-switch에 대한 의존성을 삭제해 주고, configure 파일에서 ko 로케일로 점찍어둔 것을 *로 바꿔야 한다. im-switch를 제거하는 대신 스크립트를 사용하여 gtk.immodules 파일을 직접 업데이트해 줘야 한다. 이 과정에서 hildon을 죽이지 않으면 죽었다 깨어나도 imhangul이 살아나지 않는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 다음, 버전 번호를 살짝 올려서 컴파일해 주면 deb 파일이 생긴다.
이제 imhangul을 N810에 올리면 끝난다. 알려진 문제점으로는 MicroB에서 조합 중인 글자를 제대로 표시해 주지 못한다. 그래서 별 수 없이 두벌식을 외우든가, 아니면 조합이 다 끝난 글자를 바라보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Hildon IM이 죽으므로, Fn-Lock과 같은 유용한 기능을 쓰지 못하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뭐 그래도 일단 한글 입력이 가능하므로 이 불편한 사항은 참을 수 있다.
다음은 내 N810에서 imhangul이 실제로 동작하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