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KSA – 정독실 운영을 반대하며

안내: 이 글은 같은 제목으로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회 자유 게시판에 올라간 글입니다.

먼저 이 글은 정독실 추진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성급한 정독실 추진에 대해 반대한다는 것을 미리 밝힙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독실에 관한 내용은 방학 중인 8월 6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방학 중에 이춘근 선생님께서 띄웠던 최초의 글 (제목: 독서실 자습 개선 방안과 관련하여_전 학생들 보시오.)로 시작합니다. 당시에는 정독실 배정 방법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많았지, 정독실 운영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은 적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나서 정독실에 관한 논의는 당분간 잠잠해졌다가, 개학과 함께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3학년의 경우 8월 29일 학년 모임 이후에 정독실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때 찬성/반대 투표를 했지요.

그것과 함께 설문조사 게시판에서는 정독실 운영에 관한 설문조사가 있었습니다. 찬성과 반대 표 수는 거의 같았으며, 거기에 나와 있는 의견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현재 3독 자리가 2독보다 더 좋기 때문에, 3독을 위해서 정독실을 신청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 기숙사 개방이 없으면 딱히 가 있을 곳이 없기 때문에 자유 독서대를 쓰는 사람에게는 하나마나다.
  • 2학년과 3학년이 다 신청해서 몰리면 어떻게 하는가 – 해결책으로 3학년에게 우선권을 준다고 했습니다.
  • 3학년은 안 그래도 바쁜데 혼란만 준다.
  • 정독실도 생활 공간으로 전락할 소지가 있다.
  • 현재 독서대 자리 배치 시스템도 상당히 안정되어 있는데, 이것을 흔드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러나 이 모든 의견은 무시되었고 결국 정독실 운영은 확정되었습니다. 당장 9월 3일부터 희망 조사를 하고 10일에 자리를 바꾼다고도 하는군요. 2학기가 시작된 지 1주일밖에 안 되었는데다가 3학년들은 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는 정독실 운영을 지금 시작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심각한 우려와 함께 반대를 표명하고 싶습니다.

학교 측에서 주장하는 면학 분위기 조성에 대해서는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 면학 분위기라는 것을 위해서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공부하는 것을 방해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심각한 의문부터 듭니다. 저는 정독실 설치 기간을 다음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제안합니다:

  • 3학년의 카이스트 면접이 끝나는 9월 14일 이후로 미룬다.
  • 중간고사가 끝난 마지막 분기 이후로 미룬다.

이 대안 중 어떤 것을 선택하든, 밀어붙이기식 확정은 진행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추가: 제가 이전 글에서 댓글로 주장하고 있는 카이스트의 안 좋은 점을 닮아간다는 것을 여기에서도 주장하고 싶습니다. 먼저 이 글을 읽어 보십시오. 다시 한 번 말아하면 카이스트 기숙사에서 게임 사이트 IP를 차단한다는 공고가 붙었고, 이 정책 때문에 많은 카이스트 학생들이 반발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면학 분위기를 위해서 카이스트에서 꺼낸 카드였고, 갑자기 공고가 붙자마자 9월 3일에 실행한다고도 했습니다. 카이스트 내부 게시판에서 항의가 들끓자, 결국 이 차단은 11월까지 유보한다고 하고 그 동안에 논의를 더 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좋은 의도로 시작한 정책이라고 해도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하면, 결국 피해는 둘 다 입게 될 것입니다. (이 소식은 제가 아는 카이스트 사람들에게 들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