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 KLDPConf

지난 번 3월 8일 KLDPConf에서 상당히 충격적인 “고등학생과 오픈소스”를 발표한 후, 이번에는 좀 진지한 주제로 지난번의 모습을 탈피해 보려고 했다. 각종 프로그램의 지역화를 맡아 보면서 내가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하고, 지역화가 단순한 번역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서 이번 발표는 “지역화에 관한 짧은 고민”이라는 주제를 선택했다. 서울 나들이도 가 보고, 6/14일이 방학인 덕분에 부담없이 발표자로 신청하였다.

한국 MS는 포스코센터 안에 자리잡고 있었고, 뭐랄까 엄청 간지난다는 느낌이다. 5층에 있는 행사장으로 바로 걸어 들어가 보니 이미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다. 노트북 스위칭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KLDP 위키 페이지에 있는 것과는 달리 발표 순서가 조금 조정되었다. 신청은 2등으로 했지만, 실제 내 발표는 다섯번째에 했다. 지난번 컨프 때 발표 시간은 좀 오락가락이었지만, 이번에는 타이머도 동원되었다. “땡” 소리 꽤 인상깊었다.

맨 처음 발표는 이태훈 님의 구글 SoC 참여 프로젝트 소개였고, 한국인 참가자들이 적었다는 말이 조금 아쉽게만 들렸다. 이것과 함께 발표자가 참석하는 모델 체킹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다.

다음 발표가 시마시마 님의 발표였는데, 짧은 시간 안에 만든 것 치고는 꽤 괜찮아 보였다. “MS 본사에서 MS를 까다!”는 시도 자체가 꽤 용기있었지만, 그걸 보는 직원들 표정이 영 그랬다. 윈도 비스타 얼티밋/엔터프라이즈를 제외한 에디션에서 다른 언어를 사용하려면 MUI를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는 것, 한국어 IME가 이상해서 MS 오피스의 IME를 써야 한다는 것 등은 윈도가 까이고, 상용 코덱 지원이 미비하다는 것으로는 리눅스도 까였다. 왠지 이거 하나 가지고 MS 직원들이 트집잡지만 않기를 바란다.

그 다음 발표가 장정철 님의 LDAP을 사용한 SSO 이야기였다. 내가 속해 있는 스팍스에서 LDAP을 사용하는 데 비해서, 웹 인터페이스에서는 PAM 인증을 사용하고 동아리 위키는 또 인증이 나뉘어 있는 등 LDAP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소프트웨어 개발 팀에서 LDAP 인증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들어 보고, 우리 동아리 시스템도 그렇게 바꿀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여기까지가 첫 번째 절반이었다.

다음 절반의 시작은 myCluster 님의 데스크톱 가상화 이야기였다. 중학교 때 컴퓨터실에는 구형 PC만 있고 터미널 서버에서 화면을 당겨 오는 형태였는데, 속도는 둘째치고 할 수 있는 짓이 진짜 제한되어 있어서 답답했던 기억이 난다. 가상화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해서 가상 사용자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도 제한할 수 있고, 가상 머신이 뻗었을 때 다른 서버로 넘어가서 자동으로 살아나기도 하는 등 사용자를 실제 머신에 붙잡아 둘 필요는 없었다. 스팍스에서도 서비스들을 Xen 하에서 제공하기 시작해서 어떻게 가상화의 장점을 이용할 수 있을까를 볼 수 있었다.

다음 내 발표 이야기는 다른 사람이 평을 해 줄 것 같아서 생략하고, 마지막의 jachin 님의 드루팔로 밥 벌어먹기 이야기였다. 한국의 웹 페이지들은 게시판(포럼도 아님) 형태의 페이지가 많아서 CMS가 생소한 개념인데, CMS가 무엇인지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드루팔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가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마지막 발표로 갈수록 시간이 적당히 짧아져서 대기 발표자 두 분도 들어볼 수 있었다. 김도형 님의 YAPC 2008 Asia 참관기와 조민재 님의 리눅스 사용자를 위한 FreeBSD 둘 다 괜찮은 발표였다. 마지막 발표를 두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열린 리눅스 사용자 모임에서 맥 OS X를 사용하여 FreeBSD 이야기를 했다”. 상상은 할 수 있겠지만 실제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다.

토크 세션에서 나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드루팔을 설치하는 장면도 보고, 상용 Xen에는 어떤 관리 기능이 있는가도 보고 왔다. 지난 KLDPConf 때에 비해서 경품 종류가 다양해졌는가는 모르겠지만, MS에서 준비한 공구통 하나는 꽤 괜찮았다고 본다. 순선님 왈 “공구통 준다고 하니 환호하는 컨퍼런스는 참 보기 힘들군요.”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숫자가 한정되어 있는 노트북 가방이나 딜러 세트 같은 희귀 아이템을 추첨할 때는 긴장감도 감돌았다.

기차 때문에 끝나자마자 서울역으로 달려갔지만, 이번 KLDPConf에서는 특히 우리 동아리에서 좋을 것 같은 이야기를 듣고 와서 투자한 비용 대비 소득이 꽤 컸다. 다음번 컨프 때도 무언가 재미나는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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