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결국 휴대폰을 바꾸었습니다. 집+에서 SPH-W2100을 16만원에 팔길래, 그냥 덥석 집어왔습니다. 부산에서 휴대폰을 알아보기 위해서 부산대 앞을 돌아다니다가, 당초 구매 예정이었던 LG-KB6100이 인터넷에서 알아본 가격보다 수 배는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결국 구매 계획을 조정하게 되었습니다. 한 상인은 제가 PDA폰을 쓴다는 것을 알고는 “좀 분수에 맞게 살아라” 식으로 말을 했는데, 그 말을 듣고 그 사람의 집에서는 괜히 휴대폰을 사기 싫어졌습니다. 결국 동생이 메론 먹자는 투정을 부려서 집+에 갔더니, 메론은 없고 W2100이 있더군요.
그러면 간단하게 W2100을 소개해 보죠. 이 녀석은 USIM 카드를 사용하는 전형적인 WCDMA/HSDPA 폰입니다. 그래서 KTF에서도 저를 폰 가지고 차별하더군요. 불행히도 3G 휴대폰을 위한 요금제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저는 어쩔 수 없이 W 비기 요금제를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또 한가지, NAM 설정 메뉴가 이 휴대폰에는 “없습니다”. USIM 카드에 있는 일련번호를 통해서 인증을 하는 방식 같았습니다.
그 과정을 제외하면, 이것은 일반 휴대폰입니다. 연락처와 메시지 부분에서 USIM 카드로 내보내는 메뉴가 있다는 것이 눈에 띄는군요. USIM 카드의 저장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약점이지만, 휴대폰을 바꾸면서 귀찮은 과정 없이 전화번호와 설정이 이동한다는 것은 큰 매력입니다. 2004년형 구식 PDA폰을 쓰다가 WCDMA 폰으로 바꾸니까, 휴대폰에 있는 모든 것이 새로워 보여서 기능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PDA에서 쓰던 연락처를 집어넣기 위해 애니콜 PC 매니저 프로그램을 설치했습니다. 제가 윈도 비스타를 써서 그런지, 관리자 모드 때문에 좀 귀찮게 하는 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아웃룩에서 연락처를 불러오는데, 애니콜 PC 매니저는 “범주” 항목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PDA폰 시절에는 한 연락처를 두 개 이상의 범주로 집어넣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이 안 되니까 좀 섭섭하네요. 솔직히 한 연락처에 범주 하나만 있어서 좋을 것은 없습니다.
MP3 한 곡 집어넣는 것도, PDA폰에서 넘어와서 그런지 낯설기만 하네요. SMP 파일로의 변환이 왜 필요한지 저는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다행히도 벨소리를 넣고 빼는 것은 꽤나 자유롭더군요. http://sgh.ru에 있는 일부 벨소리들은 진동까지 지원해 주는데, 진동 효과도 완벽하게 구현됩니다. 놀라워라! 내장 메모리 40MB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SD를 처분하고 microSD를 살 예정입니다.
자. HSDPA가 보장하는 빠른 인터넷을 즐기는 것은 일단 줄이죠. 제가 빠른 인터넷이 필요해서 이 폰을 산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LGT 시절보다는 확실히 빠릅니다. 부산에서는 지상파 DMB가 아직도 KBS만 나오기 때문에 DMB 볼 일도 별로 없을 것 같네요. 그러나 동생 때문에 DMB는 잠금 걸었습니다. 하도 봐대서… 이 휴대폰을 계속 쓰다 보면서 여러 일도 생기겠지만, 적어도 제가 대학교 2학년이 될 때 까지는 계속 쓸 겁니다. 그 동안 저를 위해서 수고해 주었던 LG-LC8000이 새 주인을 만나는 날을 기대하면서 LC8000은 창고에 집어넣었습니다. 당분간 세상 빛을 못 보겠군요.
자, W2100, 이제 내 손에 남아나느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