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독일 주파수 경매

2015년 독일 통신 시장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무선 분야 각각 3/4위 사업자였던 e-plus와 O2가 합쳐지면서(O2가 e-plus를 인수하는 형태로) 통합 O2는 무선 가입자 수가 단숨에 1위로 올라갔다. 이동통신망은 합쳐진 이후에도 상당 기간 따로 놀다가, 4월 말에 상호간 3G 로밍을 허용하였다. 단 여기에서 LTE는 제외되기 때문에, 가입자 서로간의 LTE 망에는 접근할 수 없다.(O2는 선불 가입자에게 LTE를 안 열어놨고, e-plus는 열어놓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지만…) 물론 주파수 할당은 합쳐져 있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추가 망 통합이 진행되었겠지만, 주파수 경매 이후로 모든 것이 미루어진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독일에서 있었던 주파수 경매는 2010년이었으며, 이 때는 통신사가 4개 있었다(Telekom, Vodafone, e-plus, O2). 800, 1800(일부), 2100(일부), 2600MHz 대역이 경매에 부쳐졌으며, 800MHz 대역은 e-plus 제외 전 통신사 10MHz x2, 당시 경매에 나왔던 1800MHz 대역은 Telekom 15MHz x2, e-plus 5+5MHz x2, 2100MHz 대역은 Vodafone 4.95MHz x2, e-plus 9.9MHz x2, O2 4.95MHz x2, 2600MHz 대역은 Vodafone 20MHz x2, Telekom 20MHz x2, e-plus 10MHz x2, O2 20MHz x2씩 가져가게 된다. 비록 이 당시에도 TDD 주파수가 경매로 나오긴 했으나 실제 TDD 망이 구축되지는 않았다. (출처: Bundesnetzagentur) e-plus와 O2는 당시에 딜을 해서 주파수를 서로 나눠서 가져갔다는 설이 있다.

독일에 LTE가 깔리기 시작한 때도 이 주파수 경매 이후이다. Telekom은 이 때 획득한 15MHz+5MHz를 사용하여 Band 3에 20MHz LTE 망을 설치하였고, e-plus는 지역에 따라서 Band 3 중 10/15MHz 대역 망을 설치하였다. 기존 5MHz에서 실시 중이었던 GSM은 900MHz로 쫓아내면 되기 때문에 한국의 분석과는 다르게 광대역화가 쉬웠다. Telekom이 획득한 나머지 망 중 800MHz는 주로 교외 지역에, 2600MHz는 의외로 드물게 설치했다. 한편 Vodafone과 O2는 800MHz Band 20을 주력망으로 삼았고(10MHz 폭), 2.6GHz Band 7은 20MHz 광대역을 가지고 있긴 하나 Band 20보다는 덜 촘촘하게 설치했다. Vodafone은 1.8GHz에 5MHz 폭만 가지고 있었고, O2는 가지고 있던 대역폭 자체는 충분했으나 이걸 거의 GSM으로 사용했다.

2015년에 경매에 부쳐진 대역은 700, 900, 1500, 1800(일부)MHz 대역이며, 경매에 부쳐진 1800MHz 대역은 2010년에 경매에서 획득한 Telekom의 15MHz x2, e-plus의 10MHz x2를 제외한 50MHz x2 폭이다. 주파수 용도에는 별도의 제한을 걸어 두지 않았기 때문에 2, 3, 4, 5G 모두 사용 가능하다. 경매 대상 대역 중 에는 O2와 e-plus가 사용하였던 900, 1800MHz 대역 중 2016년 만료 대역이 조기 반환되어 포함되었다. (BNetzA) 경매 결과를 분석할 때 기존 확보 대역을 빼 놓으면 해석이 많이 엉뚱해 질 수 있다. (아래 사진 출처: BNetzA)

700MHz: LTE Band 28에 해당하는 대역이다. 최하위 5MHz 블록 1개(703-708MHz, 758-763MHz)만 고정 주파수이고 나머지는 유동 주파수이다. 한국에서는 방송사의 징징이로 인하여 소중한 주파수를 방송사에게 뭉텅이로 떼이고, 통신사에게는 20MHz x2(이것도 왠지 한 통신사에 몰아줄 것 같지만…)만 남아 있다. 독일에서는 방송사를 모두 쫓아내고 경매를 통해서 통신사가 모두 낙찰받았으며, 703MHz-733MHz, 758MHz-788MHz에서 10MHz x2씩 O2, Telekom, Vodafone 순으로 공평하게 가져갔다. 아직 DVB-T 방송이 이 대역에서 실행 중이라서 대역 정리 작업이 끝나야 LTE 망을 설치할 수 있고 5MHz당 낙찰 가격도 1.5GHz 다음으로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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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MHz: LTE Band 8, EGSM900에 해당하는 대역이다. 최하위 5MHz 블록 1개(880-885MHz, 925-930MHz)만 고정 주파수이고 나머지는 유동 주파수이다. 한국에서는 KT가 10MHz x2를 LTE로 사용 중이다. (KT가 850MHz 대신 여기를 가져간 게 유럽 통신사들이 GSM을 빨리 접고 LTE를 이 대역에 깔 예정이기 때문이었다는 카더라가 있지만…) GSM 900MHz는 전통적인 황금 주파수였고,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여기에 3G를 깔아 두었지만 독일은 전부 GSM으로 사용 중이다. 과거에는 Telekom과 Vodafone이 사실상 여기를 독점하였고 e-plus와 O2는 각각 5MHz x2씩 가져갔으나, 경매 결과로 O2 10MHz x2, Vodafone 10MHz x2, Telekom 15MHz x2씩 가져갔다. 지금 시점에서 3G 증설은 모양이 좀 웃길 수도 있기에 세 통신사 모두 GSM 망 유지용으로 대역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GSM 휴대폰들은 대부분 900MHz를 지원하기 때문에 과거에 1800MHz에서 굴렸던 일부 GSM 망을 여기로 옮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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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MHz: LTE Band 3, PCS1800에 해당하는 대역이다. 최상위 5MHz 블록 1개(1780-1785MHz, 1875-1880MHz)만 고정 주파수이고 나머지는 유동 주파수이다. 이번 경매에서 낙찰가가 가장 높은 대역이다.

Telekom은 15MHz x2만 가져갔지만 기존 할당된 15MHz x2와 합쳐서 30MHz x2 대역을 가지고 있다.(1.8GHz 대역 최대 보유 예정) 현재 서비스 중인 20MHz 광대역 LTE를 그대로 유지 가능하며, 남은 10MHz는 CA용으로 쓰거나 5G를 깔 가능성도 있다.

O2는 e-plus 인수로 획득한 10MHz x2와 경매로 획득한 10MHz x2를 합쳐서 20MHz x2를 보유하게 된다. 현재 e-plus가 설치한 LTE 네트워크는 주파수 조정을 통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단 이 대역을 전부 20MHz LTE로 돌려 버리면 e-plus의 1800MHz GSM을 전부 새로 얻은 900MHz로 이전해야 한다. 대부분 1800MHz GSM 휴대폰은 900MHz도 지원하므로 큰 문제는 없을 수도 있다.

Vodafone은 이번 경매로 25MHz x2를 획득하였다. 단 Vodafone은 기존 1800MHz 네트워크가 전부 GSM이었기 때문에 1800MHz LTE 네트워크를 전부 새로 설치해야 하며, Telekom과 마찬가지로 20MHz 망을 설치한다면 남은 5MHz를 GSM 혹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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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MHz: LTE Band 32, 다운링크 전용 대역이다. Telekom과 Vodafone 모두 20MHz씩 가져갔다. 아직까지 표준화가 되지 않아서 지원하는 휴대폰도 전무하지만 만약 망을 설치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덕분인지 낙찰 가격도 가장 저렴하다. 5G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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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매와는 별개로, 2100MHz 대역폭은 Vodafone 14.85MHz x2, O2 34.65MHz x2, Telekom 9.9MHz x2를 보유하고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O2가 2100MHz 대역에서 광대역 LTE를 깔아 버릴 수도 있지만 유럽에서는 해당 대역에 LTE를 설치한 통신사가 적다는 약점이 있다. 독일 한 언론에서는 2100MHz 대역의 넓은 주파수 때문에 O2가 이번 주파수 경매의 1.8GHz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았다는 분석을 하였다. Telekom 제외 나머지 통신사가 2010년 경매로 획득한 Vodafone 4.95MHz x2, e-plus 9.9MHz x2, O2 4.95MHz x2 주파수는 2025년까지 유효하고, UMTS 초기에 획득한 나머지 Vodafone 9.9MHz x2, O2 19.8MHz x2, Telekom 9.9MHz x2 대역은 2020년까지 유효하다.

GSM 900MHz가 오랫동안 Telekom/Vodafone에 묶여 있었고, 1800MHz LTE 역시 Telekom과 e-plus만 할 수 있었으나 이번 경매를 통하여 모든 통신사들이 전 GSM/LTE 대역에서 사실상 동등한 양의 주파수를 확보하게 되었고, e-plus와 O2의 합병으로 3사의 가입자 규모가 비슷해졌기 때문에 앞으로 네트워크 품질로 어떻게 경쟁할 지를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이다. CDMA를 빠르게 걷어내 버려서 3G가 사실상 마지노선이 된 한국과는 다르게, 독일은 아직 GSM이 살아 있고 LTE가 보급되면 GSM보다 3G를 더 빠르게 걷을 수도 있다. 그리고 Telekom과 O2의 1800MHz 대역은 이번 경매로 완전히 얻은 것이 아니고 2020년에 만료되는 대역이 일부 있다. 2020년 주변에 다시 일어날 주파수 경매를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2015년 4월

2005년 KDE를 쓰면서 한국어 번역에 불만이 많았던 한 고등학생은 2006년에 KDE 번역에 손을 대기 시작하였고, 그 이후로 이어진 KDE와의 인연은 10년 후 그를 독일로 보냈다. (물론 독일로 박사과정 유학을 선택한 데에는 KDE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독일에 도착한 지 어느덧 한 달이 되었고, 이제 집에 인터넷이 들어왔다. 그 동안에는 유학 준비 및 여러 일이 겹쳐서 블로그에는 신경을 거의 쓰지 못했고, 블로그 글 업데이트도 거의 잊어버리고 있었다. Jolla 휴대폰을 쓴 지도 이제 1년이 지났고, 그 동안 많은 펌웨어 업데이트가 있어서 글 쓸 당시의 UI와 비교하면 여러 부분이 바뀌었다. (그리고 그 동안 한글 입력기와 비공식 한국어 번역도 만들었고…) 유학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국내의 독일 유학에 관한 자료가 최소 10년 전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지금 독일의 상황을 요약한 것은 발품을 좀 많이 팔아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현지에 와서 알게 된 사실도 없지는 않다. 유학 준비 과정은 다른 게시판에 글을 쓰고 있지만, 블로그에 공개할 수준이 되려면 여기에서 좀 실적을 쌓은 다음이 될 것 같다. 성공적인 준비와 성공적인 마무리는 다르다.

Akademy 여행기도 다시 써 내려가야 할 것 같고, 특히 2012년 Akademy는 석사 논문을 마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독일 집에 인터넷이 들어올 때까지 미루어 놓았던 각종 번역 일거리도 있고…

벨킨 블루투스 키보드(F5L150/F5L107) 매트릭스

meh에서 지난 달에 샀던 갤럭시 탭 2/노트 1세대 10.1용 벨킨 블루투스 키보드를 잘 쓰고 있었으나, 평소 쓰는 키보드가 해피해킹 프로 2와 주옥션이었던 탓에 극악의 키감을 이기지 못하고 개조의 충동을 느꼈다. 주옥션이 고장난 지 좀 되었기 때문에 스위치를 추출해서 이식해 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고, winkeyless 사이트에서 파는 기판에 주옥션에서 적출한 스위치를 이식해서 성공시켜 보았다. 곁다리로 얻은 정보 중에 삼성 DT-35와 같은 멤브레인 키보드에서 컨트롤러만 적출해서 쓰는 사례가 있었고, 마침 2개 중 1개는 내다 버려도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부술 각오를 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문제의 블루투스 키보드는, 멤브레인 스위치와 보강판이 양면 테이프로 붙어 있고, 그 아래에는 고무판과 플라스틱 케이스가 있는데 모든 게 다 양면 테이프로 붙어 있다. 컨트롤러 및 배터리는 고무판 아래에 숨겨진 나사를 돌려서 적출할 수 있으나, 멤브레인 스위치에 접근하려면 키보드를 거의 부숴야 한다. 아, iFixit 같은 데 파는 열을 가해서 접착제 떼내는 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원래 키보드 그 자체는 하나 더 있기 때문에 컨트롤러만 적출한다는 생각으로 미련없이 부쉈다. 이 와중에 접착제로 붙어 있는 190mAh 리튬 이온 배터리가 분해 중에 걸리적거려서 이걸 먼저 떼야 했다. 떼는 과정에서 배터리에 생긴 생채기 때문에 다시 쓰기는 좀 꺼려지긴 한다.

멤브레인 스위치와 기판이 연결되는 부분을 보면 L1-L24 인덕터 부품이 있고 그 옆으로 TP12-TP35 테스트 패드가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이 L1-L5까지는 L1, L2, L5, L3, L4 순서대로 되어 있고 TP35와 TP34는 순서가 바뀌어 있다. 이 매트릭스에 나와 있는 것은 회로 기판 내에 배치된 순서를 따른다. 이 키보드는 L12-L19와 그 나머지로 Row/Column이 구분된다.

belkin_f5l107_matrix주옥션에서 적출한 스위치를 직접 연결하여 확인하였다. 이제 기판을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나.

자급제 단말기 SKT/KT 3G HD 보이스(와이드밴드 오디오) 사용법

국내에 단말기 자급제가 정착된 지도 제법 오래 되었지만, 아직까지는 유럽 국가처럼 아무 설정 없이 단말기의 모든 기능을 완벽하게 사용하기는 전산을 완전히 갈아 엎지 않는 한 어렵다. 한때는 외국산 LTE 단말기를 사용하려면 이통사 전산에 등록해야 하는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LTE 밴드만 맞으면 등록시켜 주는 정도까지 되었고, 이제 남아있는 것은 3G HD 보이스, VoLTE 등의 기능 정도다.

3G HD 보이스(와이드밴드 오디오)는 3G 서킷 스위치(CS) 망에서 AMR-WB 코덱을 사용하는 음성 통화이다. 소니 에릭슨 시절 정발된 엑스페리아 일부 기종이 AMR-WB를 지원하기는 했지만, 통화 양방이 모두 AMR-WB를 사용해야 하고 그것도 통신사 안에서만 가능하였기 때문에 아이폰 5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국내에서 거의 기억하지 않았다.

아이폰 5가 정발된 이후 통신사 전산이 개선되어 KT는 3G HD 보이스를 모든 자급제 단말기에 대해서 개방하였고, SKT는 한동안 자사를 통해 유통되는 단말만 3G HD 보이스를 허용하였다가 최근에서야 자급제 단말에도 개방하였다. 물론 바로는 안 되고 별도로 IMEI를 등록(통신사 지점에서 모델명 변경)해야 한다. KT의 경우 해외 단말기에 최초로 USIM을 장착하면 전산상에서 “OPENMODEL1/2″로 인식하고, SKT의 경우 “OMD DEFAULT 핸드셋”으로 인식한다. (홈페이지 상 기기 모델로 구분 가능) 이 모델을 변경해 주어야 3G HD 보이스를 사용할 수 있다. VoLTE와 비슷하게 현재는 같은 통신사를 사용하고 VoLTE/3G HD 보이스를 사용하는 사람끼리만 HD 보이스 통화가 가능하다.

KT의 경우 3G 전용 휴대폰은 PTA-TYPE1HD(PTA-TYPE1과는 다름), LTE 지원 휴대폰은 PTA-TYPE3HD(PTA-TYPE3과는 다름)로 모델명을 변경하면 된다. PTA-TYPE2/4는 각각 3G/LTE 태블릿에 해당한다. (출처: 토렌트고고) SKT의 경우 한동안 이렇게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가, 최근에서야 ODH2(OMD DEFAULT 핸드셋_3G HD Voice)로 모델명 변경이 허용되었다. (출처: 뽐뿌클리앙) 이 외 통신사를 통해 정발된 3G HD 보이스 지원 단말기는 유통한 통신사마다 정책이 다르다. MVNO(알뜰폰)을 사용하는 경우, 알뜰폰 회사마다 모회사(SKT/KT) 전산 접근 권한이 다르기 때문에 알뜰폰 고객센터에서 변경이 불가능하면 모회사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을 USIM 기변 상태로 모델명 변경을 하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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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러한 작업을 동네 대리점에서는 해 주지 않으려고 하고 114에 전화를 걸면 신분증을 팩스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하려면 각 통신사 지점을 찾아가야 한다. KT의 경우 대전 시내 서로 다른 2개 지점에서 모델명 변경 요청 시 신분증만 제시하면 가능하였다. (안드로이드나 iOS가 아닌 휴대폰은 IMEI 화면을 표시해 두는 것을 추천) KT 개통 이력이 없는 단말기의 경우 전산상에서 미등록 단말기로 분류되므로, 한 번은 USIM 기변을 한 상태로 대리점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여러 대의 단말을 동시에 등록할 경우 USIM 기변 이력만 있으면 된다. 아직까지 SKT는 시도해 보지 않았다.

3G HD 보이스는 표준 요금제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자신의 휴대폰이 3G HD 보이스를 지원하는 지 여부는 제조사에 문의해야 한다. 블랙베리 10 OS를 탑재한 휴대폰은 모두 지원하며, Jolla 역시 지원한다. 소니 휴대폰의 경우 다이얼러에 *#*#7378423#*#*(SERVICE)을 입력한 다음 Service Info -> Configuration과 같은 메뉴에서(기종마다 세부 항목은 다를 수 있음) 부트로더 언락 상태와 함께 Available Speech Codec에 AMR-WB가 있는 지 여부로 판단 가능하다. 블랙베리 10 OS의 전화 통화 화면에서는 HD 보이스 사용 여부가 시간 표시줄 위에 나타나지만, 표시기가 없는 휴대폰의 경우 통화 음질 등으로 판단하는 방법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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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베를린 여행기 – 3

8월 9일에는 포츠담 상수시 궁, 작센하우센 수용소를 둘러보았고, 8월 10일에는 베를린 통신 박물관, 8월 11일에는 베를린 지하 벙커 관광, 8월 12일에는 동독 박물관 등을 다녀왔다. 이미 이 시점에서는 Desktop Summit 정규 프로그램이 끝났고, KDE e.V. 회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e.V. 모임에 들어가 봤자 할 수 있는 것도 없었고, BoF 세션 참가는 정규 발표에 비하면 널널하기 때문에 관광에 쓸 시간이 많이 있었다. 인텔에서 AppUp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지금은 확실히 망했다고 기억하지만) 별도의 신청을 받는 BoF를 열었는데 여기에서 기념품으로 아톰 기반 태블릿 ExoPC를 나눠 주는 사태가 발생했고, 나는 그 시간대의 다른 BoF를 듣는다고 이걸 취소해 버리는 바람에 눈 앞에서 ExoPC를 놓쳐 버렸다. 이 사건의 교훈으로 나는 별도의 신청을 받는 BoF가 있다면 신청을 해 두는 것이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외에도 번역자 BoF가 내 기억이 맞다면 이 해부터 진행되었고, 그 이후 KDE 번역자들끼리 Akademy에서 계속 만나고 있다.

모든 여행의 출발점은 숙소 근처인 베를린 프리드리히슈트라세 역이었다. 제3제국 시기 베를린에 있었던 유대인들이 빠져나가는 통로이자, 베를린으로 집결하여 강제 수용소로 보내지는 허브 역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아래에 있는 동상은 이들의 엇갈리는 운명을 나타낸 삶을 향한 열차, 죽음을 향한 열차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베를린 분단 이후 과거 동베를린에 있었고, 서베를린과 동베를린 간 국경역으로 활용되었다. 역 앞을 지나는 지하철 U6호선은 베를린 분단 시기엔 잠시 동베를린 구간을 지났는데 이 역에서 환승이 가능하다. 국경 통과 지점 주변은 서독과 동독의 가족이 눈물의 이별을 하였다는 뜻으로 Tränenpalast라고 불렸다.

프리드리히슈트라세 역 앞 동상

프리드리히슈트라세 역 앞 동상

포츠담은 베를린의 서쪽에 있고, RE/RB/S반으로 이동할 수 있다. 포츠담에서는 상수시 궁을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인 작센하우젠 수용소로 이동하였다. 나치 시기 중부 및 동부 유럽에 많은 강제 수용소가 건설되었고, 현재는 해체되거나 박물관으로 용도가 변경되었다. 작센하우젠 수용소는 지금의 독일 영토 내에 남아 있는 수용소 중 가장 큰 규모이며, 동독이 살아 있었을 때에는 소련군에 의해서 비슷한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유명한 문구인 “Arbeit Macht Frei”의 복제품은 여기에도 있다. 수용소가 해방되기 전 죽음의 행진을 기념하는 비석이 설치되어 있다.

베를린의 통신 박물관은 전신, 우편, 현대의 통신에 관해서 다루고 있으며 DHL로 유명한 현대 독일 우편이 어떻게 발달했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근처에 있는 커리부어스트(Currywurst) 박물관은 전후 베를린의 경제 상황에서 어떻게 커리부어스트가 탄생했는지를 다루고 있다. 단순히 소시지를 구워서 카레 가루와 케찹을 쳐서 내놓는 음식이지만, 베를린 시내에서는 패스트푸드 가게와 술집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베를린 게준트브루넨(Gesundbrunnen) 역에서는 베를린 지하 투어에 참가할 수 있다. 게준트브루넨 역 근처에 매표소에서 투어를 시작할 수 있으며, 사람이 꽤나 많기 때문에 일찍 와서 예약해야 한다. 내가 참가했던 베를린 지하 관광은 게준트브루넨 역 근처의 나치 시기 지하 벙커에서 시작하였다. 그 때의 벙커는 전기를 사용하려면 직접 발전기를 돌리는 시스템이었고, 폭격을 견딜 수 있는 수준의 단순한 벙커였다. 베를린 분단 이후 서베를린 지역에 지어진 벙커는 내부가 현대화되었고, 비상 식량과 식수를 나치 시기 벙커보다 더 많이 저장할 수 있었다. 현재 이 벙커는 당초 계획된 목적을 상실하고 관광 자원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만에 하나 비상 사태가 생기면 원래 목적대로 복원이 가능할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박물관 섬 근처에는 동독 박물관이 있으며, 동독 시기의 정치사보다는 동독 국민의 생활사를 위주로 전시하고 있다. 동독에서 사용되었던 소비재와 더불어 슈타지의 감시가 어떠한 식으로 진행되었고, 동독의 의회가 작동하는 방식을 상당히 재미있는 모형으로 만들어 두었다. 손잡이를 돌리면 안건이 전환되고 동독 의회 의원들이 전부 손을 든다. 하나의 안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안건들이 돌아가면서 튀어나오긴 하는데 손을 다같이 든다는 점은 완전히 동일하다.

이 외에도 베를린 TV 송신탑, 박물관 섬의 나머지 박물관 근처를 둘러보기는 했지만 시간상의 이유로 전부 입장해 보지는 못했다. TV 송신탑은 3년 후 다른 이유로 방문하게 된다. Akademy가 끝난 다음에는 다른 숙소로 이동하여 독일 동부를 잠깐 동안 둘러볼 준비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