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September 2007

최근 일들

1. KDE 4 번역이 목표치 20%를 넘었다. 처음에 KDE 4 번역 po 파일을 잡았을 때는 9월 23일 초기 계획 프리즈 때 계획되었던 목표 20%를 달성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었지만, jachin 님 등도 활발한 성과를 내놓으면서 20%를 찍을 수 있었다. SVN에서 긁어온 소스를 사용해서 실제 KDE 4 컴파일을 해 보아서 테스트도 같이 돌리고 있으며, 어색한 부분 또한 수정하고 있다. KDE 3까지의 한국어 번역이 너무 과격한 순 우리말 사용과 외래어 및 한자어 배척으로 인해서 알아듣기 힘들다는 평이 많았던 만큼, 이 정책을 어느 정도는 포기하고 현실과 타협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KDE를 위한 또 다른 번역물 패키지를 까는 수고 없이 메인스트림을 많이 손보기로 했다.

2. 최근 2주일간 둠 3 엔딩을 세 번이나 봤다. 학기 초에 워낙 지겨운 일이 많아서 게임으로 시간을 때우는 일이 많아졌다. 덕분에 방학 때부터 도전해 왔던 둠 3을 무려 세 번이나 깼다. 한 번은 노말하게, 한 번은 톱만으로 적을 섬멸하면서, 또 한 번은 난이도를 올려서, 또 지금은 더 난이도를 올려서 깨고 있다. 정말 확장팩 Resurrection of Evil을 구입해서 플레이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고 있지만, 돈도 돈이고 아직 대학 합격한 것도 없다! 나중에 최종 결과가 나오면 그 때 지르지 뭐. 존 카맥씨 사랑해요. 리눅스용 게임도 많이 만들어 주세요.

3. 드디어 카이스트에 원서를 접수한다. 자기 소개서와 추천서를 가다듬고, 실적물 목록도 가다듬고 오늘이나 내일 중 학교에 제출해서 단체로 접수한다고 한다. 집에서는 서울대에도 원서를 내라고 압박하고 있는데, 학교에서는 이 성적으로는 서울대 넣어도 가망이 없다고 돈 낭비하지 마란다. 내가 어디에 서야 할지 잘 모르겠다.

오늘 지른 것이긴 한데…

내 MX610에는 원래 AA 배터리가 들어간다. 그러나 방학 때 동생 MP3 플레이어에 들어가는 AAA 충전지를 무려 4개나 사 버린 바람에 그 중 3개를 인터셉트했다. 오래 전에 내가 “AAA 건전지를 AA 기계에 끼우는 것”이 있다는 것을 듣고, 결국 수소문 끝에 우연히 들어간 깜냥 홈페이지에서 보았다. 거기에서는 배터리 보조팩이라는 이름으로 2000원에 팔고 있었는데… 그 다음이 개그다.

일단 오늘 낮에 학교로 등기 우편이 하나 날아왔다. 배송을 등기 우편으로 한다는 말은 들었기 때문에 예상했다. 그런데 그 봉투를 받아든 순간 나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왜 이런 걸 비싸게 보내냐”부터 “내가 헛돈 쓴 거 아닌가 몰라”도 있었다. 일단 우편물을 감상하자.

아니 왜 이런 걸

보면 배송료가 1840원으로, 팔고 있는 물건 값은 160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에 많이 사 보려고 했는데 분명히 가격 할인은 없었을 것이다. 또 하나 더 놀라운 것은 계좌 이체밖에 안 되어서 수수료 500원을 더 냈다는 것이다. 써 놓고 보니 실제 물건값에 대한 비용은 적다는 것이다! 아놔 내 돈. 대신 내 AAA 건전지를 저기 끼우고 MX610에 집어넣으니 꼭 맞게 들어가기는 했다. 그 점 하나에 대해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이 물건을 오프라인에서는 어디에서 구할 수 있는가도 알아보고 싶다. 저렇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면, 나는 발품 팔아서 살 작정이다.

VirtualBox 1.5.0 Released

최근 VirtualBox 홈페이지에 가 보니 VirtualBox 1.5.0이 나왔다는 소식이 있다. 다행히도 저기 자고 있는 랜덤여신보다 한 발 빠르게 전달했다. 일단 가장 큰 것은 드디어 한국어 번역이 포함되어서 나온다는 것과 심리스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리얼 포트 지원도 추가되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심리스 모드는 기존에도 SeamlessRDP를 사용해서 가능했지만 프로그램 내에서 본격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처음이다. 아래 스크린샷을 보자. K 메뉴와 윈도 시작 메뉴가 한 화면 안에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타깝게도 윈도 작업이 리눅스 태스크바에 뜨는 것과 같은 통합까지는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뭐 이 정도 구현이라고 해도 만족스럽다. 이 글을 쓰고 있는 Firefox와 가상 머신 윈도의 foobar2000을 같이 띄워 보면 다음과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버전의 VirtualBox에는 아쉽게도 포함되지 못했지만, 이번 버전에서는 다행히도 작업을 빨리 해서 릴리즈와 맞게 한국어 번역이 들어가서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1.5.0 버전에 맞게 추가 번역 작업을 한 언어가 적은 것을 감안하면 이것은 무척 고무적이라고 보인다. 참고로 일본어 번역은 한국어보다 늦게 submit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ㅋㅋㅋ

과연 다음 버전의 VirtualBox에서는 어떤 맛있는 것을 가져다 줄지 기대된다.

Inside KSA – 정독실 운영을 반대하며

안내: 이 글은 같은 제목으로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회 자유 게시판에 올라간 글입니다.

먼저 이 글은 정독실 추진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성급한 정독실 추진에 대해 반대한다는 것을 미리 밝힙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독실에 관한 내용은 방학 중인 8월 6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방학 중에 이춘근 선생님께서 띄웠던 최초의 글 (제목: 독서실 자습 개선 방안과 관련하여_전 학생들 보시오.)로 시작합니다. 당시에는 정독실 배정 방법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많았지, 정독실 운영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은 적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나서 정독실에 관한 논의는 당분간 잠잠해졌다가, 개학과 함께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3학년의 경우 8월 29일 학년 모임 이후에 정독실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때 찬성/반대 투표를 했지요.

그것과 함께 설문조사 게시판에서는 정독실 운영에 관한 설문조사가 있었습니다. 찬성과 반대 표 수는 거의 같았으며, 거기에 나와 있는 의견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현재 3독 자리가 2독보다 더 좋기 때문에, 3독을 위해서 정독실을 신청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 기숙사 개방이 없으면 딱히 가 있을 곳이 없기 때문에 자유 독서대를 쓰는 사람에게는 하나마나다.
  • 2학년과 3학년이 다 신청해서 몰리면 어떻게 하는가 – 해결책으로 3학년에게 우선권을 준다고 했습니다.
  • 3학년은 안 그래도 바쁜데 혼란만 준다.
  • 정독실도 생활 공간으로 전락할 소지가 있다.
  • 현재 독서대 자리 배치 시스템도 상당히 안정되어 있는데, 이것을 흔드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러나 이 모든 의견은 무시되었고 결국 정독실 운영은 확정되었습니다. 당장 9월 3일부터 희망 조사를 하고 10일에 자리를 바꾼다고도 하는군요. 2학기가 시작된 지 1주일밖에 안 되었는데다가 3학년들은 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는 정독실 운영을 지금 시작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심각한 우려와 함께 반대를 표명하고 싶습니다.

학교 측에서 주장하는 면학 분위기 조성에 대해서는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 면학 분위기라는 것을 위해서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공부하는 것을 방해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심각한 의문부터 듭니다. 저는 정독실 설치 기간을 다음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제안합니다:

  • 3학년의 카이스트 면접이 끝나는 9월 14일 이후로 미룬다.
  • 중간고사가 끝난 마지막 분기 이후로 미룬다.

이 대안 중 어떤 것을 선택하든, 밀어붙이기식 확정은 진행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추가: 제가 이전 글에서 댓글로 주장하고 있는 카이스트의 안 좋은 점을 닮아간다는 것을 여기에서도 주장하고 싶습니다. 먼저 이 글을 읽어 보십시오. 다시 한 번 말아하면 카이스트 기숙사에서 게임 사이트 IP를 차단한다는 공고가 붙었고, 이 정책 때문에 많은 카이스트 학생들이 반발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면학 분위기를 위해서 카이스트에서 꺼낸 카드였고, 갑자기 공고가 붙자마자 9월 3일에 실행한다고도 했습니다. 카이스트 내부 게시판에서 항의가 들끓자, 결국 이 차단은 11월까지 유보한다고 하고 그 동안에 논의를 더 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좋은 의도로 시작한 정책이라고 해도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하면, 결국 피해는 둘 다 입게 될 것입니다. (이 소식은 제가 아는 카이스트 사람들에게 들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