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Archives: peremen

오늘 지른 것이긴 한데…

내 MX610에는 원래 AA 배터리가 들어간다. 그러나 방학 때 동생 MP3 플레이어에 들어가는 AAA 충전지를 무려 4개나 사 버린 바람에 그 중 3개를 인터셉트했다. 오래 전에 내가 “AAA 건전지를 AA 기계에 끼우는 것”이 있다는 것을 듣고, 결국 수소문 끝에 우연히 들어간 깜냥 홈페이지에서 보았다. 거기에서는 배터리 보조팩이라는 이름으로 2000원에 팔고 있었는데… 그 다음이 개그다.

일단 오늘 낮에 학교로 등기 우편이 하나 날아왔다. 배송을 등기 우편으로 한다는 말은 들었기 때문에 예상했다. 그런데 그 봉투를 받아든 순간 나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왜 이런 걸 비싸게 보내냐”부터 “내가 헛돈 쓴 거 아닌가 몰라”도 있었다. 일단 우편물을 감상하자.

아니 왜 이런 걸

보면 배송료가 1840원으로, 팔고 있는 물건 값은 160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에 많이 사 보려고 했는데 분명히 가격 할인은 없었을 것이다. 또 하나 더 놀라운 것은 계좌 이체밖에 안 되어서 수수료 500원을 더 냈다는 것이다. 써 놓고 보니 실제 물건값에 대한 비용은 적다는 것이다! 아놔 내 돈. 대신 내 AAA 건전지를 저기 끼우고 MX610에 집어넣으니 꼭 맞게 들어가기는 했다. 그 점 하나에 대해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이 물건을 오프라인에서는 어디에서 구할 수 있는가도 알아보고 싶다. 저렇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면, 나는 발품 팔아서 살 작정이다.

VirtualBox 1.5.0 Released

최근 VirtualBox 홈페이지에 가 보니 VirtualBox 1.5.0이 나왔다는 소식이 있다. 다행히도 저기 자고 있는 랜덤여신보다 한 발 빠르게 전달했다. 일단 가장 큰 것은 드디어 한국어 번역이 포함되어서 나온다는 것과 심리스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리얼 포트 지원도 추가되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심리스 모드는 기존에도 SeamlessRDP를 사용해서 가능했지만 프로그램 내에서 본격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처음이다. 아래 스크린샷을 보자. K 메뉴와 윈도 시작 메뉴가 한 화면 안에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타깝게도 윈도 작업이 리눅스 태스크바에 뜨는 것과 같은 통합까지는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뭐 이 정도 구현이라고 해도 만족스럽다. 이 글을 쓰고 있는 Firefox와 가상 머신 윈도의 foobar2000을 같이 띄워 보면 다음과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버전의 VirtualBox에는 아쉽게도 포함되지 못했지만, 이번 버전에서는 다행히도 작업을 빨리 해서 릴리즈와 맞게 한국어 번역이 들어가서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1.5.0 버전에 맞게 추가 번역 작업을 한 언어가 적은 것을 감안하면 이것은 무척 고무적이라고 보인다. 참고로 일본어 번역은 한국어보다 늦게 submit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ㅋㅋㅋ

과연 다음 버전의 VirtualBox에서는 어떤 맛있는 것을 가져다 줄지 기대된다.

Inside KSA – 정독실 운영을 반대하며

안내: 이 글은 같은 제목으로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회 자유 게시판에 올라간 글입니다.

먼저 이 글은 정독실 추진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성급한 정독실 추진에 대해 반대한다는 것을 미리 밝힙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독실에 관한 내용은 방학 중인 8월 6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방학 중에 이춘근 선생님께서 띄웠던 최초의 글 (제목: 독서실 자습 개선 방안과 관련하여_전 학생들 보시오.)로 시작합니다. 당시에는 정독실 배정 방법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많았지, 정독실 운영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은 적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나서 정독실에 관한 논의는 당분간 잠잠해졌다가, 개학과 함께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3학년의 경우 8월 29일 학년 모임 이후에 정독실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때 찬성/반대 투표를 했지요.

그것과 함께 설문조사 게시판에서는 정독실 운영에 관한 설문조사가 있었습니다. 찬성과 반대 표 수는 거의 같았으며, 거기에 나와 있는 의견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현재 3독 자리가 2독보다 더 좋기 때문에, 3독을 위해서 정독실을 신청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 기숙사 개방이 없으면 딱히 가 있을 곳이 없기 때문에 자유 독서대를 쓰는 사람에게는 하나마나다.
  • 2학년과 3학년이 다 신청해서 몰리면 어떻게 하는가 – 해결책으로 3학년에게 우선권을 준다고 했습니다.
  • 3학년은 안 그래도 바쁜데 혼란만 준다.
  • 정독실도 생활 공간으로 전락할 소지가 있다.
  • 현재 독서대 자리 배치 시스템도 상당히 안정되어 있는데, 이것을 흔드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러나 이 모든 의견은 무시되었고 결국 정독실 운영은 확정되었습니다. 당장 9월 3일부터 희망 조사를 하고 10일에 자리를 바꾼다고도 하는군요. 2학기가 시작된 지 1주일밖에 안 되었는데다가 3학년들은 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는 정독실 운영을 지금 시작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심각한 우려와 함께 반대를 표명하고 싶습니다.

학교 측에서 주장하는 면학 분위기 조성에 대해서는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 면학 분위기라는 것을 위해서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공부하는 것을 방해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심각한 의문부터 듭니다. 저는 정독실 설치 기간을 다음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제안합니다:

  • 3학년의 카이스트 면접이 끝나는 9월 14일 이후로 미룬다.
  • 중간고사가 끝난 마지막 분기 이후로 미룬다.

이 대안 중 어떤 것을 선택하든, 밀어붙이기식 확정은 진행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추가: 제가 이전 글에서 댓글로 주장하고 있는 카이스트의 안 좋은 점을 닮아간다는 것을 여기에서도 주장하고 싶습니다. 먼저 이 글을 읽어 보십시오. 다시 한 번 말아하면 카이스트 기숙사에서 게임 사이트 IP를 차단한다는 공고가 붙었고, 이 정책 때문에 많은 카이스트 학생들이 반발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면학 분위기를 위해서 카이스트에서 꺼낸 카드였고, 갑자기 공고가 붙자마자 9월 3일에 실행한다고도 했습니다. 카이스트 내부 게시판에서 항의가 들끓자, 결국 이 차단은 11월까지 유보한다고 하고 그 동안에 논의를 더 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좋은 의도로 시작한 정책이라고 해도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하면, 결국 피해는 둘 다 입게 될 것입니다. (이 소식은 제가 아는 카이스트 사람들에게 들은 것입니다.)

TextCube로 업그레이드 + @

과거에 생각하고 있었던 삽질을 포함해서 결국 오늘 아침 TextCube로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아주 오랜 옛날 Drupal을 쓰던 시절의 글 번호는 “100”으로 시작했고, 잠시 tistory를 쓰던 시절의 글 번호는 “1”로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내 서버로 다시 들어왔을 때 글 번호도 꼬여 버렸다. 그걸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DB를 찌르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하기는 귀찮아서 백업 파일로 내보낸 다음 복원해야만 했다.

백업 파일을 내보내니까 70MB 정도 되어서, 웬만한 편집기로는 열지조차 못하는 양이 되었다. 결국 VirtualBox 상의 UltraEdit를 사용해서 글 ID가 꼬이지 않았는가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 ID로 걸렸던 외부 링크들이 문제가 되는데, 이 때는 검색을 해서 다시 들어오기 바란다. 또한 절대 주소들을 새로 작성해 주었다. 그렇게 삽질을 해 가면서 xml 파일을 일단 만들었다.

그 다음 깨끗한 TextCube를 설치했다. 특별히 더 해 줘야 할 삽질 같은 건 없었다. 그리고 관리자 모드로 들어가서 기존의 백업 파일을 다시 올려 주었더니 끝났다. 공지 글이 문제긴 하지만 꼬였던 글 번호도 다시 풀리고 입력해 준 절대 주소도 잘 작동하고 있다. 기존 스킨에 있었던 Last.fm 사이드바는 만들기 귀찮아서 일단 빼 두었지만, 나중에 시간이 나면 만들어 볼 작정이다.

번호들을 푸는 건 삽질이지만 풀었을 때 장점은… 그냥 삽질한 게 좋다는 것. ㅍ

KDE 한글화의 역사

그놈과 KDE는 리눅스 데스크탑 계의 양대산맥이다. 사용자들의 선호도를 비교해 보면 비슷비슷하지만, 대한민국으로 들어가 보면 달라진다. 그놈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다.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는 KDE에는 쓸만한 한국어 번역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 비극의 역사를 따라가 보자.

과거의 Qt 라이브러리는 세계화에 잘 대비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에서 패치를 만들어 보내도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기 일쑤였다. 그래서 미지 리눅스와 같은 과거 국산 배포판들은 엄청난 패치가 가미된 자체적인 KDE를 쓰고 있었다. 이것을 위해서 증거 자료를 찾다 보니깐 이런 것이 있었다. KDE 2.x 시절에는 이런 일도 있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기의 한국어 번역은 완벽하지 않았다. 당장 대부분 배포판에서 KDE 한국어 언어 팩을 긁어 와 보면 순한국어 때문에 의미 전달이 안 되는 부분도 있고, 번역 정도도 상당히 적었다. 지금 당장 아무런 패치도 하지 않고 KDE 3.x 한국어 언어 팩을 긁어 오면 이 정도의 번역 상태를 보여 준다. 13%라는 것이 놀라울 수도 있지만, 이 13% 안에서도 품질을 따져 보면 난감하다. po 파일을 보면 마지막 개정 일자가 대부분 한참 과거의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 다음에 이어진다.

한소프트에서 고용한 번역 팀을 욕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한소프트는 번역을 할 생각만 했지 KDE 업스트림에 반영하려는 생각을 잘 하지 않았다. 실제로 한소프트의 kde-i18n-ko 패키지를 가져와 보면 번역은 다 되어 있지만, 업스트림에는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 한 때 본인이 참여했던 우분투의 Rosetta 시스템에서도 번역 작업을 해 두었기 때문에 우분투 사용자라면 상대적으로 번역의 품질은 좋을 것이다. 그런데 내 기대와는 달리 업스트림에는 예상만큼 잘 올라가지도 않았다.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서 이번에 나올 KDE 4에는 저품질의 번역이 들어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KDE 4 번역 통계를 관찰하다 보면 꽤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에 들어가 있었던 순 한국어 번역을 걷어내고 적당한 외래어나 한자어를 사용해서 의미 전달이 잘 되도록 하고 있다. 새로운 KDE에 들어가는 프로그램들의 번역도 빠른 시일 내로 작업해서 KDE 4 때부터는 그놈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충분한 번역이 제공되도록 하는 것이 나를 포함한 KDE 한국어 팀의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