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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노트북 태그의 정체

델 컴퓨터의 바이오스에 들어가 보면 사용자가 수정할 수 없는 태그가 두 개 있다. 하나는 Asset Tag, 다른 하나는 Ownership 태그이다. 델이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만으로는 이것을 편집할 수 없기 때문에 이 태그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이 태그들은 간단한 프로그램만으로도 편집할 수 있다.

델 바이오스 화면의 태그

델 바이오스 화면의 태그

데비안에는 libsmbios-bin이라는 패키지가 있다. 이름이 말하는 것과는 달리 이 패키지는 사실상 델 전용 패키지이다. 내용물을 보아도 델 컴퓨터가 아니면 실행시킬 필요가 전혀 없는 프로그램만 들어 있다. 가령 dellBiosUpdate 같은 프로그램은 델이 아니면 실행시켜 봤자 헛수고일 것이고, serviceTag 같은 프로그램은 델이 아니면 제대로 된 값을 돌려 주지 않을 것이다. 반면 델 사용자라면 이 패키지의 내용물이 꽤 유용하다.

libsmbios-bin은 데비안이나 우분투라면 apt-get install만으로도 쉽게 깔 수 있고, 기타 다른 배포판은 잘 모르겠다. 이 패키지를 설치하면 앞서 이야기했던 델 전용 프로그램이 깔린다. 대부분 프로그램의 이름은 제어하는 장치 이름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한 번씩 실행시켜 보면 알 수 있고, 도움말이 나오지 않으면 -h 옵션을 붙이면 된다. 여기에서는 그 중 assetTag와 propertyTag에 대해서 알아 볼 것이다.

델의 Asset Tag는 기업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한 회사에서 다량의 PC를 구입할 때 각각 PC별로 태그를 붙여서 구분하기 위한 것이고, 바이오스 화면에만 표시된다. 자세한 정보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때때로 윈도 무인 설치 시 이 태그에서 컴퓨터 이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개인 사용자라면 이 태그를 설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컴퓨터가 여러 대 있다면 유용할지도 모른다. 이 태그는 최고 10자까지 설정할 수 있다.

Ownership Tag는 이와는 달리, 부팅 화면 및 바이오스 화면에 직접적으로 표시된다. 컴퓨터의 사용자가 누구인자를 알려 주는 태그이므로 설정해 두면 이름을 적는 것만큼 유용할 것이다. 어지간한 사용자들은 바꿀 수 있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도난 방지에도 눈꼽만큼은 유용할 것이다. 최고 80자까지 설정할 수 있다. 아래 화면은 Ownership Tag에 설정해 둔 이름이 표시되는 화면이다.

POST 화면에 뜨는 이름

POST 화면에 뜨는 이름

부팅 암호 화면에 뜨는 이름

부팅 암호 화면에 뜨는 이름

아무튼 이 두 태그를 변경하려면 먼저 dcdbas 커널 모듈을 올려야 한다. 이미 이 모듈은 여러 배포판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간단하게 modprobe 명령을 실행시키면 된다. 그 다음 assetTag와 propertyTag 명령을 실행시키면 현재 설정되어 있는 값을 볼 수 있다. 커널 모듈이 올라가 있지 않으면 오류 메시지가 표시된다. 권한 오류가 나타나면 루트로 실행하면 된다.

값을 설정하려면, assetTag -s (설정할 값) 또는 propertyTag -s (설정할 값)을 입력하면 잠깐 멈칫했다가 값이 설정되었다는 메시지가 뜬다. 바이오스에 암호가 걸려 있다면 –password (바이오스 암호)를 추가해야 성공한다. 암호를 평문으로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export HISTSIZE=0을 먼저 입력한 다음 명령행으로 암호를 입력하는 것을 추천한다.

assetTag를 설정하면 바이오스 화면에만, propertyTag를 설정하면 POST 및 부팅 암호 입력 화면에 다 표시된다. 이 두 태그 항목이 바이오스에 있는 모델은 대부분 지원한다. 평소 어떻게 변경하는지 알 수 없었던 태그를 변경해 두면 소유권을 더 확실히 표시해 둘 수 있을 것이다.

델 서비스 이용 후기

평소 리눅스만 쓰고 있었을 때는 그래픽이 깨지거나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건의 발단은 어느 날 윈도로 부팅하면서부터였다. 윈도로 들어가서 즐겁게 IP 설정을 바꾸고 있었는데 갑자기 화면이 파래지면서 컴퓨터가 동작하지 않는다. 뭔가 해서 다시 부팅해 보았더니, 일단은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 진짜 문제는 다시 리눅스로 들어가서였는데, 부팅 화면에 퍼런 줄이 가지를 않나, KDE를 잘 쓰는 중에 갑자기 배경이 번쩍이면서 다운되는 등 참 다양했다.

다행히도 다시 부팅했을 때 커널 메시지를 얻을 수 있었다.

Feb 10 12:08:59 saebyuk kernel: [82830.522183] NVRM: Xid (0001:00): 13, 0003 00000000 00008297 00001b0c 1000f010 00000001
Feb 10 12:08:59 saebyuk kernel: [82830.632358] NVRM: Xid (0001:00): 13, 0001 00000000 0000502d 0000083c ffffff01 00000004
Feb 10 12:09:30 saebyuk kernel: [82860.885034] NVRM: Xid (0001:00): 13, 0001 00000000 00005097 0000194c 00000000 00000100
Feb 10 12:09:30 saebyuk kernel: [82860.969370] NVRM: Xid (0001:00): 13, 0001 00000000 00005039 00000328 00000000 00000002
Feb 10 12:09:30 saebyuk kernel: [82861.054352] NVRM: Xid (0001:00): 13, 0001 00000000 00005039 00000328 00000000 00000002
Feb 10 12:09:30 saebyuk kernel: [82861.138149] NVRM: Xid (0001:00): 13, 0001 00000000 00005039 00000328 00000000 00000002
Feb 10 12:09:30 saebyuk kernel: [82861.224289] NVRM: Xid (0001:00): 13, 0001 00000000 00005039 00000328 00000000 00000002
Feb 10 12:09:30 saebyuk kernel: [82861.306794] NVRM: Xid (0001:00): 13, 0001 00000000 00005039 00000328 00000000 00000002

아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NVRM이 고자라니! X.org 로그에는 단서가 될 만한 말들이 없어서 그냥 이 커널 메시지를 가지고 구글에 검색해 보았더니, 드라이버 문제가 된다는 말 빼고는 명확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마침 머릿속에 떠오른 건 8400M/8600M 결함에 관한 이야기였고, 왠지 이게 답일 것 같아서 델 콜센터에 전화를 때렸다.

나베르 지식KiN에서 델 콜센터로 검색을 해 보니 웬 짱깨가 받는다는 말을 해서 처음에는 잔뜩 긴장한 채로 전화를 했다. 참고로 델 개인용 콜센터 전화번호는 080-200-3800, 기업용 콜센터 전화번호는 080-854-0006이다. 델에서 전화가 오면 02-38xx 국번으로 시작하는 전화가 온다. 하여간 델 홈페이지에서 이 정보를 찾지 못해서 한참을 헤매다가 일단 개인용 콜센터로 전화를 걸어 보았다.

전화를 걸게 되면 일단 고객 구분을 물어보고, 그 다음 데스크톱인지 노트북인지를 물어본다. 그 다음 콜센터 직원에게 전화를 돌려준다. 일단 직원이 전화를 받으면, 증상을 이야기하고 서비스 태그 번호를 알려주면 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 서비스 태그 번호는 기업용 제품에 해당한다고 해서 기업용 콜센터 번호를 알려 주었고, 그래서 두 번째 번호로 전화를 다시 해 보았다.

역시나 비슷한 과정이 반복되며, 콜센터 직원이 문제를 파악했으면 기사를 불러 줄 주소를 불러달라고 한다. 때때로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으면 진단 부트 모드로 들어가 보라고 한 다음, 오류 코드를 불러 달라고 한다. 진단 부트 모드에서는 자체 테스트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며, 여기에서 나오는 오류 코드로 대략적인 고장 증상을 파악할 수 있다.

하여튼 내 경우에는 그래픽 카드 문제였기 때문에 메인보드를 교체해 주겠다는 말을 들었고, 바로 다음날 기사를 불러 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내일 기사가 학교 기숙사 쪽으로 찾아왔다. 물론 메인보드를 들고 왔다.

내 문제에 대해서 난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 새 메인보드부터 닥치고 확인해 봤다. 그래픽 카드의 파트 번호는 “G86-631-A2″라고 쓰여 있었다. 그리고 바이오스 A13 보드 리비전 A00이라고 포장지에 쓰여 있었다. 바이오스 A13은 지금은 삭제되긴 했지만 저 문제가 터지고 나서 나왔던 것이기 때문에 일단 제대로 된 부품이 들어 있는 보드라고 추정된다.

몇 분 쯤 기다리다 보니 기사가 메인보드를 해체하였다. 그리고 새 메인보드를 끼우는 동안 옛날 메인보드를 감상해 보았다. 예상대로 그래픽 칩셋은 G86-630-A2가 들어 있었다. 확실히 그래픽 칩셋의 종류가 바뀐 건 맞다.

과거 메인보드의 GPU

과거 메인보드의 GPU. G86-630-A2에 주목.

여튼 이게 끝나고 나서 노트북을 다시 조립하였고, 기사는 서비스 태그를 설정하고 갔다. 델 노트북의 서비스 태그는 시리얼 번호와 같은 것이다. 이 번호를 가지고 모델명이나 보증 기간 같은 정보를 조회해 볼 수 있다. 기사가 가고 나서 수리 확인서를 살짝 보다가 역시 델이 본좌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델 장애 지원 확인서

델 장애 지원 확인서. 운영체제 란을 주목하면 된다.

여튼 난 저 점 하나 때문이라도 델 서비스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펜티엄 2

요즘 세상에 펜티엄 2는 공짜로 줘도 가져갈 사람이 없다. 그. 런. 데. peremen.name 메인 서버가 최근 펜티엄 2로 이전했다. 이 컴퓨터에 리눅스 서버를 깔기 위해서 내가 어떤 삽질을 했는가 차근차근 설명해 보겠다.

우선 우분투 네트워크 설치 이미지를 준비한다. 대부분 펜티엄 2 시절의 컴퓨터라면 CD롬 부팅은 되는데, USB 부팅은 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이 시대의 컴퓨터 CD에서 읽느니 빠른 네트워크가 더 나을 것이다. 하여간 우분투 네트워크 설치를 하려면 파일 두 개만 있으면 된다. 추천하는 방법은 미리 하드디스크를 빼내서 GRUB을 설치하고, 파일 두 개만 복사한 다음 부트스트래핑을 하는 것이다. 여기에 있는 linux와 initrd.gz 파일을 받아서 하드디스크에 미리 복사해 둔다. 아키텍처와 배포판 종류에 따라서 경로를 잘 바꿔 주면 되고, 저것은 Gutsy/i386 기준이다.

비록 tasksel이 있긴 하지만, 일단 베이스 시스템만 설치했다. 이것이 서버실에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펜티엄 2 정도의 사양에서는 진행 표시줄 올라가는 것이 지겹기 때문에, 가상 콘솔 4번(Ctrl+Alt+F4)을 누르고 설치 진행 상황을 보는 것이 좀 덜 지겨울 것이다. 우분투 7.10부터 추가된, 무슨 라이브러리를 깔 때마다 추가되는 libc6의 ldconfig 업데이트 트리거가 엄청 짜증나고 답답할 것이다. 과연 8.04에서는 어떻게 해결할까 기대된다.

그 다음 사뿐히 재부팅해 준다. openssh-server만 깔고 모든 작업은 원격으로 하면 된다. 서버실에 앉아서 속 터지게 진행 표시줄 올라가는 것을 보느니 멀리 방에서 해 두고 지켜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래도 GNU Screen이라는 비기가 있다. Screen에 작업을 걸어 둔 다음, 떼내 두고 나가면 다음에 로그인 할 때에도 잘 뜬다.

하여간 완성작 펜티엄 2 서버의 시스템 정보는 잘 찾아 보면 있다. phpSysinfo가 저사양이라 그런지 시스템 정보 하나 만들어내는 데에도 막 15초씩 걸려서 링크는 생략한다. 우리 존재 화이팅.

최근 컴퓨터 상황

엔터키 지못미

엔터키 지못미

드디어 노트북 엔터 키도 떨어져 나가 버렸다. 이거 5월까지 M40으로 버티다가 노트북을 바꾸려는 계획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새 중고 컴퓨터 1

새 중고 컴퓨터 1


새 중고 컴퓨터 2

새 중고 컴퓨터 2

훈킴 선생님의 서버 소식이 없어서 일단 임시용으로 내 서버를 만들기로 했다. 우선 슬림케이스 하나를 사고 아라에서 2만원 하는 중고 펜티엄 3과 지인의 펜티엄 2를 업어와서 부품을 섞은 결과 컴 두 대가 탄생했다. 하나는 펜티엄 3 650, 768MB 램, 40기가 하드고 또 다른 하나는 펜티엄 2 333, 256MB 램, 15기가 하드이다. 처음에 펜티엄 3 컴퓨터가 2만원이길래 비싼 거 아니냐고 생각했지만 메인보드가 한 때의 명품이었던 아수스 P3B-F. 땡잡았네요 ㄱㅅ.

오늘 지른 것이긴 한데…

내 MX610에는 원래 AA 배터리가 들어간다. 그러나 방학 때 동생 MP3 플레이어에 들어가는 AAA 충전지를 무려 4개나 사 버린 바람에 그 중 3개를 인터셉트했다. 오래 전에 내가 “AAA 건전지를 AA 기계에 끼우는 것”이 있다는 것을 듣고, 결국 수소문 끝에 우연히 들어간 깜냥 홈페이지에서 보았다. 거기에서는 배터리 보조팩이라는 이름으로 2000원에 팔고 있었는데… 그 다음이 개그다.

일단 오늘 낮에 학교로 등기 우편이 하나 날아왔다. 배송을 등기 우편으로 한다는 말은 들었기 때문에 예상했다. 그런데 그 봉투를 받아든 순간 나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왜 이런 걸 비싸게 보내냐”부터 “내가 헛돈 쓴 거 아닌가 몰라”도 있었다. 일단 우편물을 감상하자.

아니 왜 이런 걸

보면 배송료가 1840원으로, 팔고 있는 물건 값은 160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에 많이 사 보려고 했는데 분명히 가격 할인은 없었을 것이다. 또 하나 더 놀라운 것은 계좌 이체밖에 안 되어서 수수료 500원을 더 냈다는 것이다. 써 놓고 보니 실제 물건값에 대한 비용은 적다는 것이다! 아놔 내 돈. 대신 내 AAA 건전지를 저기 끼우고 MX610에 집어넣으니 꼭 맞게 들어가기는 했다. 그 점 하나에 대해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이 물건을 오프라인에서는 어디에서 구할 수 있는가도 알아보고 싶다. 저렇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면, 나는 발품 팔아서 살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