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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5800 글로벌 펌웨어에 EUC-KR 인코딩 추가

2013/03/05 추가: 현재 저는 노키아 5800을 더 이상 메인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펌웨어는 V60 EURO1을 받아서 한국 펌웨어에 있는 .r65 파일을 결합하고 인코딩 지원만 추가해 두었습니다.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수준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제 폰에 플래싱한 펌웨어는 따로 제공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도 노키아 5800/X6을 쓰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삽질을 기록해 볼 필요성은 있을 것 같아서 글을 써 본다. 노키아 5800 커펌이 유행했을 때, 해결 불가능한 대표적인 두 가지 문제로 EUC-KR 미지원 및 한글 입력기 문제가 있었다. EUC-KR 미지원 문제는 결국 아무도 풀지 못한 문제가 되었고, 한글 입력기 문제는 외부에서 텍스트를 조합해서 붙여 넣는 방식의 한글 입력기나 Swype에 한글 사전을 추가하여 해결하였다. EUC-KR 인코딩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과감하게 글로벌 펌웨어 V60 기반으로 올렸지만, 생각만큼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았다.

인코딩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노키아 심비안 휴대폰들의 메모리 영역은 보호가 강한 순서대로 (ROM, CORE, ROFS1), ROFS2, ROFS3으로 나뉘며, 오래 전 디브랜딩에 대해서 썼던 글은 ROFS3 영역을 통신사 소프트웨어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파일로 바꿔서 6210의 경우 폰꾸미기 등을 날려 버리는 방법이다. 커펌들은 ROFS3 이상의 영역까지 손을 대며, 글로벌 펌웨어와 한국 펌웨어는 CORE 영역부터가 달라서 쉽게 왔다갔다할 수 없다.

한국 펌웨어에 추가되어 있는 EUC-KR 인코딩 관련 파일은 ROM 영역에 있는데, 이 영역에 있는 실행 파일은 폰에서는 모두 Z: 드라이브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ROFS 영역에 있는 실행 파일과 형식이 다르다. ROM 영역에 있는 실행 파일 및 DLL 파일은 XIP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S60 실행 파일처럼 실행시킬 수 없다. 또한 XIP 형식 실행 파일에서는 외부 참조를 절대 주소로 불러오기 때문에, ROM의 구조가 바뀌어 버리면 실행할 수 없다. 따라서 제아무리 ROM 영역에 있는 DLL 파일을 추출해서 ROFS2 영역에 붙여넣어도 실행되지 않는다. 게다가 모든 커스텀 펌웨어들이 ROM 영역은 건드리지 못하기 때문에 EUC-KR 인코딩을 쉽게 집어넣을 수는 없다.

ROM 영역에 있는 실행 파일을 ROFS 영역에서 실행되게 하려면 XIP 형식 실행 파일을 일반적인 E32 형식으로 바꿔야 하며, 이걸 위해서는 실행 중인 휴대폰에서 ROMPatcher+를 사용하여 뜬 ROM 덤프가 필요하다. 불행히도 이 글을 쓴 시점에서는 V60 CORE를 올려 버린 상태라서 V20 한국 펌웨어의 ROM 덤프를 뜰 수 없었으며, 설상가상으로 주변에 있는 V20 펌웨어가 깔려 있는 5800을 구할 수도 없었다.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 하는 마음으로 6210 펌웨어에서 ROM 덤프를 떴다. 어차피 한국어 인코딩에 관한 부분은 크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다음 aRomAT를 사용하여 ROM 덤프에 있는 실행 파일을 E32 형식 실행 파일로 바꿔야 한다. ROM 덤프에서 추출해야 하는 실행 파일은 CP949.dll, cp949table.dll, EUCKR.dll, iso2022kr.dll, ksc5601.dll이다. aRomAT를 실행하고 파일을 찾은 다음 “Convert to EPOC”을 실행하면 ROFS 영역에서 실행할 수 있는 dll 파일로 변환된다.

이제 커스텀 펌웨어의 ROFS2 영역을 열어서 sys\bin 폴더에 5개의 DLL 파일을 추가하고, V20 ROM에 있는 EUCKR.snm, iso2022kr.snm, ksc5601.snm 파일을 추출하여 resource\charconv 폴더에 복사한다. 실행 파일은 아니므로 복사 그대로 해도 무방하다. 그 다음에는 ROFS1 영역에 있는 private\10009d8f\ecom-0-0.spi 파일을 편집하여 인코딩에 관한 정보를 추가해야 한다.

2013/03/05 추가: ROM 영역을 열 수 있는 펌웨어 쿠커로 열지 않으면 snm 파일이 안 보이므로 한국판 V20 펌웨어에서 추출한 snm을 올려 둔다.

3740057327.zip첨부한 파일은 노키아 6210 펌웨어에서 추출 및 가공한 한국어 인코딩 DLL, ecom-0-0.spi 파일에 추가해야 할 부분이다. 5800 V20 펌웨어에 있었던 snm 파일은 펌웨어에서 추출해야 한다. encodings.spi 파일을 열면 위에 있는 DLL 파일의 등록 정보가 있으며, ROFS1 영역에서 저 파일을 추출한 다음 windows-1258 인코딩 정보 다음에 붙여넣은 다음 ROFS2 영역에 같은 파일 이름으로 저장한다. 같은 방법으로 5800 V20 ROFS1에 있는 resource\TopCharacterSet.rsc 파일을 ROFS2 영역에 붙여넣는다. ROFS1 영역을 편집해도 되지만, 이번 작업의 목표가 ROFS2 이상만 건드린다는 것이므로 생략한다.

2734176526.zip

이렇게 하고 플래싱을 실행하면 그 동안 기존 커펌에서 성공시키지 못했던 KT 망에서의 한국어 MMS 디코딩 및 EUC-KR 웹 페이지가 깨지지 않고 보인다. 성공했는지 보려면 웹 브라우저의 옵션->페이지를 열어서 문자 인코딩을 보면 되며, EUC-KR이 추가되었다면 한국어 (EUC-KR) 및 한국어 (ksc5601) 항목이 추가되어 있다.

웹 브라우저 인코딩 설정

웹 브라우저 인코딩 설정

Swype 한국어 지원 추가 및 한국어 입력기 추가에 관한 글은 차후 추가할 예정이다.

노키아 배터리용 24핀 충전 거치대 제작 – 테스트

그렇게 이베이에 주문을 넣고 3주쯤 지나서 소포가 도착했다. BP-4L의 크기가 더 크기 때문에 충전 거치대는 BP-4L용으로 2개 질렀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실패를 대비해서 2개를 지른 건 잘 한 선택이었다. 하나는 AC 플러그가 달린 버전, 하나는 2mm 잭만 달린 버전이다. 원래는 2mm 잭만 달린 버전을 개조하고 AC 플러그 버전은 그대로 쓰려고 했다. 하지만 2mm 잭에 충전기를 끼웠다 빼는 순간 중간의 극이 삐뚤어져서 ‘아 이것이 중국 퀄리티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AC 플러그 버전도 하드웨어 퀄리티가 그닥 좋지는 않아서, 학교 잡화점에서 산 돼지코가 끝까지 들어가지도 않아서 ‘내장은 버리고 외장만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베이표 충전 거치대 회로 기판

이베이표 충전 거치대 회로 기판. 판매자 말로는 마이크로칩 내장이라는데 개뿔. 트랜지스터와 저항 뿐이다.

내가 여기서 필요한 건 저 위 전극 뿐인데, 어찌 전극 납땜 상태도 영 안 좋다. 선을 새로 납땜하는데, 인두 열기 때문에 녹은 납이 아래로 흘러내려서 플라스틱을 변형시켜 버렸다. 변형 정도가 점점 커져서 하는 수 없이 상판 중 하나는 버리고, 하나를 더 뜯었다. 작업하기 정말 골때리겠지만, 90도로 세워서 작업하면 그나마 녹는 시간이 좀 늦춰진다. 하지만 이것도 전극이 가열되면 플라스틱이 녹기 때문에 저 부분 납땜은 속전속결이 답이다. 여담이지만 중국산 납은 연기에 무슨 이상한 물질이 섞인 건지 작업하는 동안 문을 열어 놔야만 했다.

그 다음 미리 준비해 둔 24핀 커넥터와 4.7kOhm 저항을 납땜한다. 다행히도 옛날 휴대폰 충전 거치대에서 뜯어낸 24핀 커넥터는 SMD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잘 구부리면 만능 기판에도 들어간다. 배터리 ID는 4.7kOhm으로 이어 버려서 BSI 값이 실수로 전달되는 것을 막는다. 그 대신 충전기를 먼저 꼽으면 빨간 불만 깜빡이므로 배터리를 먼저 꼽아야 한다. 나머지야 배터리 쪽 전극의 양극과 음극을 충전기 쪽과 이으면 되기 때문에 난이도 자체는 어렵지 않다. BP-4L과 BL-5F의 홈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인두기로 홈 부분을 지져서 두 배터리 모두 들어가도록 손봤다.

24핀 커넥터와 저항 납땜

24핀 커넥터와 저항 납땜

다만 이걸 어떻게 깔끔하게 수납하느냐가 문제인데, 원래 기획대로라면 24핀 커넥터가 저 아래로 향해야 한다. 하지만 아래쪽 플라스틱이 상당히 강해서 옆판을 파내기로 계획을 바꿨다. 옆판 플라스틱을 가위로 뭉텅뭉텅 자르고, 회로 기판을 돌려서 24핀 커넥터가 바깥쪽으로 나오게 만든다. 그 다음 나사를 적당히 조여 줘서 케이스가 맞물리도록만 만든다. 일단 배터리를 꽂지 않고 충전기만 꽂았을 때, 빨간 불이 깜빡이는지로 정상 상태를 점검해 보았다. 이건 오래 전에 기존 애니콜 충전 거치대를 사용할 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빨간 불이 깜빡이면 BP-4L과 BL-5F 둘 다를 꼽아 보자. 6210에 BL-5F를 꼽고 빈 상태에서 만충전까지 걸린 시간보다 24핀 충전기로 BL-5F를 만충전시키는 데 걸린 시간이 좀 많이 오래 걸려서 처음에는 과연 녹색불이 뜰 지 의심스럽기도 했다. BL-5F 만충전이 한 2시간 30분 정도 걸렸고, 용량이 그거의 1.6배(950mAh vs 1500mAh) 정도 되는 BP-4L은 4시간이 지나도록 만충전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서 처음에는 무슨 문제가 생겼나 했다. BP-4L을 시험해 볼 때는 도대체 만충전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이러다가 배터리 터지는 거 아닌가 싶어서 뺐다가 N810에 끼워서 잔량 확인했다가 다시 끼웠다를 반복했다.

여튼 BP-4L은 완전 충전까지는 보지 못했다. BP-4L 거치대에 BP-4L을 끼운 만큼 어긋남은 없었다. 1500mAh 충전시키는 데 시간이 이리 오래 걸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하긴, 국산 휴대폰 중 1500mAh 배터리 쓰는 걸 본 적이 없었던 게 충전 시간 때문일지도 모르겠군.

BP-4L 충전 시도

BP-4L 충전 시도

추가: 1500mAh 배터리를 사용하는 T*옴니아 2의 배터리 충전 시간이 약 5시간 정도 걸린다고 해서 이번에는 5시간을 기다려 봤다. 5시간쯤 되니 BP-4L도 만충전이 뜬다.

BP-4L 충전 완료

BP-4L 충전 완료

BL-5F는 다행히도 만충전이 떠 줘서 제작이 실패하지는 않았다고 안심할 수 있었다.

BL-5F 충전 시도

BL-5F 충전 시도

BL-5F 충전 성공

BL-5F 충전 성공

여튼 원래 목적이었던 BP-4L 충전 거치대 제작은 충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실용성이 좀 떨어졌지만, 24핀 충전기를 다시 꺼내 쓸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제작할 이유는 충분하다. 역시 24핀 충전기는 좋은 리튬이온 배터리 충전기지, 좋은 Power Source는 아니다. 배터리 하나 충전 시키는 것도 폰에다가 꼽는 것보다 더 느린 판국에 폰에 이걸 꼽는다고? 비상용 아니면 쓰지도 못하겠군.

노키아 배터리용 24핀 충전 거치대 제작 – 준비 및 기본 지식

내게는 노키아 배터리가 4개나 있다. 2개는 6210(BL-5F), 다른 2개는 N810(BP-4L)용이다. 둘 다 배터리 충전용 거치대가 없기 때문에 배터리를 서로 바꿔서 충전하는 수고를 매번 하고 있다. 이미 노키아 까페 등지에서 24핀 충전 거치대를 개조한 사람도 있고, 서드파티 충전 거치대를 파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기성품 거치대 중에서 내 요구를 만족시켜 주는 건 없었다. BL-5F와 BP-4L 둘 다 충전할 수 있는, 24핀 입력을 받는 거치대가 필요했다.

TTA 24핀 규격에 따르면, 충전 회로가 내장되지 않은 휴대폰은 1, 21, 22번 핀, 충전 회로가 내장된 휴대폰은 4, 5번 핀을 사용하며 접지 핀으로 12, 19번 핀을 사용한다. 대부분 시장에 풀린 충전기는 1, 12, 19, 21, 22번 핀을 사용하며, 휴대폰들 역시 충전 회로를 충전기에 넘기면서 4, 5번 핀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충전 거치대 역시 회로는 1, 12, 19, 21, 22번으로 연결되어 있고, 뜯어 봐도 별다른 조정 회로 없이 배터리를 바로 연결시킨다. 충전 회로를 내장시킨 충전기 보급 탓인지, 20핀 규격이 되면서 충전 회로 내장형 휴대폰을 위한 전원 공급이 삭제되었다. 아주 오래 전에 썼던 LG-LC8000은 충전 회로가 내장되어 있었기 때문에 내장 AC 어댑터를 들여다보면 4, 5번 핀만 연결되어 있었다. 표준형 충전기로 충전이야 할 수 있었지만 충전 인식이 되지 않았고 충전 자체도 잘 되지 않았다. 전압 0.8V 차이가 이런 걸 만들어낸다. 충전기 전압이나 전류가 중요하지 않다는 사람들 어디 가셨나.

TTA 충전기의 충전 관련 부분.

TTA 충전기의 충전 관련 부분. TTAS.KO.06-0028/R2에서 발췌.

이론적인 설명은 이쯤에서 줄이고 직접 사진으로 충전 단자 차이를 보자. 필요한 설명은 아래 사진에 다 되어 있다. LG-xC8000 어댑터 출력은 5V/2A, 일반 TTA 충전기 어댑터 출력은 4.2V/750(일부 900)mA, 노키아 충전기 어댑터 출력은 5V/890mA이다. 배터리 충전 거치대를 만들기 위해서 일반 충전기 핀 배열을 참조할 것이다. 노키아용 24핀 젠더를 만들고 싶다면, 일단 4.2V를 5V로 올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과학 시간에 졸지 않았다면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무엇인지는 알 것이고, 전력은 전압과 전류의 곱으로 나오고, 모든 전압/전류 변환에는 손실이 생긴다는 것도 알 것이다. 노키아 어댑터에 필요한 전력은 5*0.89 = 4.45W, TTA 24핀 충전기에서 끌어낼 수 있는 전력은 4.2*0.75=3.15W이다. DC 변환 IC를 통과했을 때 손실을 감안하면 전력 부족으로 제대로 충전되지 않을 수도 있다.

각종 충전기 핀 출력 비교

각종 충전기 핀 출력 비교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뛰어넘고, 전력 부족으로 제대로 충전이 안 되는 걸 극복하고 노키아용 24핀 젠더를 굳이 만들겠다면, 2mm 충전 단자 스펙TTAS-KO-06.0030을 읽어보자. 2mm 충전 단자 스펙 3.1절에는 고정전류 충전기, 4.1절에는 태양전지나 수동 발전기 같은 가변전류 충전기에서 허용되는 전압/전류 값이 나와 있다. TTA 충전기 스펙에서 정하는 4.15~4.23V/450~900mA는 3.1절과 4.1절 모두에서 허용하는 값이다. 4.2절에는 가변전류 충전기에서 나오는 전압이 4.65V 이상이 되지 않으면 충전이 시작되지 않는다고 나와 있다. 충전을 시작하기 위해서 충전기 판별을 할 때, 1~2mA 전류가 흐를 때 충전기 전압을 확인한다. 4.65~5.2V면 가변전류 충전기, 5.5~9.3V면 고정전류 충전기, 이 범위 외의 값이면 불량으로 판정한다. TTA 스펙에는 V/I 곡선이 나타나 있지 않아서 1:1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노키아 충전기에 들어가는 전압이 TTA 충전기보다는 높으며, 전류 문제도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미 애플 아이팟/아이폰용 24핀 젠더는 시중에 출시되어 있고, 내부적으로 4.2V를 5V로 승압해서 출력한다. 하지만 이것도 간혹 인식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며, 노키아 2mm 충전 단자는 5V보다 전압을 높여야 한다. 자연스럽게 공급 가능한 전류의 양은 떨어지고 충전 속도도 느려진다. 여기다가 인식 문제도 추가하면 답이 없다.

이런 문제 때문에 나는 노키아 휴대폰으로 갈아타자마자 24핀 충전기를 모두 집에 놔뒀고, 노키아 충전기 하나로 폰 2개를 같이 충전해서 쓴다. 다음 문단으로 넘어가기 전에 강조 하나만 하자면, 24핀 충전기 그 자체는 매우 좋다. 좀 더 범용적으로 개조해서 아무 리튬이온 배터리나 충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이미 가능하다. 이걸 가지고 노키아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하는 건 전기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충전기를 가지고, 충전 회로가 내장되어 있는 기기의 배터리 충전용 전원 공급을 시도하는 건 전기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충전 회로 내장형 기기를 위한 전원 공급은 24핀 단자 스펙에는 명시되어 있지만 20핀으로 오면서 빠졌다. 어떻게 저떻게 젠더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노키아가 굳이 이 일에 손을 댈 필요가 있는 건 절대 아니다. 젠더 찾는 사람들은 아쉽지만 포기하는 게 좋다.

배터리 충전 거치대 제작 계획으로 돌아가자. 노키아 배터리의 접촉 단자는 총 3개 달려 있다. 각각 V, GND, BSI이다. V와 GND에서는 전압이 나온다. BSI는 배터리 용량 및 온도 센서이자, 온도가 증가하면 작아지는 가변 저항이다. 과거에는 니켈계 배터리와 리튬계 배터리가 혼용되었기 때문에 BSI 핀이 배터리 용량, BTEMP 핀으로 온도를 파악했지만 현재는 이 둘이 합쳐져 있다. BSI 핀과 GND 사이의 상온에서의 저항은 배터리마다 다르다. BL-5F는 27㏀, BP-4L은 120㏀ 값이 찍혔다. 다른 노키아 배터리는 어떨까 찾아 보았지만 잘 안 보인다. 상온에서 BSI를 측정하려면 아무 표시도 안 되어 있는 극과 -극 사이 저항을 멀티테스터로 재면 된다. BSI 핀의 저항이 급격하게 변화하면 배터리 문제로 파악하고 휴대폰이 켜지거나 충전이 시작되지 않는다.

국내 휴대폰 배터리의 접촉 단자는 V, GND, BID이다. 노키아 배터리의 BSI 단자를 멀티 테스터로 찍어 보면 저항처럼 보이고, 처음에는 나도 저항인 줄 알았다. 주위에 있는 삼성 휴대폰 배터리를 찍어 보니 4.7㏀, 에버 배터리 하나는 1.5㏀이 나왔다. TTA 스펙의 BID에 따르면, 27㏀/4.7㏀/1.5㏀에 따라서 충전 전류가 450/750/900mA로 달라진다. BL-5F 배터리의 BSI 값 27㏀은 순전히 우연이다. TTA 스펙에 의해서 충전 전류도 450mA밖에 못 뽑아내기 때문에 충전 시간도 느린 게 당연하다. BP-4L 배터리를 그대로 연결시켰다면 저항값이 안 나와서 충전이 되지 않았거나, 되긴 하는데 뭔가 이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 서드파티 충전기 제작자의 홈페이지에는 “배터리가 삽입된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쓰여 있다.

사전 조사는 이 정도로 끝내고, 언제 한 번 서면 근처에 나가서 24핀 커넥터와 만능 기판, 4.7㏀ 저항을 사 와서 제작에 들어가야겠다. 노키아 배터리와 연결되는 단자 부분은 SPH-W2100 배터리 거치대를 잘 잘라서 쓰고, 가능하면 SPH-W2100 충전 거치대 안의 보드와 기구물을 사용하고 싶지만 BP-4L 배터리 크기 때문에 만능 기판 사용으로 선회해야 할 것 같다.

우체국 OTP 발급 비용 3000원

우리 학교의 주 거래 은행은 2군데, 우체국과 우리은행이다. (역시 교수는 최강 행정은 막장 ㅋㅇㅅㅌ) 거기다가 지난 여름방학에 높은 이율에 낚여서 신청한 하이투자증권 CMA 계좌 덕분에 무려 보안카드가 3개이다. 셋 다 VirtualBox 안에서(기말고사 덕분에 최근 버전 번역을 못했다. 젠장.)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과도 잘 충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합격이지만, 세 종류의 서로 다른 보안카드를 가지고 있는다는 사실 자체가 불편했다.

평소에도 OTP 기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처음 OTP가 나왔을 때 만원 가까이 하는 발급 비용 때문에 망설여 왔다. 그러던 어느 날, 동아리방에 굴러다니는 우체국 OTP를 보고 이거 얼마 하냐고 물어 보니까 3000원 한다고 했다. 숫자 6개만 1분마다 바뀌는 간단한 형태의 OTP지만, 이거 하나로 보안카드 3개를 다 합칠 수 있다는 점이 끌려서 우체국으로 가서 신청하고 왔다. 우체국에 계좌가 있었기 때문에 신분증만 제시하니 만들어 주었다.

일단 OTP를 받아 오면 이렇게 생겼다.

우체국 OTP 박스 정면

우체국 OTP 박스 정면

상자 뒷면에는 OTP 일련 번호와 유효 기간만 나와 있는 창이 파여 있어서 OTP를 최초 등록할 때 사용한다.

우체국 OTP 박스 뒷면

우체국 OTP 박스 뒷면. 시리얼 번호는 가렸다.

상자를 열면 OTP 본체와 사용 설명서가 들어 있다. 여기 보이는 이 녀석은 우체국 스티커가 붙어 있는 RSA SecurID 700 모델이다. RSA 외에도 OTP 제조 회사는 더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OTP를 받아 보면 6자리 숫자가 표시되고 맨 오른쪽의 점은 정신없이 깜빡인다. 맨 왼쪽에 있는 6개의 막대기는 유효 기간을 뜻하며 10초가 지날 때마다 하나씩 막대기가 사라진다. 1분이 지나면 막대기 6개가 다시 채워지고 숫자가 바뀐다.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유효 기간이 만료되면 새 OTP를 발급받아야 한다. 요즘 나오는 OTP는 모든 금융 기관에서 하나를 같이 사용할 수 있는 통합 OTP이다. 금융 기관마다 발급받아야 하는 보안 카드와는 달리, 통합형 OTP는 제조사 ID와 일련번호만 있으면 어느 금융 기관이나 등록할 수 있다.

일단 우체국에는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우체국 뱅킹에서는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에 타기관 OTP를 등록하려면 은행 지점에 OTP와 신분증을 들고 가면 바로 처리해 주며, 하이투자증권의 경우에는 HTS 및 홈페이지에서 OTP를 바로 등록할 수 있었다.

하이투자증권 OTP 등록

하이투자증권 OTP 등록

아직까지 대부분 은행들이 타기관 OTP를 등록하려면 영업점에 방문하도록 되어 있지만, OTP 일련번호와 제조사 코드만 있으면 되므로 홈페이지에서도 가능하도록 하는 옵션을 추가했으면 한다.

OTP를 등록하면 계좌 이체 후 공인인증서 암호를 묻기 전, 보안카드 번호를 적는 대신 OTP에 표시되는 숫자를 입력하라고 한다. OTP 숫자의 유효기간은 1분이므로 이 시간 안에 입력하는 게 좋다. 한 번 털리면 끝장나는 보안카드와는 달리 OTP는 내가 잃어버리지 않는 한 특정 시점에서 OTP에 나타나는 숫자가 털려봤자 숫자가 바뀌므로 보안성이 더 좋다. 여러 장의 보안카드 통합의 효과도 있으므로 관리하기도 쉽다.

우리은행 계좌이체 중 OTP 번호 입력

우리은행 계좌이체 중 OTP 번호 입력

OTP를 무료로 발급받는 방법이 찾아 보면은 있겠지만, 이후 갱신 문제도 있고 해서 적은 돈을 내고 주거래 은행 중 한 곳에서 만들었다. 요약하면 OTP 킹왕짱.

노키아 6210으로 할 수 있는 일 – 리눅스와 동기화

대한민국에 팔리는 휴대폰 중 리눅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폰이 얼마나 있을까? 거의 없다에 올인이다. 대부분의 국내 제조사 휴대폰은 윈도를 벗어나면 먹통이 된다. 비트핌과 같은 서드파티 유틸리티 중 국내 휴대폰을 제대로 동기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다. 그나마 윈도 모바일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다른 운영체제에서 동기화가 된다. 그리고 노키아 6210 역시 리눅스에서 동기화를 지원한다. 리눅스 사용자라면 놓치면 안 된다.

우리가 사용할 도구는 MultiSync이다. 첫 페이지에서 눈여겨볼 항목은 SyncML 지원이다. 과거 SPH-W2100을 리눅스에서 사용하기 위해서 패킷 캡처를 해 본 결과 동기화 통신에는 SyncML을 쓰고 있는 것 같지만, 동기화 모드로 진입시키기까지 과정이나 어떤 식으로 SyncML을 주고받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문서화되지 않았다. 반면 해외 휴대폰들은 국내에 비하면 상황이 상당히 나아서 서드파티 도구로도 충분히 동기화시킬 수 있다.

이제 휴대폰을 동기화시키려면 MultiSync와 함께 각각 데스크톱 환경에 특화된 PIM(개인 정보 관리자)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KDE Kontact를 설치하면 전자 우편 프로그램 KMail, 주소록 프로그램 KAddressBook, 달력 프로그램 KOrganizer, 메모 프로그램 KNotes를 비롯한 KDE PIM 프로그램이 설치된다. MultiSync는 이 프로그램과 휴대폰 사이에서 데이터를 동기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나는 현재 데비안을 사용하고 있고, 어지간한 곳에서는 데비안이나 우분투가 크게 비슷하기 때문에 우분투 쪽의 가이드를 참고하였다. PIM 패키지를 설치했다면, MultiSync와 각종 플러그인, GUI 프로그램 패키지를 설치하면 된다. multisync-tools는 필수 패키지이고, opensync-plugin-syncml, libsyncml-tools는 휴대폰과 연결하기 위한 SyncML 플러그인이다. opensync-plugin-kdepim은 KDE PIM과 동기하기 위한 플러그인이다. GUI를 좋아한다면 multisync0.90 패키지를 같이 설치해 주자.

모든 패키지 설치가 끝났다면 msynctool –listplugins를 실행시켜 설치 상태를 확인하자. 설치가 제대로 되었다면 SyncML, KDE PIM 플러그인이 있다고 나타난다. 그 다음에는 휴대폰을 등록해야 한다. 상세한 설명은 가이드에 나와 있으므로, 여기서는 개요만 다루겠다. 우선 동기화 그룹을 설정한다. 동기화 그룹 안에는 무엇과 무엇을 동기화시킬지를 등록하면 된다. 새 동기화 그룹을 만든 다음, KDE PIM과 SyncML을 구성원으로 등록한다. 그 다음 SyncML 쪽을 설정한다. USB나 블루투스 둘 다 지원하므로 취향에 따라서 선택하면 된다.

8월 28일 내용 추가: 굳이 CLI 상에서 동기화 설정을 할 필요가 없다. 아래의 GUI 프로그램 multisync0.90을 처음 실행시키면 빈 창이 뜬다. 위에 있는 ‘추가’를 눌러서 동기화 그룹의 이름을 지어준 다음, 그룹 추가 후 ‘편집’을 누른다. 어떤 동기화 구성요소를 추가할 지 물어보는데, SyncML OBEX Client와 KDE Desktop을 추가시켜주면 된다. KDE Desktop 쪽은 설정할 필요가 없지만, SyncML OBEX 클라이언트는 수정해 줘야 한다. 편집을 누른 다음 SyncML OBEX Client 쪽에서 identifier를 PC Suite로, USB 연결을 사용한다면 인터페이스의 숫자를 2에서 5로 바꿔 주면 된다. 대신 블루투스 연결을 사용한다면 휴대폰의 블루투스 MAC 주소를 지정해 줘야 한다. *#2820#(*#bta_#)을 누르면 블루투스 주소가 뜬다.

여기까지 과정을 잘 따라왔다면 명령행으로 동기화하거나 앞서 설치한 multisync0.90 GUI 도구를 실행시켜서 동기화하면 된다. GUI는 상당히 간단해서, 휴대폰을 연결한 다음 ‘새로 고침’만 누르면 동기화가 시작된다. 참 쉽죠?

multisync GUI 도구

multisync GUI 도구

상황에 따라서 오류 메시지를 내고 동기화가 끝날 수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오류 메시지가 떴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한다. 동기화가 끝난 후 PIM 프로그램을 실행시켜 보면 정보가 업데이트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래는 설정을 모두 완료한 다음 노키아 6210과 컴퓨터를 동기화시키는 장면이다.

동기화가 끝났으면 KAddressBook을 실행시켜서 전화번호를 확인해 보자. 처음에는 아무것도 입력하지 않았고, 동기화한 이후 휴대폰의 연락처가 모두 컴퓨터로 입력되었다. 아직까지 KDE PIM 쪽은 많이 사용해 보지 않아서 번역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시간과 노력이 해결해 줄 문제이다. 또는 번역 파일을 보내 주면 얼마든지 커밋해 줄 수 있다. KAddressBook을 사용해서 얼마든지 연락처 정보를 편집할 수도 있고, 적당한 프로그램만 깔려 있으면 휴대폰에 손 안 대고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낼 수도 있다.

KAddressBook으로 본 전화번호부

KAddressBook으로 본 전화번호부

리눅스를 쓴다면 당장 노키아 6210을 사서 오픈소스 PIM 도구의 강력함을 직접 체험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