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0년 7월에 이용한 다양한 SIM 카드

하여튼 이 천하의 개쌍놈들 KT는 아이폰만 컨트리 락 해제를 지원해 주고, 노키아 휴대폰은 감감 무소식이다. 이러니까 KT가 아이폰 전용 통신사 소리를 들으며 욕을 먹는 거지. 뭐, 한국에 나온 노키아 6210은 상당히 쉽게 컨트리 락을 풀 수 있다. 5800/X6이 좀 골치아프게 어려워서 문제지. 지금까지 한국에 나온 휴대폰은 SIM 카드 슬롯에 한국의 SKT/KT SIM 카드가 아니면 휴대폰에서 거부하도록 설정해 두었다. 바로 이러한 제한이 컨트리 락이다. 이걸 풀기 위해서 매직심 같은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다가 외국에서 사 온 휴대폰을 한국에서 한국 SIM 카드로는 절대로 못 쓰도록 IMEI 화이트리스트 제도도 운영하고 있어서, 이래저래 한국에 단기 방문하는 외국인들만 골탕을 먹는다.

어쨌든, 2008년 Akademy는 폰을 놔두고 갔고, 2009년에는 자동 로밍을 했다가 머나먼 스페인에서 스팸 문자를 받아 본 기억도 있어서 올해는 KT 회선을 일시정지시킨 다음 선불 SIM 카드를 구입하기로 하였다. 핀란드는 국토도 넓은데다가 북쪽으로 갈수록 인구 밀도도 낮아져서, 공중전화를 일일이 깔기보다는 휴대폰 기지국을 박는 것을 선택하였다. 실제로 핀란드에는 공중전화가 ‘아예 없다’. 옆나라 스웨덴에서는 공중전화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래서 선불 SIM 카드는 공중전화 카드의 기능을 대신한다. 일단 핀란드를 벗어나면 공중전화는 찾아볼 수 있지만, 선불 SIM 카드도 비슷하게 쉽게 살 수 있다. 공중전화의 씨가 말랐지만 선불 SIM 카드만을 살 수 없는 어느 후진국과는 참 대조적이다.

SIM 카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핀란드 Saunalahti, 독일 보다폰, T-모바일, 스웨덴 halebop

핀란드에서 선불 SIM 카드를 사려면 전국 도처에 깔려 있는 R-Kiosk로 가자. 그 다음 ‘Do you have prepaid SIM-cards?’라는 질문을 하면 Saunalahti SIM 카드 패키지를 준다. 2010년 7월 기준 가격은 5.70유로로 기억하고, 기본 요금으로 6.얼마가 들어 있다. 휴대폰에 SIM 카드를 끼우면 먼저 사용할 언어를 물어보며, 이 언어로 잔액 조회 등의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휴대폰이 SIM 서비스를 지원하면 메뉴 맨 끝에 Saunalahti가 생기며, 여기로 들어가면 잔액 조회를 바로 할 수 있다. 근처 R-Kiosk에서 10유로부터 시작하여 10유로 단위로 충전할 수 있다. 첫 사용 이후 3개월/마지막 충전 이후 1년까지 사용 가능하며, 이후에는 새 카드를 사야 한다. 충전할 때 전화번호를 알려줘야 한다. SIM 카드를 떼내고 남은 플라스틱 조각에 PIN1/PUK1/PIN2/PUK2/ICC가 적혀 있으며, 전화번호는 Puhelinnumero 옆에 있는 10자리 숫자이다.

한국으로 전화를 걸 때 +82를 붙여서 전화를 걸면 요금이 비싸므로, 99082를 붙이면 국제전화 사업자를 바꿔서 요금이 좀 싸진다. 990은 국제전화 사업자 번호로 자세한 사항은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있다. Saunalahti는 Elisa의 망을 사용하는 자회사이자 MVNO 사업자이며, Elisa 네트워크는 남쪽 헬싱키부터 북쪽 로바니에미까지 잘 깔려 있다. 대도시를 벗어나면 3G 신호가 약해지므로 안정적인 IRC 라이프 및 데이터 통신을 위해서는 GSM only로 설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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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에 새로 생긴 Saunalahti

비록 데이터 요금은 1MB에 1.5유로이지만 정보 이용료가 붙지 않는 한 하루에 1.9유로 이상 청구되지 않는다. 국내 통신사들이 기를 쓰고 도입하지 않으려고 하지 않는 데이터 요금 상한제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데이터 통신이 끝나면 끝날 때마다 이런 메시지가 날아와서 현재 잔액을 바로바로 알 수 있다. 이래저래 한국이 배울 점이 많다.

데이터 통신 끝

데이터 통신 끝

이렇게 좋은 서비스긴 하지만 핀란드 밖에서는 무용지물이 되어, 스웨덴을 넘은 다음에는 halebop SIM 카드를 샀다. halebop은 Telia의 자회사로 MVNO 사업을 하고 있다. 룰레오에 있는 The Phone House에서 카드 89:-, 충전 100:-, 합 189:-를 결제하였다. 전국 곳곳에 깔려 있는 편의점 Pressbyrån에서도 살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여기서 살 필요는 없다. 점원 말에 의하면 분당 4크로나 주변으로 나간다고 했고, 실제로도 스웨덴 SIM 카드는 꽤 오래 썼다고 기억한다. +82를 붙여서 전화를 걸어도 무방하다.

데이터 통신은 MB당 14.99크로나긴 하지만 매일 9크로나 이상이 나가지는 않는다. 그 대신 한 번 접속당 100KB 이상을 쓸 수는 없다. IRC를 오래 하다보면 끊기는 게 이거 때문이었군. *101# + 통화를 누르면 잔액을 알 수 있다. 잔액 알림 메시지는 스웨덴어로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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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halebop SIM 카드는 노르웨이와 덴마크, 독일에서 로밍도 지원한다. 노르웨이 국경을 딱 넘을 때 Telia와 제휴한 노르웨이 NetCom의 망에 자동으로 붙으며, 요금 안내가 바로 문자로 날아왔다. 덴마크에는 Telia가 직접 진출하여 TELIA DK로 표시된다. 이와 함께 Cell ID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는데, 덴마크는 법 때문인지 기지국마다 기지국이 있는 곳 주소를 Cell ID로 전송해 주고 있었다. 코펜하겐만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오덴세나 오르후스에서도 일관성있다. 헬싱외르 주변 지역에서 분명히 폰이 터져야 하는 곳인데 신호를 못 잡고 헷갈려하길래 잠시 껐다 켜니 스웨덴 신호를 잡아 버렸다. 그것도 안테나 만땅으로. 대마도에서 우리나라 휴대폰이 터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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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SIM 카드를 가지고 독일로 내려오니, 이번에는 충전할 곳이 마땅하지 않아서 독일 선불 SIM 카드를 2장이나 샀다. 함부르크에 도착한 다음 시내에 있는 보다폰 가게에서 CallYa 패키지를 샀다. 카드 가격 포함 10유로를 주고 샀는데 들어있는 돈은 한 6.7유로였나? 아무튼 10유로보다는 적었다. SIM 서비스는 SMS/MMS로 배달되는 정보 메시지만 지원했고, 잔액 조회는 별도로 설치된 Mein CallYa 링크를 통해서 하거나, *101# + 통화이다. 한국으로 거는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는 않았지만, 함부르크에서 쾰른으로 이동하면서 GSM 모드로 썼음에도 불구하고 신호가 자주 끊겨서 쾰른에 도착하자마자 T-모바일 SIM으로 바꾸기로 결심했다.

T-모바일 SIM 카드는 카드값 포함 19.95유로였고, 충전 금액은 10유로다. 카드값 무진장 비싼 대신 보다폰보다는 좀 더 안정적이었다. 헌데 폰을 사고 한 2시간 동안 SIM 카드 등록 실패가 떠서 초반에 좀 당황스러웠다. 가격은 T-모바일이나 보다폰이나 도찐개찐이지만, T-모바일 쪽이 좀 더 커버리지가 좋다. 최소 충전 금액이 15유로였나?여서 귀국 전날 잔액이 다 떨어지긴 했는데 충전하지 못한 기억이 난다. SIM 서비스는 보다폰처럼 정보이용료 가져가는 서비스 뿐이고, 잔액 조회는 *101# + 통화이다. 보다폰이나 T-모바일이나 메시지는 독일어로 돌아온다.

대부분 통신사에서 선불 SIM 카드를 사면 이런 패키지를 준다. 핀란드 Saunalahti 빼고는 스웨덴어/독일어로만 설명이 쓰여 있어서 골탕먹기 매우 쉽지만, 전화번호는 대개 크게 쓰여 있고 판매원이 알려주거나 폰에서 쉽게 알 수 있다. PIN1/PUK1 같은 약어는 세계 공통이며,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SIM 카드와는 다르게 기본적으로 PIN1이 걸려서 나온다. 산 다음에 PIN1 코드는 꼭 바꿔서 카드 도둑을 막자.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SIM 카드와는 다르게 APN 정보가 모두 카드에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카드만 바꿔 끼우면 인터넷과 MMS 게이트웨이 설정이 자동으로 바뀐다. 정말 우리나라 통신사는 이걸 모르는건지, 답답하다. 그러고서는 지네 돈 나갈까봐 MMS/인터넷은 불가능하다는 드립치는 걸 보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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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있는 KAIST 로고 붙은 유인물은 전자공학실험 첫 시간에 받은 것

스웨덴 halebop이나 독일 T-모바일/보다폰은 카드와 함께 딸려나온 종이에 PIN1/PUK1 코드가 적혀 있지만, 핀란드 Saunalahti는 카드가 붙어있는 플라스틱 쪼가리에 정보가 다 쓰여 있다. 함부로 버리지 말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내년 Akademy는 독일에서 진행되므로, 지금은 한국 회선은 새로 산 5800으로 옮기고, 보다폰 SIM 카드를 6210에 물려놓아서 번호를 유지하고 있다. 보다폰/T-모바일/halebop 모두 한국에서도(!) 로밍이 된다.

3 thoughts on “특집: 2010년 7월에 이용한 다양한 SIM 카드

    1. peremen

      ㄳㄳㄳ. 헌데 5800은 진짜로 답이 안 나올 것 같아서 말이죠 🙁

  1. mo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저는 북유럽에 상당히 자주가는데..

    노르웨이에 가시면 LEBARA sim카드 강추합니다. http://www.lebara.no
    한국으로의 요금이 대단히 쌉니다.
    한국으로 1분에 집전화로 하면 200원(1kr), 휴대폰으로하면 300원(1.5kr)합니다. 전화방법도 간단히 +로..

    심카드는 50kr(만원)에 사면 크레딧은 없고,
    크레딧은 세븐일레븐에서 주유소등에서 파는데, 저는 paypal로 온라인으로 사는경우도 종종있습니다.

    몇년째 잘 사용하고 있고, 지금도 유지중입니다.
    단, 로밍시엔 비쌉니다. 그래봐야 타 통신사와 비슷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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