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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KSA 시리즈를 돌아보며

이 블로그에 학교 아이들이 안 온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이제 좀 강도 높게 나가고 싶다. 제발 학교 사람들이 와서 태클 걸어 줬으면 하는 마음을 알라나 모르겠다. 진짜 학교 이미지를 좋게 만들려면 통제를 통해서 겉보기만 좋게 할 것이 아니라, 어떤 용기 있는 이가 이런 글을 쓸 생각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게 좋을 거 같다.

집이다

1학기 마지막에서 두 번째 귀가군; 집에 오랜만에 갔더니 새로 도배한다고 테러당해 있었고 그 와중에 플렉스터 12배속 CD 라이터를 발견하는 행운도 있었다. 집에서 졸논 중간보고서와 독작 과제 초안을 끝내고 학교에 가려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과연 뜻대로 될까나.

Inside KSA – 학교 정책의 모순

원래 다음 파트는 학점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했으나, 문제를 돌려서 학교 정책의 모순성을 잠시만 이야기하겠다. 정말 이런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지만 선생님들과 학생 사이의 대화 단절은 심각하다. 기숙사 문제부터 시작해서 학생들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는 척은 안 하는 것 같다. 비록 사소한 문제들은 어느 정도 듣는 척 하는 배려도 하는 거 같지만 문제가 커질수록 들어 주는 강도는 반비례한다.

며칠 전이었던가. 기초생물학과 유전자의 이해를 듣는 사람들이 수업 대신 부산역에서 하는 특강을 갔다 왔다고 한다. 특강 갈 때는 학교에서 차를 준비해 주는 배려를 했지만, 그것 뿐이었다. 학교로 돌아올 때는 알아서 돌아오라는 센스. 돈도 없었다면 부산역에서 매여서 오도 가도 못했다는 것을 왜 상상하지 못했을까. 불행히도 이 사건은 그냥 유야무야되었지만, 이건 단지 내성만 키워 주는 꼴이다.

독서대 무선 인터넷도 전혀 되는 거 같지도 않으면서 내일 하루쯤은 무선 인터넷을 없애 보겠다고 한다. 며칠 전에 AP들이 집단으로 말라죽으면서, 학교 측에서는 뭔가 이야기도 안 해 주고 일단 없애잔다. 그 날 AP들을 고쳐 준다면 이해를 하겠는데, 그런 목적도 없다.확인해 보니 그 날로 장비 수리가 예정되었다. 한 번이라도 독서대에 왔으면 저딴 발상이 나왔을 리가 없다.저런 발상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그 날 수리한다고” 고지까지 같이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내 서버 하드 하나 바꾸는 데도 엄청 오래 갈 거 같다.

뇌출혈과 뇌일혈이 둘 다 병이듯이, 학교도 대화가 없으면 잘 돌아갈 리가 없다. 지금의 경직된 대화 태도만 가지고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막을 수 없다. 제발 큰 문제일수록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대화로 풀자. 그것도 선생님들이 이야기만 해 주는 일방적인 대화 말고.

수정: 확인해 본 결과로 수정합니다.

Inside KSA – 달라지는 분위기

우리 학교가 처음 개교했을 때의 03학번 선배들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하기 쉬웠다. 지금과 같은 더 나은 환경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거두었으며, 카이스트를 가서도 한 학기 정도 멈칫하다가 결국에는 학년 상위권으로 많이 간다고 한다. 아쉽게도 현실적인 감각을 과학고 학생 못잖게 터득한 덕분에 자연대보다는 공대로 많이 갔다고 하지만, 차라리 모르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다.

해가 갈수록 환경이 점점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에 역행하는 제도는 환경의 발목을 잡고 있다. 17억원을 둘러싼 책임 때문에 학교 상태가 영 안 좋아지면서 교장이 바뀌었다. 그 이후 첫 해까지는 그럭저럭 잘 굴러 왔지만, 부산과학고 교명 문제 때 영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때 알아 봤어야 할 거 같았다. 게다가 과학고와 영재학교의 차이에 대해서도 영 둔감한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올해 와서 이 학교 기숙사 개방 시간이 갑자기 오후 4시에서 9시 반으로 늦춰졌다. 한 마디 말도 들은 것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당황했지만, 그 많은 학생들이 단체로 뭉쳤는데도 교장은 들은 척도 안 하는 것 같았다. 거따가 다른 기숙사 학교 예제를 끌고 오는 것은 황당의 극치를 달렸다. 아니 과연 그 학교들이 한다고 우리가 왜 맞춰야 하며, 그네들과 우리가 상황이 같은지부터 질문하고 싶다. 또한 의도적인 학생 의견 무시를 통한 엿먹이기 같은 행위는 당장은 좋아 보여도 앞으로 그다지 보기 좋지 않을 것이다.

학생과 학교 사이의 연결은 이것 말고도 계속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숙사 에어컨 설치에 관해서 회의가 있었는데, 학생들에게 설문 조사도 안 한 주제에 “학생 의견이 없어서 설치 안 함”이라고 썼다. 웃기지도 않다. 물어라도 보았으면 이해를 하는데 이건 학부모도 학생 엿먹이기에 급하다는 것이다.

학교 학생 생활과 관련된 전반적인 문제가 이렇게 돌아가는데 공부는 할 말이 있겠는가. KSA 기인열전 같은 기사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유학 성공한 학생이나 올림피아드 성공한 학생이 들어서고 있다. 이들이 확실히 실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과거 KSA의 그 많던 자유는 이제 사라지고 있다. 더 이상은 KSA에서 홍보하는 대로에 이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기는 이제 거대한 과학고가 되고 있다.

다음 연재 계획: 사라지는 모험정신 – 학교 커리큘럼과 학점제의 변화를 이야기할 것이다.

앞 끝

Physics C: Mechanics를 끝으로 나를 괴롭히던 앞 시험이 끝났다! 시험 시간이 35문제/45분짜리인 Section 1과 3문제/45분짜리인 Section 2가 있었다. Section 1에서는 계산기를 쓸 수 없다고 해서 걱정했지만, 정말로 20분 만에 풀고 엎어져 잤다. Section 2에서도 한 그 정도 보고 엎어져 잤나? 하여간 깨어 있던 기억이 없었다.

자 이제 전에 약속했던 Inside KSA 시리즈 글이나 쓸 준비나 해야겠다.